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봉 암벽 체험 등반… 아찔한 순간 죽는 줄 알아

한국산악연수원 등산학교 종합과정에 입학했다. 한국산악회 최홍건 회장이 입학했다고 해서 그 연세에 왜 입학을 했고, 어떻게 등반을 잘 마치는지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최홍건 회장은 중고교, 대학 시절 산악 활동을 했기 때문인지 무리 없이 잘 소화했다. 오히려 취재하러 간 기자가 더 문제였다. 제대로 된 장비 하나 없고, 밧줄 매듭방법도 모르고, 기술도 처음 접하는 것들이라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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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 정상.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걸어서 갈 수 있는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다.

북한산에 올라가 본 사람은 알겠지만 백운대 옆에 있는 인수봉은 바라보기만 해도 아찔한 봉우리다. 그 봉우리를 밧줄로 올라간다고 상상해보라. 예사 심장이 아니면 못한다. 더욱이 겁 많고 약간의 고소공포증까지 있는 사람이 올라가려고 하니 심장이 두근거리기까지 했다. 그래도 간다고 했으니 올라가는 수밖에 없으니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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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 인수봉 정상에 서 봤다. 암벽 등반 외에는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드디어 인수봉 아래 도착했다. 밧줄로 올라가는 수직에 가까운 직선거리가 약 230m 가량 된다고 했다. 그 거리를 밧줄에 의지한 채 팔과 다리와 몸의 균형으로 올라가야 한다.

일요일 인수봉 암벽등반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 낑낑대며 올라가는 수직 암벽에 왠 밧줄이 그렇게나 많은지. 발에 밟히는 게 밧줄이었다. 바위길이 여러 갈래 있지만 각 코스마다 대여섯 개의 밧줄이 이리저리 엉켜있었다. 등반의 생명줄인 밧줄을 절대 밟아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밟히는 게 밧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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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인수봉 암벽을 밧줄에 의지한 채 오른다.

도저히 겁이 나서 못 올라갈 것 같아 내려가려고 밑을 내려다봤다. 갑자기 아찔했다. 겁도 덜컥 났다. ‘차라리 올라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위를 올려다보고 있으니 점점 고개가 아파왔다. 허리에 밧줄을 묶고(등반 용어로 자기확보라고 한다) 편한 자세로 있어라고 강사들은 말하지만 불안하고 겁이 나서 도저히 편한 자세가 나오질 않았다. 줄을 잡고 엉거주춤 있으려니 온 몸이 불편하고 다리에 쥐까지 나기 시작했다. 도저히 편한 자세를 취할 수가 없었다. 그 엉거주춤한 자세로, 밧줄에 몸을 의지한 채 낑낑대며 올랐다. 나중엔 도저히 힘을 쓸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나름대로 꾸준히 헬스로 몸을 다졌다고 여겼는데도 거의 무용지물 같았다.

수직의 직벽을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올라가려고 했으나 점점 힘에 부쳤다. 나중엔 “당겨”라고 소리까지 쳤으나 별 무반응이었다. 암벽 등반은 순전히 자신의 힘과 기술로 올라야 한다. 위에서 밧줄을 댕긴다고 조금은 도움 받을 수 있지만 큰 도움은 안 된다. 나한테 기술은 없고, 힘은 조금 뿐이고, 정말 죽을 지경이었다. 있는 힘을 다해 소리치며 올랐다. 최고의 힘을 쏟을 때 내뱉는 그런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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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 암벽 여기저기에서 오르는 사람이 많다.

다행히 정상이 가까이 보이기 시작했다. 겁도 나지만 빨리 가서 쉬어야겠다는 일념으로 부리나케 올라갔다.

마침내 정상에 도착했다. 출발한 지 5시간여 만이다. 5시간 동안 있는 힘을 다해 온갖 고함을 치며, 손바닥 벗겨지고, 긁히고, 멍들고 해서 도착한 인수봉이다. 기분은 정말 상쾌했다. 하늘이 가까워진 듯했다. 뿌듯하고 성취감도 들었다. ‘이런 기분 때문에 사람들이 암벽등반을 하는구나’하는 느낌도 들었다. 성취감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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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 등반 하기 전에 도봉산 두꺼비 바위에서 암벽등반 실습했다.

인수봉 정상은 의외로 넓었다. 사람들은 바글바글했다. 누워서 앉아서 자는 사람, 각종 편한 자세로 쉬는 사람, 간식 먹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그 바글바글한 사람들 중의 나도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내가 언제 다시 이자리에 또 설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날 인수봉 위의 바람은 시원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1 Comment

  1. 밤과꿈

    11.10,2009 at 4:29 오후

    짝짝짝~~~ㅋㅋ

    코에서는 쇳소리가 나고 입에서는 단내가 났죠?ㅎ

    그래도 열심히 오르면 세상이 달라보여서 자꾸만 오르나 봅니다~

    저도 몇해전까지 열심히 오르내렸는데
    갈 적마다 그 기분과 바위에 달라붙는 느낌이 다르죠.
    코스를 달리해 갈 때마다 전혀 그 분위기는 사뭇 다르고요~

    애쓰셨습니다.
    추측컨데 앞으로 바위를 놓지 않으실겁니다.
    힘 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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