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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석 관세청장 “등산이 최상의 의사소통”…매주 전국 세관직원과 산행

허용석 관세청장이 매주 직원들과 함께 산행에 나섰다. 전국 47개 세관과 3개 직속기관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해결하기 위해 ‘산으로 간’ 것이다.

지난 해 8월17일부터 시작했다. 관세청 직원과 세관 등산동호회원 30여명과 함께 베이징 올림픽 선전 기원 ‘번개산행’으로 계룡산에 오른 게 계기가 됐다. 첫 산행은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듯이 올림픽도 예상외 성적을 거둬 선전기원 번개산행의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 예감이 좋았고, 출발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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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석 관세청장이 이범재 제주세관장 등과 함께 한라산을 오르고 있다.

첫 산행 당시 허 청장은 ‘전국의 모든 직원들을 어떻게 하면 한번은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던 차였다. 조직의 수장이 전국 각 지부에 흩어져 있는 전 직원을 만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궁하면 통하는 법. ‘그렇지, 각 지부를 돌며 산행을 하자’고 결단을 내렸다. 산행은 그렇게 이어졌다.

여름 휴가철을 제외하고는 어김없이 산에 올랐다. 한달에 세 차례 한 적도 있고, 올 9월엔 네 차례나 했다. 관세청장이 수많은 공무와 약속을 지켜가며 ‘매주 산행’을 실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꾸준히 직원들을 현장에서 만나 민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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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1일 거제, 통영, 사천, 진주세관 직원들과 함께 거제 계룡산에서 자리를 같이 했다. 가운데 빵모자 쓴 사람이 허용석 관세청장.

지난 10월31일 한라산에서 마침내 1년2개월여에 걸친 산행을 끝냈다. 계룡산을 시작으로 관악산, 영종도 호룡곡산, 무등산, 강화 마니산, 대구 팔공산, 금정산, 식장산, 거제 계룡산, 북한산, 설악산, 모악산, 속리산, 광교산, 도봉산, 대전 빈계산, 경주 남산, 천안 태조산과 취암산, 여수 봉황산과 금오산, 서울 수락산, 마산 무학산, 양산 천성산, 한라산 등 전국의 23개 명산을 세관직원들과 두루 섭렵했다.

그동안 같이 등산한 직원만 700여명에 달했다. 전국의 세관 직원은 4,400여명 정도 된다. 그 중의 약 15%이상을 산에서 만난 셈이다. 산은 사람을 친화시키는 힘이 있다.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며 이야기 하다보면 자연히 가깝게 된다. 그게 산의 친화력이다. 뿐만 아니라 산에서 내려와 식사를 같이 하며 얘기를 나누다 보면 동질감까지 형성된다. 산이 주는 동질감을 허 청장은 직원과의 스킨십으로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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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석 관세청장과 제주 세관 직원들이 성판악휴게소를 출발, 백록담을 향해 오르고 있다.

허 청장이 전국의 모든 직원들을 만날 목적은 사기진작에 있었다. 관세청 직원들의 사기는 열악한 편이다. 20대에 9급으로 들어온 사람이 30년이 지나도록 겨우 7급에 머물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 직원들이 무려 500여명이나 된다. 월급도 많지 않다. 맞벌이를 해야 생활이 유지될 정도다. 이런 여건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꾀하기 어렵고, 주인의식을 갖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허 청장은 이런 현실을 정확히 읽었다. 공조직의 특성상 승진이나 월급인상은 청장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청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베풀면서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통해 자부심을 갖게 하는 일뿐이라고 판단했다. 그런 점에서 산행은 직원들과 의사소통하고 격려하는 가장 좋은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어느 조직이든 현장직원들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무리 우수한 두뇌와 단단한 몸통이 있다 하더라도 실핏줄이 망가져 사지가 마비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박지성 같이 열심히 뛰어 공간을 창출하면 골잡이가 골을 쉽게 넣을 수 있는 것이다. 허 청장이 항상 강조하는 이른바 ‘박지성론’이다. 선수는 현장직원들이고, 최종수비수는 국장급, 감독은 청장이다. 아무리 훌륭한 감독이라도 직접 골을 넣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훌륭한 감독은 선수들이 골을 잘 넣을 수 있는 분위기 조성과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허 청장은 훌륭한 감독이 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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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0일 서울, 경기지역 세관장들과 함께 등산하며 잠시 휴식 중에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산행은 상당히 성공적이었습니다. 본청에서 전달한 시책이 일선 세관 직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직원들에게 어떤 정책이 좋았는지 점검할 수도 있었습니다. 또한 조직과 현장 직원들이 맡은 일에 애정과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애정이 있어야 문제의식이 생기고, 조직과 일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하찮다고 생각할수록 조직은 발전이 안 되고 본인도 비전이 없어 망하게 됩니다.”

산행하면서 재미있었고 잊을 수 없는 일도 많았다. 전국의 명산 23곳을 세관직원들과 함께 등산한 그 자체가 가장 의미 있었다고 평가하지만 지난 9월 등산한 여수 봉황산과 금오산의 아름다운 풍경은 지금까지 잊을 수 없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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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성판악 휴게소 앞에서 한라산 등산에 앞서 단체 기념사진을 찍었다.

“남해 바다가 햇빛에 반사되어 금빛 비단을 깔아 놓은 듯했습니다. 선조들이 왜 그곳을 여수(麗水)라 이름 지었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여수세관 직원들에게 청정한 공기, 아름다운 풍광으로 30만원, 맛있는 음식으로 30만원, 총 60만원을 매월 월급 외 더 받고 있다고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인천공항 세관 직원들과 무의도 산행 갔을 때의 기억도 뚜렷하다. 아침 일찍 출발해 실미도 촬영지까지 갔다 오느라 전부 지치고 힘이 빠졌다. 배도 무척 고팠다. 그 때는 식사를 현장에서 해 먹기로 하고 도시락을 싸지 않았다. 김치찌개가 끊는 순간을 기다리니 더욱 허기졌다. 밥과 김치찌개를 받아들고 전부 일제히 먹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먹느라 한 5분 동안 아무도 말 한마디 없었다. 앞의 직원을 살짝 보니 코까지 흘리며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음식을 먹고 있었다. ‘이런 걸 두고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른다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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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지역 세관장들이 도봉산 정상에 올라 포즈를 취했다.

관세청장과 함께 떠나는 전국 세관 순회 산행이 과연 어떤 모습인지 한번 따라가 보기로 했다. 지난 10월 31일 마지막 한라산 산행이었다. 일정은 그 전날부터 시작됐다. 저녁 만찬에 다음날 등산가지 못하는 직원 20여명과 자리를 같이 했다. 단순한 식사자리인 줄 알았는데, 돌아가면서 청장에게 직접 애로사항을 얘기하는 그런 자리였다. 많은 얘기들이 쏟아졌다.

“청장님과 이런 자리를 가지게 되어 무척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승진 문제에 더욱 신경을 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제주는 지역 특성상 제주 출신들이 많은데, 다른 지역으로 순환 배치가 자주 있었으면 합니다.”

“여직원들의 출산과 육아휴직 등에 불이익이 없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허 청장은 일일이 노트에 기록했다. 지역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즉시 해결토록 이범재 제주세관장에게 일임했다. 이범재 세관장은 본청 인사담당 출신이라 전 직원의 세세한 부분까지 꿰뚫고 있어 허 청장의 궁금한 부분을 즉시즉시 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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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3일 수원 광교산에서 수원, 안산, 안양, 성남세관 직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다음날 아침 9시 성판악휴게소에서 등산할 직원이 모두 모였다. 20명 남짓 됐다. 전날 저녁을 같이 한 직원은 서너 명에 불과했다. 커다란 플래카드를 꺼내 기념촬영 했다. ‘설악에서 한라까지, 관세청장과 세관직원과의 전국산행 대장정’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제 출발이다.

한라산의 가을도 무르익고 있다. 나뭇잎들은 노랗고 빨갛게 물들어 색깔을 뽐냈고, 일부는 낙엽으로 등산로를 덮었다. 허 청장은 발걸음이 무척 가벼웠다. 사뿐사뿐하게 옮기는 발걸음이 보통 내공이 아닌 듯했다. 두 명의 여직원 포함 20여명의 직원들도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이범재 제주세관장이 한 달 전부터 매주 준비산행으로 단련했다고 전했다. 3시간 만에 정상 백록담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오른 허 청장과 제일 뒤에 온 직원과의 시차가 불과 30분밖에 나지 않았다.

점심은 관음사 내려가는 길에서 먹기로 하고 하산했다. 오후 1시30분쯤 용진각 대피소에 도착, 점심 도시락을 풀었다. 대피소는 몇 년 전 태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지금은 나무데크만 놓아 그 자리를 대신했다. 한치회무침과 김밥 등이 제주도 인심만큼이나 푸짐하고 먹음직스럽게 나왔다. 허 청장은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그냥 간단한 음식만 가져오라고 사전에 당부했으나 직원들은 멀리서 온 청장님을 모셔야 한다는 후한 인심이 작용한 듯했다.

산에서 많은 대화들이 오갔지만 일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없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와 맑은 공기를 가진 제주도 사람들은 행복하겠다’ ‘그 값어치로 월급을 매달 30만원씩 더 받는 것으로 여겨라’는 등의 일상과 관련된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오후 4시40분쯤 관음사야영장에 도착했다. 마침내 1년2개월여의 대장정이 끝나는 순간이다. 산행을 같이한 직원들과 다시 만찬이다. 어제와 비슷한 민원들을 얘기했다. 마찬가지로 허 청장은 노트에 일일이 적었다.

허 청장은 4400여 직원 중에 현재 70% 정도 만났다. 취임한지 77일 만에 전국 세관을 순회하며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들었고, 이번에 산행을 함으로써 총 합쳐 약 3000여명의 직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나머지 직원을 만나기 위한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산행이 유력하지만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모두 관세청장과 직원과의 스킨십 강화차원이다. 사실 허 청장은 재경부에서만 10년 이상 근무한 재경부통이다. 재경부 세제실장 시절 3년 연속 ‘직원들이 닮고 싶은 상사 1위’로 선정됐을 정도로 후배들의 신임과 신망이 두터웠다. 재경부 과장시절엔 상사가 원하는 일을 먼저 알아서 처리하는 수완을 발휘해 상사로부터의 신임도 얻었다. 그가 일을 통해 얻은 신념은 ‘남보다 반보 뒤에 있거나 반보 앞서가라’는 거다. 반보 뒤에서 남이 하는 것을 보면 반보 앞서갈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말이다.

산을 통해서도 배운다. 땀을 흠뻑 흘린 뒤의 쾌감은 일을 끝내고 난 뒤의 성취감과 다를 바 없다. 오르면 반드시 그만큼 내려가야 하고, 내리면 다시 올라가야 하는 교훈을 얻는다. 산행하다보면 모르는 사이에 뭔가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도 느낀다. 허 청장은 산악인 엄홍길씨와 같이 산행한 적이 있다. 엄 대장이 무엇을 먹거나 행동하기 전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표시하기에 그 뒤부터 직원들과 산행하기 전에 가슴 속으로 ‘오늘 우리 모두에게 안전한 산행이 되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하게 됐다고 한다.

이번 전국순회 산행을 계기로 허 청장 개인적으로 산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됐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나중에 부부가 같이 꼭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일에 빠진 자신을 되돌아보고 여유를 찾기 위해 이젠 산에 한번 빠져보고 싶은 욕심이다.

허 청장이 부임하고서부터 통관부문 세계경쟁력이 세계8위로 급상승했다. 인구 1300만 명 이상 국가를 대상으로 하면 세계1위다. 올해 8위인 통관경쟁력을 2012년까지 세계1위로 끌어올리는 게 조직의 목표다.

“산 정상에 다가갈수록 힘이 더 들듯 목표를 향해 한 단계, 한 단계 오르는데 2배, 3배의 노고가 들 것입니다. 4400여 직원들이 힘을 다한다면 반드시 정상을 밟을 수 있듯이 우리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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