지난 사흘은 곱다시 딸네 가족과 함께했다. 어린이날부터 연휴여서 딸네가 사는 김포한강신도시로 갔다. 아들네도 같은 동네 살지만 가족들끼리의 약속이 있어 점심은 딸네 가족과 같이했다.
김포는 과거 협동조합 일을 할 때 수없이 갔던 곳이어서 웬만한 곳은 알고 있다. 딸네는 우리가 내리는 M버스 정류장에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추천하는 음식점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과거 김포 지역으로 치면 ‘지경’이란 동네였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된 음식점인데, 메뉴는 장난이 아니었다. 이름은 ‘마늘보쌈’ 이었지만 보쌈에다가 도다리회, 문어숙회, 연어회와 새우튀김, 주꾸미까지 푸짐했다. 게다가 마늘소스의 맛에다가 친절까지 곁들이니 참 괜찮은 음식점이었다.
점심식사 후 강화도 풍물시장까지 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주 갔던 곳이었지만 오랜만에 찾았다. 시장도 현대화되었고 모든 게 방문자 위주로 탈바꿈되었다. 아내는 그곳에서 말린 생선과 젓갈, 밴뎅이 회까지 샀다. 나오다가 두룹이며 머위, 순무김치까지 샀고, 딸애는 나를 위해 인삼막걸리도 샀다.
그날 저녁, 아들네 가족과 함께모여 저녁식사를 했다. 아쉬운 건 고2 손자가 김포시청에서 만든 청소년 ‘차세대위원회’ 위원이어서 그날 행사참가로 빠졌다. 다음 날 아들네 가족은 강원도로 떠났다. 초6인 손녀가 ‘마지막 어린이날’이라고 떼를 쓰는 통에 톡톡히 위로금을 주었다.
다음날, 비를 핑계삼아 아침부터 인삼막걸리와 밴뎅이회를 먹었다. 물론 딸네 집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딸네 가족과 함께 서울 우리집으로 왔다. 다음 날 사위가 급한 일로 회사 출근을 해야 된다기에 억지로 데리고 온 것이다.
토요일 아침, 사위는 출근하고 아내는 막내 외손녀를 데리고 여의도 처형 댁으로 갔다. 모처럼 혼자서 케이블 티비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 ‘뮌헨’을 봤다. 멋지고 감동적인 영화였다. 그 사이 딸애는 큰 외손녀를 데리고 우리 동네 이름난 빵집을 다녀왔다. 우리 동네엔 괜찮은 빵집들이 있다. 이름난 ‘피터팬’도 있고. 딸애가 갔다온 곳은 개업한 지 얼마 안 된 곳인데 오전 중이면 빵이 동난다는 곳이다. 엊저녁도 늦어서 못 샀는데 오늘은 11시쯤 가서 사왔다. 줄이 길어 한참 기다리다가 사왔다. 그나마 오전 중에 끝나버렸단다.
나는 빵을 별로 안 좋아한다. 한데, 그곳에서 사 온 크로와상을 먹곤 반했다. 무화과를 넣은 토스토 비슷한 걸 먹곤 더 놀랬고. 빵도 예술이란 걸 실감했다. 하지만, 나는 어떤 사람들처럼 이름을 올리고 업소를 소개하는 짓은 안 한다. 기왕 소문난 집이면 굳이 내가 거들지 않더래도 파급효과는 대단할 터이니까.
날이 바꼈으니 어제 오후겠다. 딸네 가족이 김포로 떠났다. 잠이 든 막내 외손주, 다삿 살배기를 내가 안고 사위의 차에 태웠다. 집에 간 딸애로부터 도착했단 전화가 왔다. 딸애 말인즉슨 막내 외손녀가 눈을 떠곤 계속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았다고 한다. 전화를 받은 아내의 눈시울이 촉촉했다. 내 가슴도 싸늘했고.
어쨌거나 즐겁고 활기넘쳤던 딸네 가족과의 사흘이었다.
데레사
2016년 5월 8일 at 9:41 오전
연휴 즐겁게 보내셨군요.
저도 아이들과 함께 이것저것 필요한것도 사고
맛있는것도 먹고 잘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
바위
2016년 5월 9일 at 10:56 오전
즐거운 연휴였습니다.
외손주들과 보내는 것도 재미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