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이며, 도전은 끝이 없습니다. 도전하는 자만이 성취하고 위대한 성공은 위대한 실패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엄홍길 대장이 ‘도전과 개척의 리더십’이란 주제로 2시간 동안 강연을 했다.
엄홍길 대장이 지난 1997년 히말라야 가셔브롬2봉 정상에 우뚝 섰다.
엄 대장은 그의 38번의 히말라야 도전 역사에서 20번을 성공하고 18번을 실패하면서 겪은 솔직 담백하고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사연들을 전부 공개했다. 1985년 에베레스트 첫 도전에서 실패하고 난 이후 산에 대한 두려움으로 앞으로 절대 산에 가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산과의 떼래야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부단한 도전을 계속했다. 마침내 세계 첫 히말라야 16좌 등정이라는 금자탑을 세우기까지 수차례의 죽을 고비를 맞으며 이를 극복해낸 가슴 뭉클하면서 심금을 울리는 사연을 소개할 때는 모든 참석자들이 숙연해지기도 했다. 18번을 실패하면서 셰르파 포함 그의 동료를 10명을 잃었다고 전할 땐 눈가에 잠시 눈물이 엿보였다.
엄홍길 대장이 자신의 히말라야 도전인생에 대해 앉아서 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가 가장 가슴 아파하고 아직도 잊지 못하는 기억은 두 번째 에베레스트 도전 때 셰르파가 추락사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신혼 3개월의 새 신랑이자 어머니를 모시며 생계를 꾸리는 셰르파의 시신조차 수습 못한 사고를 당했을 때 너무 가슴이 아파 이루 말을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가 발족하는 ‘엄홍길 휴먼재단’의 첫 수혜 대상지도 그 셰르파의 고향이다. 그 셰르파의 고향인 네팔 히말라야 팡보체에 지난 5월 5일 ‘팡보체휴먼스쿨’을 개교했다.
히말라야 고산은 자외선이 강하고 눈을 멀게하는 화이트아웃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항상 피부를 보호하는 선크림과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
엄 대장은 그 고통을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 다시 산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아마 그 때 영원히 산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했다면 세상일도 실패로 끝났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시 올림픽 성공적 개최 기념등반대를 꾸려 3번째 도전 만인 88년 9월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다. 3번째의 성공은 두 번의 실패에서 얻은 경험을 교훈삼아 비로소 성공한 것이다. 실패의 경험은 그래서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힘들었던 봉우리는 안나푸르나와 로체샤르. 안나푸르나는 5번 도전 만에, 로체샤르는 4번째 만에 각각 성공했다.
히말라야 고산에서의 햇빛은 날씨는 춥지만 빛은 눈이 부실 정도로 바로 머리 위에서 내리쬔다.
산에 갈 때 얻은 소중한 경험은 또 있다.
“‘저 고지에 올라갈 수 있을까’라고 회의적인 생각을 하는 순간, 그 원정은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무슨 일을 할 때 부정적 사고를 가지면 안 됩니다. ‘분명히 성공할 수 있다’는 각오를 다져도 될까 말까한 게 세상일입니다. 확실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면 무슨 일이든지 분명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히말라야 고산에서 날씨는 항상 영하 30~40도이기 때문에 언제든 동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동상이 심하면 손가락이든 발이든 잘라내야 한다. 엄 대장의 동상 걸린 손가락들.
히말라야 16좌 등정을 성공한 정신적 원동력은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매사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라고 말했다. 리더십, 조직력, 기술력은 그 다음단계의 정신세계라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자신이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했다.
“저는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엄홍길의 존재 근거는 동료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앞으로의 삶은 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바칠 것입니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태극기를 자랑스럽게 흔들고 있다.
칸첸중가 정상에서의 엄홍길 대장.
강연 후 모든 참석자들은 엄 대장의 도전과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한 인간의 위대함과 그 위대함 이면에 감춰진 진솔함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한 한 인간의 모습에 보통 사람이 감동한 모습, 그 자체였다.
그 덤으로 사는 인생을 엄 대장은 엄홍길휴먼재단이라는 재단을 창립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도전의 산에서 하산해서 인생의 산에 새롭게 도전하겠다’라는 모토로 살겠습니다. 8.000m 이상 산을 오르면서 숱한 생사 갈림길에서 생을 포기하고 싶었으나 여러분들의 격려 덕분에 지금 기적의 삶, 덤의 삶을 살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목표를 이룬 지금 산을 내려와 산을 위해서 뭔가 되돌려 줄 일을 찾기 위해서 휴먼 재단을 설립하게 됐습니다”
강연 후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사인을 해주고 있다.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아주머니들이 엄 대장을 알아보고 기념사진을 찍자고 야단들이었다.
스페인 원정대와 같이 활동할 때.
히말라야 브로드피크를 오르면서.
엄 대장은 어린이들을 특히 좋아한다. 이들을 위해 휴먼재단을 설립했고, 네팔에 휴먼스쿨을 개교했다.
정상을 향해 설벽을 오르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K2 정상을 향해서 전진하고 있다.
K2봉의 험하디 험한 모습.
K2봉의 파노라마.
엄 대장이 히말라야 16좌 등정 종지부를 찍었던 로체샤르를 오르면서. 이 때 또 죽을 고비를 넘겼다.
로체샤르의 깎아지른 듯한 설벽을 오르고 있다.
시샤팡마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는 엄홍길 대장. 사진 엄홍길휴먼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