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은 서울의 진산… 왜 삼각산이었고, 지금은 왜 북한산인가?


북한산은 서울의 진산(鎭山)이다. 서울 4대문으로 연결된 내사산(內四山)의 주산(主山)은 북악산이다. 따라서 북한산은 서울의 진산이고, 서울의 주산은 북악산인 것이다. 진산은 마을이나 도시를 품고 있는 산이고, 주산은 그 도시의 가장 주요한 산으로 예로부터 산신을 모시거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산을 말한다. 북악에 제사를 지내던 백악신사가 있다. 물론 진산 북한산에도 제사를 올리던 보현산신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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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은 서울의 진산이다. 뒤에는 도봉산 오봉, 앞에는 북한산 인수봉이 보인다.

북한산은 고려시대 때는 4악 중의 하나로 꼽혀 국가에서 제사를 지내는 지냈다. 4악은 지리산, 삼각산, 송악산, 비백산 등이었다. 조선 초기에는 4악이라 하여 삼각산, 송악산, 지리산, 비백산(북한의 정평에 있는 산)으로 정했으나 조선 중기 이후 백두산을 수복함에 따라 <중종실록>은 동악 금강산, 서악 묘향산, 남악 지리산, 중악 삼각산, 북악은 비백산 대신 백두산을 오악으로 정하고 제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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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에는 30여개의 이름붙은 봉우리가 있어 더욱 깊은 산세를 이룬다.

서울의 진산 북한산을 삼각산으로 부르자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다. 이들 주장은 북한산은 일제시대에 고착화된 명칭으로 원래 우리가 사용하던 이름으로 복원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맞고 틀리고의 문제를 떠나 북한산은 광의의 개념으로 삼국시대부터 사용된 명칭이고, 삼각산은 정상인 백운대와 만경봉, 인수봉의 세 봉우리를 부를 때 사용한 협의의 명칭으로 보는 게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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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오른쪽)와 만경대. 왼쪽 앞쪽으로 인수봉이 있다. 이 세개를 합쳐 삼각산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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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봉에서 바라 본 백운대와 만경대. 만경대 바로 왼쪽으로 인수봉이 있다.

북한산 진흥왕순수비는 1500여 년 전에 이미 사용된 명칭이다. 그 외에도 여러 문헌에서 방향이나 지역을 가리키기 위해 북한산이란 이름을 사용한 흔적이 많다. 반면 삼각산은 세 봉우리만을 지칭하는 제한된 명칭으로 사용됐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이나 <북한지>에는 ‘백운, 인수, 만경 세 봉우리가 우뚝 솟아 세 개의 뿔과 같이 생겼다 해서 붙여졌다’고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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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비봉에 있는 진흥왕순수비 복제비.

삼국시대에는 부아악(負兒岳)이라고 불렀다. 이는 인수봉 뒤에 튀어나온 바위가 꼭 어머니가 어린아이를 업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한자명으로 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각산의 다른 명칭인 화산과 화악도 부아악에서 유래된 해석들이다. 이와 같이 화산, 화악, 부아악은 전부 인수봉이나 삼각산과 관련된 명칭들이었다. 지금과 같이 북한산 전 지역을 통틀어 말할 때는 예외 없이 북한산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굳이 지금에 와서 북한산의 명칭을 삼각산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은 조금 ‘오버’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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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초봉에서 클라이머들이 암벽을 타고 있다.

사실 백두산도 예로부터 불함대산, 개마대산, 장백산, 도태산, 종태산, 태백산 등 여러 명칭으로 불려왔다. 언제부터인가 백두산이라고 지명을 통일한 적도 없는데 우리는 백두산만을 고집하는 우직함을 보여 왔다. 중국이 장백산이라 부르기 훨씬 이전부터 우리는 백두산과 장백산을 혼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장백산이라 부르는 것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말이다. 오히려 편협한 민족감정은 상대를 더 자극해서 손해를 자초하는 우려를 범할 수 있는 사실을 모르는지.

북한산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일반화된 북한산이란 명칭을 굳이 협의의 명칭인 삼각산으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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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의 아름다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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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중턱에 엄청나게 큰불상이 산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2 Comments

  1. 산우

    06.21,2010 at 3:50 오후

    박기자 잘 읽었소. 모르던 사실들도 알게 되어 반갑고 고맙소.
    쪼끔 엉뚱한지 모르지만 산속의 너무 큰 불상은 쪼끔 껄끄러운 점도 있는데 이런 것도 살짝 짚어 주믄 어떨가 싶소.. 내 욕심인가???    

  2. 권대감

    02.07,2011 at 8:54 오후

    북한산은 倭政 때 지은? 것이라서 명칭 三角山으로 바꿔야 한다고
    騷亂피우는 자들 또 무슨 口實 붙여 改名해야 한다고 떠들 것인지?
    古證으로 敷衍설명해 놨으면 是非 할 엄두도 못낼텐데…아쉽네요. 수고했읍니다. ㅡ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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