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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일출·일몰을 동시에 즐기는 남해 상주 바래길 - 마운틴
일출·일몰을 동시에 즐기는 남해 상주 바래길

겨울엔 푸르다 못해 쪽빛에 가까운 바다, 그 바다 수평선위로 나비가 날개를 활짝 펴고 살포시 앉은 듯 좌우대칭을 이룬 섬이 있다. 남해다. 동쪽 날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삼천포대교가, 서쪽 날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남해대교가 연육교로 육지와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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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상주 바래길에서 본 일몰. 상주 바래길은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가장 잘 볼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남해로 들어가는 초입부터 아름다운 길을 지난다. 주변 풍경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해 마지않게 한다. 길만 아름다운 게 아니다. 섬 자체가 아름답다. 조선 전기 4대 서예가 중의 한 명인 자암 김구는 경기하여체가 <화전별곡>에 남해의 풍광을 칭송한 노래를 남겼다.

‘하늘 가 땅끝머리에 한 점 신선 섬이 있으니 / 왼편으로는 망운산 바른 편에 금산 / 그 사이 봉내고내도 흐르느니 / 산수가 빼어나 호걸이 나고 인물이 번성하네 / 아, 하늘 남녘에 승지가 이만 할사 / 풍류로운 주색에 당대의 인걸들 / 나를 합쳐 모두 몇이나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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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바래길은사시사철 상록수를 볼 수 있는 곳이다.바래길 주변으로 사스레나무가 울창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 아름다운 섬 남해에 삶과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한 길, ‘바래길’이 또 새로운 모습으로 남해를 뽐내게 한다. 바래길은 바다를 생활터전으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소쿠리와 호미를 들고 갯벌이나 갯바위로 나가 해산물을 채취하러 다니던 길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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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 바다위에 떠 있는 소치섬, 일명 솥뚜껑섬이 바래길 너머 석양과 어울려 있다.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남해는 섬 전체둘레를 연결하는 ‘남해바래길’ 300㎞를 2015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일종의 남해둘레길인 셈이다. 현재 4개 코스 55㎞가 문체부의 문화생태탐방로로 지정돼 일반에 공개된 상태다. 남면 다랭이지겟길 1개 코스, 창선면에 말발굽길․고사리밭길․진지리길 3개 코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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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돌산 향일암으로 떨어지는 석양이 마치 가지 위에 걸린 듯하다.

남해엔 명승이 세 군데 있다. 명승 제15호로 지정된 가천 다랭이마을을 잇는 길이 바로 다랭이지겟길이다. 창선면에 있는 명승 제71호 죽방렴을 보며 지나는 길은 말발굽길이다. 노을에 물든 바다를 죽방렴과 함께 보며 지나는 길은 운치의 극치를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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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일출.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가 구름에 가려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내년 초에 선보일 상주면의 바래길은 남해의 또 다른 명승 제39호인 금산을 바라보며 해안을 끼고 돈다.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감상하며, 주상절리 해안절벽과 사철 푸르른 상록수 숲을 걸으며 쪽빛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감상 포인트는 또 있다. 조선 3대 문학작품 중의 하나인 <구운몽>을 쓴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인 노도가 먼발치에 있다. 현재 길은 연결돼 있지만 이정표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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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3대 기도처 중의 하나인 남해 금산 보리암 해수관음상 앞에서 새벽기도를 올리고 있다.

그 길을 남해 문화해설사 조혜연씨와 상주 바래지기 이태균씨, 상주 연합청년회 홍상의 회장과 이남철씨 등과 같이 걸었다.

출발을 대량마을에서 했다. 바로 해변 옆에 있다. 파도라도 높게 치면 덮칠 것만 같은 거리에 집들이 있다. 갈매기들은 “까르륵 까르륵” 울며 하늘에 그림을 그려 어촌마을 분위기를 한껏 고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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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보리암 해수관음상 옆으로 반달이 어울려 있다.

길은 해안 콘크리트길로 가다 바로 산길로 접어들었다. 오솔길 숲 사이로 저 멀리 쪽빛 바다가 반짝거렸다. 숲은 겨울에도 상록활엽관목인 사스레피나무로 뒤덮여 있다. 여름의 싱싱한 녹음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겨울에 푸르른 숲길을 걸을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색다른 기분이다. 소나무를 칭칭 감고 있는 덩굴나무는 마치 밀림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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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금산 망대에 올라 기다리고 있다.

상록침엽수인 가문비나무와 소나무, 활엽수인 참나무가 키경쟁을 벌이고 있고, 그를 감싸고 있는 덩굴, 관목인 사스레피나무 등이 주요 숲 구성원들이다. 여름엔 바다와 숲속의 시원한 바람으로 정말 폐부까지 시원하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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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일출은 구름이 심술을 부려 끝내 보여주지 않았다.

참나무는 잎을 떨어뜨려 낙엽으로, 소나무는 솔가리로 바래길을 푹신하게 덮고 있다. 조혜연 해설사는 “바래길은 사부작사부작 걸어야 더 맛이 나는 길”이라며 보탰다. 사부작사부작 걸으며 숲과 바다를 두리번거리며 걸었다.

비룡계곡의 해안 주상절리와 조릿대 군락지, 전망대 등을 지나니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했다. 우스개 소리로 ‘동해에선 해가 뜨는 줄만 알고, 서해에선 해가 지는 줄만 안다’는 말이 있다. 그럼 남해에선? 해가 뜨기도 하고 지기도 한다. 그 남해가 바로 이 남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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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아름다운 섬과 아침 햇살이 쪽빛 바다와 어울려 빛을 발하고 있다.

바래지기 이태진씨는 “남해의 가장 좋은 경관은 바로 일출과 일몰”이라고 서슴없이 자랑했다. 금산 38경중의 제1경이 금산 망대에서 만경창파를 한눈에 바라보며 즐기는 일출이다. 그만큼 아름답다는 얘기다. 남해의 겨울 바다는 오후 3시가 넘어서면서 조금씩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노란색은 반짝거리는 파도와 어울려 서서히 붉게 물들었다. 노을은 바다와 어울리고, 넘어가는 해는 구름과 어울려 한참 뒹굴며 노는 듯했다. 지켜보는 이는 연신 감탄과 탄성 이외에 내놓을 게 없다.

잡고 싶지만 잡을 수 없는 그 해는 아쉽지만 넘어갔다. 새해가 시작됐다. 새해는 새로운 해가 떤다. 미련 없이 남해로 떠나서 일출과 일몰을 한번 보자.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바래길에서 올해의 각오가 저절로 다져질 듯하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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