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군은 국내 유일의 고원지대다. 북의 개마고원에 버금갈 정도는 아니지만 남한에서는 가장 높은 지역에 마을이 형성된 곳이다. 더욱이 진안은 금강과 섬진강의 경계가 된다.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은 백운면 신암리 천상데미 봉우리 아래에 위치한 샘으로, 주변에 바위와 돌이 많아 ‘돌더미샘’으로 부른데서 유래했다. 또 금남호남정맥이 가로지르며, 기이한 쌍둥이봉인 마이산이 진안에 속한다.
마을 자체가 해발 400m 내외를 오르내리는 남한 가장 높은 고원지대에 있는 진안마실길.
진안군은 이들 자연경관과 마을을 잇는 고갯길 등을 도보문화의 한 형태로 이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만들기로 했다. 이를 진안마실길이라 하고, 총 16개 구간 216㎞로 연결시켰다. 마실지기 정병귀씨가 기획하고 조성까지 직접 나섰다.
마실이란 말은 마을을 뜻하는 옛말로, 흔히 옛날 사람들이 “마실가다”라고 할 때는 이웃 마을에 놀러가는 것을 말한다. 이 말을 확대시켜 ‘진안마실길’은 옛 조상들의 얼이 깃든 마을 가장자리를 잇는 걷는 길로 발전시켰다.
마을 돌담 사이로 걷는 길도 정감있다.
진안마실길은 진안의 100여개 마을 40여 고개를 지나며, 현재 16개 구간 중 1~5개 구간을 확정, 준공했다. 1구간은 영모정~신전까지 ‘신광재가는 길’로 18.94㎞에 이르는 길을 조성했다. 2구간은 신전~원덕현까지 ‘고개너머 백운마을길’ 7.89㎞, 3구간은 원덕현~중평까지 ‘내동산 도는 길’ 12.04㎞, 4구간은 중평~오암까지 ‘섬진강 물길’ 7.37㎞, 5구간은 오암~서판교까지 ‘고개너머 마령마을길’ 11.62㎞를 시범구간으로 올 연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에서 흘러나온 물이 처음으로 하천으로 모습을 갖춘 곳도 지난다.
6구간은 서판교~미실까지 ‘모래재 정맥길’ 13.32㎞, 7구간은 미실~방각까지 ‘운장산 가는 길’ 17.37㎞, 8구간은 방각~외처사동까지 ‘운장산 넘는 길’ 13.25㎞, 9구간은 외처사동~선바위까지 ‘주자천 물길’ 10.85㎞, 10구간은 선바위~와룡까지 ‘고개너머 주천마을길’ 15.47㎞, 11구간은 와룡~어둔이까지 ‘고개너머 용담마을길’ 12.86㎞, 12구간은 어둔이~노채까지 ‘용담호 보이는 길’ 15.35㎞, 13구간은 노채~능길까지 ‘고개너머 동향마을길’ 13.08㎞, 14구간은 능길~아랫열원리까지 ‘구량천 보이는 길’ 17.66㎞, 15구간은 아랫열원리~외오천까지 ‘천반산 지나는 길’ 9.57㎞, 마지막 16구간은 외오천~영모정까지 ‘고개너머 진안마을길’ 18.17㎞를 조성 예정이다. 총 연장 215.56㎞를 2013년까지 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길은 농부들이 일하다 쉬는 휴식처를 지나기도 한다.
마실길 조성을 맡고 있는 정병귀씨는 “진안의 모든 자연과 문화와 역사를 길 위에 담을 계획입니다”며 “교통이 불편한 만큼 한 번 오실 때는 시간을 잊고 며칠 머무르고 갈 예정으로 오셔야 될 것입니다”고 강조했다.
2구간 들머리에 마을을 지키는 느티나무 두 그루가 있다.
김인숙
12.23,2010 at 10:33 오전
진안 마실길 한번 걷고 싶군요. 정겨운 돌담길을 지나고 하천길을 지나고….
물 흐르는 소리도 듣고 닭 우는 소리도 듣고
모락모락 연기나는 모습 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