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화요일은 고교 동창들 산악회의 정기 산행일이다.
7월엔 북한산을 갔었는데 8월 한 달은 서대문 안산鞍山을 가기로 했다. 오전 10시 반에 독립문역 5번 출구에서 친구들과 만났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탓이었는지 다섯 명이 나왔다. 한성과학교 쪽으로 해서 산행을 시작했다.
서대문구청 쪽으로 둘레길을 따라걸었다. 친구 C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로 고향사람들 이야기, 나중엔 작가 신봉승 씨와 나림 이병주 선생 이야기까지 했다. 참 즐거웠다.
울산에서 민선 구청장을 하고 퇴직한 친구가 반 년짜리 산악회장을 맡고 있다. 친구가 싸온 방아부침개와 막걸리로 쉼터에서 우정을 나누었다. 내가 부추를 ‘소풀’이라고 했더니 여고 교장 출신 친구가 모처럼 진주사투리를 들어본다며 좋아라했다.
하산길은 봉원사奉元寺로 잡았다. 마당 가득 연꽃이 만발이었다. 하지만 연못에 핀 연꽃이 아니고 고무 화분에 핀 연꽃들이었다. 그렇지만 어떠랴. 연꽃은 연꽃인 것을. 오랫만에 찾은 절집에서 4백년 된 고목도 보고 멋지게 자란 소나무 분재도 구경했다.
사하촌에서 시원한 모밀국수로 뒷풀이를 했다. 주인장을 비롯한 직원들도 친절했고, 특히나 오이채무침과 깻잎나물이 입맛을 돋우었다. 알고보니 주인장이 부산 분이었다. 막걸리 세 병을 마셨는데 술이 없단 소릴 듣고 최 교수가 인근 마트까지 가서 막걸리 4병을 구해왔다.
이걸 보고 감동한 내가 도가니수육 두 접시를 시켜 보답했다. 막걸리가 떨어지고 소주에 맥주까지 주문해서 간만에 친구들과 거하게 한 잔했다. 물론 ‘술은 우발적으로 마셔야 즐겁다’는 말로 마무리하며 내가 한 잔 샀다. 재미 있는 것은 어떻게 알았는지 건물 주인 할매가 우리를 찾아왔다. 자기도 진주가 고향이고 80이 넘은 남편 분은 진주고 8년 선배였다. 반가왔다.
무더위 속에 즐거웠던 안산산행이었다. 다음 주 화요일도 기대되고.
데레사
2016년 8월 3일 at 6:38 오후
운동도 하고 고향친구분들과 정도 나누고
좋습니다.
저도 가을쯤이면 제대로 걸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바위
2016년 8월 4일 at 5:20 오후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오늘이 36도까지 올라간다니 건강 유념하십시오.
시원한 바람 불 때 한 번 만나뵈야지요.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