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소녀가 백두대간을 종주하다… 초등 6년 김은비양, 최연소 기록일 듯


최연소 백두대간 종주자는 과연 몇 세나 될까? 기록을 종합 집계할 기관이 없어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아마 초등학교 6학년인 13세 김은비양이 되지 않을까 싶다. 김 양은 초등학교 4학년이던 2009년 6월 6일 새벽 2시 진부령에서 출발해서 2011년 5월 6일 6학년이 돼서 중산리에 도착, 꼬박 만 2년에 걸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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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5월 2년여에 걸쳐 백두대간 종주를 마친 김은비 양이 감격해 하는 엄마와는 달리 무덤덤한 표정으로 서 있다.

누구나 할 수 있을 듯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백두대간 종주, 말이 2년이지 어른도 하기 힘든 백두대간 종주를 10세를 이제 갓 넘긴 어린이가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그것도 매번 꼭두새벽에 감기는 눈을 뜨고 일어나 한 번에 무려 20~30㎞씩이나 걷는 강행군을 계속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실이다. 한편으로 애처롭기하고, 다른 한편으로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사진을 보면 출발 당시 뽀송뽀송하던 얼굴이 어느 덧 한결 성숙해진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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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종주를 마친 김은비 양이 도봉산 입구에서 부모와 함께 나란히 섰다.

김 양은 2년여의 백두대간 종주를 끝낸 뒤 첫 마디가 “커다란 숙제를 끝낸 것 같다”고 어른스럽게 소감을 밝혔다. 이렇게 큰 숙제를 그렇게 어린 나이에 해결했는데, 앞으로는 어떤 숙제가 닥쳐도 무난히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기특한 그녀의 종주를 한번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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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표지판 위에 앉아서 ‘V’자를 그려보는 김은비 양.

은비의 첫 산행은 2살 되던 해 아빠를 따라 간 주왕산에서 시작됐다. 엎고 걷고 7시간여를 주왕산을 누볐다. 그것을 기억하는지 모르는지 그렇게 시작된 산행이 급기야 백두대간 종주로까지 이어졌다.

2009년 6월 6일 꼭두새벽, 아빠는 은비를 깨웠다.

“은비야 백두대간 종주하기로 했잖아. 일어나라, 가자”

부스스 일어난 은비는 눈을 비비며 귀찮은 듯 “왜 내가 산에 꼭 가야 돼”라며 항변한다. 아빠는 “중학교 올라가면 시간이 없으니 초등학교 때 끝내기로 아빠랑 약속했잖아”하며 다시 다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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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뽀송뽀송한 얼굴의 김은비 양이 약수산 정상 비석 앞에 섰다.

마침내 11살짜리 은비의 백두대간 대장정이 시작됐다. 초여름이었지만 새벽 찬공기를 맞으며 아빠와 함께 출발지 진부령으로 향했다. 서울에서 출발한 차는 새벽 2시 30분쯤 진부령 고개에 도착했다. 등산복으로 단단히 무장한 은비는 아빠와 엄마, 고모, 이렇게 넷이 힘차게 첫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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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비양이 비가 잠시 멈춘 사이 황철봉 너덜지대를 오르고 있다.

무사히 첫 종주산행을 마친 은비는 2009년 6월 21일 두 번째 종주 산행지인 미시령으로 향했다. 미시령에서의 산행 출발시간은 모두들 잠든 새벽 2시 15분. 은비에게는 새벽에 잠을 잘 수 없다는 게 너무 힘들다. 이날은 미시령~황철봉~저항령~마등령~오세암을 거쳐 백담사까지 18㎞를 걸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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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백두대간 덕항산 정상 비석에서 아빠와 함께 섰다.

지난 번 종주에도 가는 길에 비가 부슬부슬 오더니 이번에도 비가 내렸다. 우중에 황철봉 그 난코스 산행은 은비에게는 정말 만만찮은 구간이다. 출발 한 시간쯤 지나 시작된 너덜겅은 은비 키보다 더 큰 바위덩어리들이다. 두 발로 걷기 힘들 정도로 미끄럽다. 네 발로 기다시피 걸었다. 은비 뒤에서 아빠가 조심스레 따라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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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단풍이 물든 백두대간 길을 잠시 쉬고 있다.

은비가 한 발짝 먼저 올라와 뒤따라오는 아빠에게 물음을 던졌다.

“아빠, 산이 좋아?”

“좋지는 않은데, 산에 오면 마음이 차분해져.”

“그럼 산을 좋아하는 거네, 뭐.”

아빠는 “은비랑, 엄마랑 우리 가족이 이렇게 산행을 같이 할 수 시간이 너무 행복하단다”고 말했다. 은비는 아무 말 없이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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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 양이 힘든 듯 마당치 표지판을 기대고 섰다.

이어 2주 뒤 7월 4일엔 한계령~서북삼거리~끝청~대청~희운각~천불동계곡~설악동소공원으로 하산하는 강행군은 계속됐다. 7월 19일은 한계령~망대암산~점봉산~오색삼거리~단목령~북암령~조침령까지 약 23㎞를 완주했다.

8월 15~16일엔 구룡령진고개~약수산~응복산~만월봉~신배령~두로봉~신선목이~동대산~진고개까지 23.8㎞, 8월 29일엔 진고개~노인봉~소황병산~매봉~곤신봉~선자령~대관령까지 24.7㎞, 9월 5일엔 대관령~능경봉~고루포기산~닭목재~화란봉~석두봉~들미재~삽당령까지 약 27㎞, 9월 12일엔 삽당령~두리봉~석병산~기뱅이재~생계령~백봉령까지 약 17.3㎞, 9월 19일엔 댓재~황장산~큰재~자암재~환선봉(지각산)~덕항산~구부시령~푯대봉~건의령~삼수령(피재)까지 약 26㎞, 10월 10일엔 피재~매봉산~비단봉~금대봉~두문동재~은대봉~함백산~만항재~수리봉~화방재까지 약 21㎞, 10월 24일엔 화방재~장군봉~천재단~깃대배기봉~신선봉~곰넘이재~구룡산~도래기재까지 약 23.8㎞, 11월 7일엔 도래기재~옥돌봉~박달령~선달산~늦은목이~갈곶산~마구령~고치령까지 약 26.3㎞, 11월 14일엔 고치령~마당치~국망봉~비로봉~연화봉~죽령까지 약 25㎞를 종주하고 오랜 휴지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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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국망봉 비석 앞에서 초겨울 날씨가 추운 듯 등산복을 겹겹이 입고 ‘V’자를 그리고 있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5 Comments

  1. 소나무

    08.24,2011 at 11:37 오전

    천사..하면 하아얀 실루엣 의상의 갸름한 모습을 연상하는데 우리나라 백두댁간의 정상 마다에는 알록달록한 옷차림의 미소 천사가 있었네요. 은비양~! 넘 이쁘고 대견해요.
    우리나라 여성등반대의 반드시 선두가 될거예요. 화이팅~!!   

  2. 백우현

    08.24,2011 at 1:34 오후

    은비양 백두대간종주 축하합니다. 부모님께는 무한한사를 보냅니다. 아는아이도 백두대간종주를했는데. 은비양보다는 오래걸렸습니다. 일곱살때시작해서 열한살때끝냈어요. 은비양과 나이는동갑이고 이름은 은호라고합니다. 부산에살고요. 아마도 좋은친구가 될뜻싶습니다.    

  3. elan

    08.29,2011 at 10:27 오전

    진부령-미시령, 미시령-마등령 구간은 소위 대간꾼들로 인해서 황폐화된 지역입니다. 결국 등반 금지지구로 결정되었고 감시원이 투입된 지역인데요, 감시를 피해서 야음을 통해서 도둑산행을 한 것을 이렇게 대놓고 자랑해도 되는지요? 성장과정에서 탈법의 무용담을 추억으로 지닌 아이의 장래도 한편으로는 걱정된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위 구간이 일반에게 공개된 직후인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초까지 몇차례 다녀본 결과, 초기와는 달리 능선 일대는 단체로 들이닥친 대간꾼들로 인한 황폐화로 이미 삼각한 지경이었습니다. 지금의 등산로는 이들이 파헤진 수풀과 잘라버린 나무들 그리고 이로인한 토사유출의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쌓여진 쓰레기도 상상을 불허할 수준이었는데 삼림당국이 나중에 치우느라 애를 먹었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무차별적인 등반객들에 대한 대응인지 삼림 당국은 미시령 휴게소까지 폐쇄하였더군요. 미구에는 도로자체가 폐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4. 박정원

    08.29,2011 at 11:35 오전

    엘란님, 이 기사 어디를 보고 자랑한다고 판단하십니까? 이 기사는 본질은 어린 소녀가 2년여게 걸쳐 그 힘든 백두대간 종주를 끝낸 사실이 너무 장하다고 쓴 것입니다. 그런 내용이 읽혀지지 않나요?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세요. 지금 백두대간 일부 구간을 단속하고 있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조만간 기사를 쓸 계획입니다. 백두대간을 사람들은 왜 할려고 하며, 또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왜 단속을 하려고 하나. 그리고 공단의 고충은 무엇이고, 등산객들도 즐기고, 공단의 고충을 해결한 방법이 없는가에 대해 전반적으로 한번 짚어볼 계획입니다. 엘란님 기사의 본질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말씀하세요.    

  5. elan

    09.07,2011 at 7:34 오후

    엄연한 기사의 내용은 단속을 피하여 야밤 산행 한 것을 영웅시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던 간에 그 사실은 변함이 없지요. 진부령 마산봉 개방직후 2-3년간 해당구간을 다녀본 바, 소위 대간꾼들로 인해서 하루가 멀다하고 쓰레기에 도끼등을 이용한 임의적인 등산로 개척에, 삽등의 본격적인 도구까지 동원된 야영장 조성에 한마디로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이럴거면 차라리 영구 폐쇄가 낫겠다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결국 그리되더군요.
    인터넷에 보면 해당구간을 산림감시원을 따돌리고 불법 등반한 것을 영움담이라고 내놓은 게시물들이 넘쳐납니다. 이 기사 역시 그러한 게시물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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