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단청 밖으론 바람이 이는 가을날,
잔잔히 다가오는 저녁 어스름.
며칠내 며칠내 낙엽이 내리고 혹 싸늘히 비가
뿌려와서…
절 뒷울 안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 보면
낙엽 지는 느릅나무며 우물이며 초가집이며
그리고
방금 켜지기 시작한 등불들이 어스름 속에서
알 수 없는
어느 하나에로 합쳐짐을 나는 본다.
창 밖에 가득히 낙엽이 내리는 저녁
나는 끊임없이 불빛이 그리웠다.
바람은 조금도 불지 않고 등불들은 다만 그
숱한 향수와 같은 것에 싸여가고
주위는 자꾸 어두워 갔다
이제 나도 한 잎의 낙엽으로 좀더 낮은 곳으로
내리고 싶다.
황순원 선생의 아들 황동규 시인이 가을을 노래한 연작시입니다. 소백산에도 가을이 왔고, 저 멀리 한라산에도 가을이 왔습니다. 우리 가슴엔 벌써 가을이 들어와 앉아있는 듯합니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산으로 가서 가을을 잡아보세요. 가는 가을이 다시 우리 가슴에 들어올지 모릅니다.
한라산 단풍과 풍경
한라산 단풍
구름 속에 핀 듯한 구상나무
노란색을 물든 나뭇잎들이 아직 가지에 남아 있다.
성판악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에도 울긋불긋 단풍들이 걸려 있다.
구상나무 군락과 구름이 어울린 풍경.
연못에도 낙엽이 떨어져 우수에 젖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소백산 단풍과 풍경
소백산 영주 사과. 사과가 익어 딸 날만 기다리고 있다.
소백산 국망봉 올라가는 길에도 낙엽도 쌓여 있다.
낙엽 쌓인 등산로.
국망봉 올라가는 등산로에서 저 멀리 능선 자락을 내다봤다.
비로봉 올라가는 등산로 주변에 단풍잎이 떨어져 있다.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직 가지 위에 걸려 있다.
아름다운 단풍이다.
지해범
11.06,2009 at 9:07 오후
단풍 기가 막히네…누구의 작품이런가…
박정원
11.08,2009 at 8:07 오후
내가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가을이 물씬 느껴지죠. 가는 가을을 잡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