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공원에서 억새풀 물결에 파묻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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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7일 고교 동창모임인 ‘팔팔산우회’의 정기 산행은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가졌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 역 1번 출구에 친구 여덟 명이 모였다. 이 날은 동창회장 중열이까지 참가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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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인데도 억새풀축제 기간이어선지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우리는 나무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둘레길로 올라가는 코스를 택했다. 다리가 아픈 두 친구는 맹꽁이 차량을 이용했고, 시엄시엄 걸었지만 예상외로 코스가 길었다.

게다가 날씨마저 더워 친구들은 윗도리를 벗고 연신 땀을 닦으며 정상을 향해 걸어야만 했다. 맹꽁이 차를 타러갔던 친구는 40여 분이 지나서야 올라왔다. 차를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의 행렬이 무척이나 길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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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정상에는 억새풀과 함께 코스모스 군락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정상 표지석이 있길래 한 장 찍으렸더니 산행온 여자들이 돌아가며 표지석에 앉아 사진을 찍는 통에 단념해야만 했다. 인증샷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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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한강 쪽을 보니 왼편에 성산대교가 보였다. 오른 쪽엔 건설하다가 중단한 다리가 흉물스럽게 보인다. 이 다리는 완공기간이 지났지만 잘난 시장이 공사비를 복지예산으로 전용하는 바람에 중단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게 사실이 아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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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억새풀 군락지다. 온통 공원이 갈색으로 뒤덮였다.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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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풀 사잇길을 지나 우리는 준비해온 방아장떡을 안주삼아 막걸리 한 잔씩을 나누었다. 떠들썩한 분위기에 취하다 보니 사진 찍는 걸 빼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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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산주를 나누기 위해 상암동 미디어 타운으로 내려왔다. 방송사들의 건물들이 위용을 자랑하며 기세등등하게 들어서 있었다. 건물들은 저렇게 대단하건만 요즘 방송사 노조들의 하는 짓거리를 생각하니 괜히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제발, 좀 정신들 차리라구. 그러고도 입만 뻥긋하면 ‘국민 운운’이다. 한심하기는. 하여 내 주위의 지인들은 젊은 친구들이 진행하던 것보다 요즘 나이든 사람들의 진행하는 모습이 더 정겹다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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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조형물이나 건물이 무슨 소용이랴. 방송은 ‘개떡’ 같이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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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주는 인근 순대국 집에서 나누었다. 메스컴에 뜬 어떤 집 순대보다도 내 입에는 그만이었다. 이 날 하산주는 동창회장 중열이가 부담했다. 산행하는 친구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면서.

산우회 친구들이여, 오래오래 건강하게 산행하면서 즐겁게 살자. 화이팅!!

 

2 Comments

  1. 데레사

    2017년 10월 20일 at 6:35 오후

    네,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십시요.
    저도 응원 합니다.

    • 바위

      2017년 10월 23일 at 2:29 오후

      전북 무주 산행 다녀오느라 답글이 늦었습니다.
      70을 훌쩍 넘겼지만 아직까지 산행할 수 있어 감사하지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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