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애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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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느지막히 출근했다.

동네 버스정류장 앞 은행에서 볼 일이 있었지만 타야 할 버스가 금방 오길래 우선 탔다. 아무래도 은행 일을 먼저 봐야 할 것 같아 아현역에서 내렸다. 건널목을 건너 은행 쪽으로 걷는데 뒤에서 “아빠”, “아빠”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귀에 익은 여자 목소린데 설마 나를 부르는 소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딸애는 김포 살고 있으니까.

은행에 들어가 일을 보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열어보니 딸애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네가 웬 전화냐?”하고 물었더니 “아빠, 은행에 왜 들어갔어?”하고 딸애가 물어왔다. “야, 지금 어디야?”했더니 차를 타고 아현동에 있는 교회에 가는 길이란다. 오전에 일이 있어 교회에 간다고 했다. 추측건대 지나가다가 길에 가는 나를 보고 불렀던 모양이다.

지난 토요일 딸애 가족이 우리집에 와서 하룻밤 자고 갔다. 그날은 여섯 살배기 둘째 외손녀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학예회가 있어 느지막히 들렀다. 늘 그랬듯이 딸애 부부는 교회에 모임이 있어 가고 내가 두 외손녀와 놀아주어야만 했다. 올 3월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큰 외손녀는 글씨도 잘 쓰고 행실이 의젓하다. 참으로 세월이 빠르다. 하긴 손자가 올해 고3으로 올라가니까.

아침에 딸애의 목소리를 듣고 보니 온종일 마음이 짠하기만하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7년 1월 16일 at 3:13 오후

    그렇지요?
    자식은 늘 짠하지요.
    그냥 한번 돌아보실걸… 아쉽네요.

    • 바위

      2017년 1월 18일 at 10:56 오전

      그곳에서 딸애 목소릴 들을 줄은 몰랐지요.
      하루종일 짠한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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