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바라보며 ‘철마는 달리고 싶다’ 그곳까지 걷는 연천 DMZ트레킹


연천 셋째길은 군남홍수조절지에서 시작된다. 오피산과 로하스파크를 거쳐 상리초교~차단천 둑방길~도신리 방아다리에서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담긴 신탄리역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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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고 싶은 철마는 언제쯤 다시 달릴 수 있을까?

지금 홍수조절지 주변은 한창 어지럽게 공사 중이다. 지난 해 북한에서 예고 없이 임진강을 방류하는 바람에 불의의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임진강과 한탄강에 댐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공사로 인해 잠시 출발지점도 우회했다. 연천 맑은물사업소 조금 못 미쳐 선곡교에서 바로 오피산으로 오르는 코스를 새로 개발했다. 오피산은 한국전 이후 군부대 관측소(OP)가 있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별로 높지는 않지만 처음부터 바로 가파르게 올라 힘이 드는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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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 셋째길 출발지점이다. 뒤로 보이는 산에 군OP가 있다. 그래서 산 이름도 오피산이다.

능선위로 올라서니 북쪽의 임진강과 야트막한 산들이 한눈에 파노라마처럼 조망됐다. 얕은 산이지만 군부대 관측소가 있을 만 했다. 임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산비탈은 전부 민둥산이었다. 오피산은 율무를 재배하는 밭으로 개간했고, 마주보이는 산은 인삼을 재배하느라 그렇다고 했다.


오피산 트레킹 코스는 아직 이정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듯했다. 50m마다 달아놓은 리본이 없어진 곳이 더러 눈에 띄었다. 특히 인근에 군 사격장이 있어 모르는 사람이 찾았을 땐 사격소리에 당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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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군 사격장이 있어 조성된 길로만 가야 한다.

사방이 확 트인 봉우리에서 저 멀리 태풍전망대가 보인다. 태풍전망대는 태풍을 전망하는 곳이 아니고, 전망대를 관리하는 군부대 마크가 태풍모양이라 해서 이름 붙여졌다. 태풍부대는 북한과 가장 근접한 부대이다.


트레킹코스는 오피산 정상 옥녀봉으로 올라가지 않고 왼쪽으로 우회해서 내려간다. 옥녀봉엔 산불감시탑 같은 탑이 우뚝 솟아 옆에서 보인다. 8부능선으로 가는 길은 율무를 재배하느라 나무들이 없는 온통 벌거벗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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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지역이라 임도와 군용트럭이 갈 수 있는 산 속 도로가 많이 있다.

길은 안내하는 연천문화관광과 관광시설팀 채정병씨는 “한반도의 중심에 있는 연천은 서울면적의 1.14배 크기로 개발할 관광자원은 널려 있으나 98%가 군사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거나 나머지도 일부는 그린벨트로 묶여 개발할 수가 없다”며 “유기농이나 친환경 농산물 등 1차 산업으로 승부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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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큰 화재가 있었던 듯 나무들이 없다.

오피산 능선에는 곳곳에 북쪽을 향해 포진지가 만들어져 있다. 포진지가 있으려면 군사작전도로가 연결되어야 한다. 지금 그 길로 가고 있다. 평평한 흙길이 계속되다가 갑자기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온다. 첫 출발할 때 가파른 만큼이나 경사진 길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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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에 희미하게 보이는 게 한국에서 최전방 태풍전망대이다.

바로 로하스파트가 기다리고 있다. ‘로하스(Lohas)’는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약자로 ‘건강과 환경이 결합된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을 의미하는 말로, 요즘 유행하는 웰빙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개념이다. 로하스족은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파괴를 최소화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경향을 보이는 특징을 지닌다.


임진강 지류인 차탄천 둑방길 걸어


로하스파크 안에는 메주가 수없이 걸려 있고, 바로 그 옆엔 된장독으로 보이는 단지들이 수백 개 널려 있다. 역시 우리 전통음식이 좋은 것이여! 동행한 채정병씨도 “연천의 콩은 생산과 맛에 있어 전국적으로 알아준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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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스 파크에 생태연못.

그 밑에선 생태연못까지 조성돼 분위기를 한껏 자아내고 있다. 연못에는 연꽃과 연잎이 수초들과 어울려 초록과 흰색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 사이로 나무데크가 깔려 방문객들이 연못을 가까이서 구경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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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스 파크의 그림같은 연못.

로하스파크를 벗어나면 아스팔트와 조그만 하천제방길을 거쳐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다소 지겨운 길의 연속이다. 필리핀참전용사비석도 나온다. 잠시 경건한 마음으로 한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얼굴도 모르는 용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본다.

임진강 지류인 차탄천 둑방길에 이르렀다. 차탄천도 제법 큰 하천이다. 갈대밭이 하천 곳곳에서 섬을 이뤄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군부대와 다시 하천, 다리 등을 건너 경원선 철로를 따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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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참전용사 비석을 지나친다.

신탄리학생야영장 뒤쪽으로 다시 제방을 따라 한국 철도의 최북단인 신탄리역에 도착했다. 철로는 여기서 멈춰선 지 벌써 60년이 넘었다. 그래서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이정표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철로엔 방문객들이 각종 글을 남기고 있다.


‘원산으로 촬영가고 싶습니다’ ‘나도 달리고 싶다’ ‘끼랴, 철마야 달리자!-국군방송’ ‘통일, 아싸’ ‘북한, 너희를 위해 다시 오겠다-한국철도대학 운전과’ ‘우리들이 철마를 들고 이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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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로 위에는 갖가지 글씨가 써져 있다.

전부 가슴이 찡한 글들이다. 재치 넘치는 글도 있지만 아쉬움이 가득 배여 있다. 지난 60년 가까이 접근도 못한 DMZ가 이제 우리 곁으로 한 발짝 다가 온 것만 하더라도 다행이라고 생각되지만 이젠 시작에 불과하다. 세계 유일의 분단 상징물인 DMZ는 어느 덧 세계적인 생태보고로 높은 평가를 받는 지역으로 변했다. 길을 통해서 역사를 깨닫고 ‘길’을 배우는 중요한 장으로서 DMZ트레킹코스가 한몫할 날이 머지않아 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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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 트레킹코스에서 만나는 꽃들을 보는 즐거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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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이 전부 차들이 다닐 정도로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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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밑둥만 남아있는 나무들이 이채롭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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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스파크의 생태연못에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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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는 달리고 싶다의 연천 신탄진역이 연천 트레킹코스 마지막이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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