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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새로 개통한 지리산둘레길 가탄~송정 구간… 경상․전라도 넘나드는 ‘이음의 길’ - 마운틴
새로 개통한 지리산둘레길 가탄~송정 구간… 경상․전라도 넘나드는 ‘이음의 길’


지리산둘레길 총 274㎞가 5월 25일 완전 개통됐다. 2008년 4월 남원시 산내면 매동마을과 경남 함양군 휴천면 세동마을을 잇는 20.78㎞를 개통한지 4년 1개월 만에 지리산둘레길 모든 구간을 연결한 것이다. 이제는 3개도, 5개 시․군을 아우르는 지리산 어느 곳이던 접근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등산뿐만 아니라 걷기 이용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개통한 구간은 하동 대축~원부춘 8.6㎞, 원부춘~가탄 12.6㎞, 가탄~구례 송정 11.3㎞, 송정~오미 9.2㎞ 등 크게 4개 코스로 총 70여㎞에 이른다. 이 중에서 가탄~송정 구간은 섬진강과 가장 근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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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하마을 화개초등학교 바로 옆으로 난 지리산둘레길 주변에서 동네 아낙들이 야생녹차를 따고 있다. 지리산둘레길 하동 구간은 어디든지 야생녹차를 쉽게 볼 수 있다.

가탄마을은 화개계곡을 사이에 두고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길 중의 하나인 하동 쌍계사 벚꽃길 옆에 있는 법하마을과 마주보고 있다. 법하는 화개골 전체가 수많은 사찰이 있는 불국토로 부처님의 법 아래에 있는 마을, 즉 사하촌(寺下寸)이란 뜻의 ‘법하촌(法下寸)’에서 유래했다. 가탄교를 지나면 바로 법하마을이다. 화개초등학교 정문 앞에 주차장 같은 널찍한 정거장이 있다. 정거장 입구에 지리산둘레길 이정표가 방향을 가리킨다. 마을을 거쳐 바로 지리산 자락으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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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머위들도 군락을 이뤄 자라고 있다. 산나물꾼들이 보면 탐낼 만한 규모다.

이 길은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 가탄마을과 전남 구례군 토지면 송정리 송정마을을 잇는, 즉 경상도와 전라도를 연결시키는 길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19번 국도 바로 위 산길로 지리산둘레길을 낸 것이다.


하동은 야생녹차로 유명하다. 가는 곳마다 녹차들이 파릇파릇한 새순들을 자랑하고 있다. 동네 아낙들도 햇빛이 내리쬐는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열심히 녹차잎을 따고 있다. 녹차밭 위에는 야생 머위들이 널찍한 군락을 이뤄 큰 잎을 자랑하고 있다. 우산나물․취나물․둥글레․망개나무 등도 눈에 띈다. 산 전체가 산나물밭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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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잎깔나무, 일명 낙엽송도 군락을 이뤄 시원한 바람을 내고 있다.

녹차와 산나물밭을 지나 낙엽송 군락을 이룬 숲길로 들어섰다. 시원한 바람이 키 큰 낙엽송을 살랑거리게 했다. 길을 가팔랐지만 피톤치드가 뿜어내는 향기와 함께 상쾌한 기분이 들게 했다.

가파른 둘레길은 황장산의 촛대봉에서 내려뻗은 능선으로 연결됐다. 그 능선이 하동과 구례, 즉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를 이루는 작은재다. 이정표엔 큰재라고 적혀 있지만 작은재의 잘못된 표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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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송 군락이 끝나자마자 바로 시원한 대숲이 나온다.

능선 위로 올라서니 시원한 바람이 가파른 둘레길을 올라오느라 힘든 몸을 가볍게 했다.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살짝 경상도에서 전라도 땅으로 옮겼다. 지리산둘레길은 지역을 연결하는 ‘이음의 길’이다. 요즘 말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이어주고 소통시키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옛날에는 이 주변에 ‘어안동’이라는 부락이 있었다고 한다. 하동 어안동과 구례 어안동이 공존했다고 전한다. 어안동마을에서 남쪽을 보면 겨울에 항상 기러기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마을이름을 기러기가 살다는 뜻의 ‘어안(御雁)’이라 했다. 실제로 능선 위에서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하류의 완만한 곡선이 처음으로 보인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지금은 마을의 흔적도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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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안동 마을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나 마을 흔적은 없고 기묘한 노송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옆으로 뻗은 노송 줄기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작은재 이정표에는 ‘법하마을 1.78㎞, 기촌마을 2.20㎞’라고 돼 있다. 이정표에서 알 수 있듯 작은재는 옛날 구례 사람들이 하동 화개장에 장을 보러 다니던 생활의 길이었다. 그 길을 다시 찾아내 둘레길로 만든 것이다. 길 주변엔 아직 조성한 흔적이 쉽게 눈에 띈다. 아마 이 길로 걷는 첫 방문객이 아닌가 싶다.

둘레길은 능선 사면을 따라 계속 이어진다. 고도는 불과 400m도 채 안 되지만 19번 국도 바로 옆에서 보듯 무척 가파른 산사면을 바로 오르는 길이다. 평지가 해발 10m도 안 되는 걸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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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에는 큰재라고 돼 있으나, 작은재의 잘못되 표기라고 한다.

능선을 넘어서자 피아골에서 흘러나온 외곡천을 중앙에 두고 기촌마을과 새로 형성된 은어마을이 고즈넉하게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전형적인 목가적 풍경이다. 기촌마을로 내려가는 길 중간엔 엄청난 규모의 밤나무밭이 있다. 6월쯤 되면 밤나무꽃의 비릿한 냄새가 코를 자극할 듯 싶다. 밤나무밭 사이엔 둥글레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방문객들의 시선을 끈다. 정말 어느 누가 지리산의 아무 곳에 들어와도 굶어죽지는 않을 것 같다. 밤나무밭 바로 아래엔 녹차밭도 있다.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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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던 흔적은 이곳이 물이 많아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한다. 지금은 사람이 없어 물기는 습지로 변해 땅을 질척질척하게 만들고 있다.

자연이 주는 정취에 흠뻑 취해 걷다 어느 덧 기촌마을에 도착했다. 19번 국도에서 피아골 가는 입구 마을이다. 섬진강과 합류하는 외곡천은 여름철 피서객이 많이 찾아 성시를 이루는 곳이다. 피서객들이 쉬어갈 펜션단지로 만든 은어마을이 기촌마을 맞은편에 새로 생겨났다. 기촌마을은 약 40년 전까지 문종이, 즉 한지를 만들었으나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한봉과 밤나무로 주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최근엔 한봉도 죽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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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단지로 새로 조성된 은어마을의 전경.

기촌마을에서 은어마을로 넘어가는 다리는 추동교다. 은어마을 옆에 원래 추동마을이 있었기 때문이다. 추동마을 주민은 도시로 거의 떠나고 지금은 4가구만 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남기고 떠난 집은 옛날 시골집 그대로 남아 도시인들의 향수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얼기설기 엮은 나무 위에 황토를 발라놓은 벽과 초가․슬레이트 지붕은 우리 할아버지․할머니가 살던 그 집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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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동마을에도 예외없이 파릇파릇한 녹차가 자라고 있다.

추동마을의 끝지점엔 ‘崇慕齋(숭모재)’가 있다. 현대식 건물로 새 단장한 건물이다. 안내판도 없어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누군가 존경할 말한 인물을 기리는 집은 분명한 것 같다. 전망은 확 트여 섬진강 줄기가 그대로 보인다. 언제 봐도 유려하고 아름다운 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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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동마을엔 정겨운 시골집들이 옛날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이젠 다시 산으로 오른다. 숭모재가 GPS로 고도 450m쯤 된다. 별로 높지는 않지만 계속 고도를 높여왔기 때문에 호흡이 점점 거칠어졌다. 거칠어진 호흡은 5월의 신록으로 잠시 가다듬어진다. 거친 숨소리는 다시 하산길로 접어들면서 잠잠해졌고, 어느 덧 목아재에 도달했다. 봉애산(613m)의 목아재는 섬진강에서 피아골로 넘어가는 옛 고갯길이며, 왕시루봉 하산길 중의 하나였다. 뿐만 아니라 구례에서 화개로 통하는 큰 길로 물물교환을 했다는 고개이기도 하다. 피아골에서 섬진강으로 넘어가는 시원한 바람이 땀에 젖은 몸을 식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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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둘레길 리본이 방문객을 맞고 있다.

고갯길로 내려왔으면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세 번째 고갯길이다. 연속되는 고갯길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이 고개만 넘으면 이번 구간은 끝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위안삼아서 묵묵히 걷는다.

왕시루봉의 주능선인 봉애산 정상 밑에까지 접근해서는 다시 내리막길로 연결된다. 이젠 정말 내려가는 길만 남았다. 산 아래 송정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마음은 벌써 내려가 있다. 몸을 내려 보내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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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 위에 올라서면 유려히 흐르는 섬진강의 아름다운 곡선이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밤나무밭이 나온다. 밤나무 사이 제법 넓은 임도를 따라 송정마을로 내려오면 가탄(법하)~송정 구간의 끝지점이다. 송정마을엔 서울대 남부학술림이 도로 옆 커다란 플래카드로 가리키고 있다. 그 옆 숲길로 송정~오미 구간이 연결된다. 이정표도 ‘기촌마을 8.6㎞, 오미마을 9.7㎞’로 표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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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구간은 아직 완전히 정비되지 않아 인부들이 막바지 공사를 하고 있다. 지금은 마쳤겠지.

교통

하동 화개버스터미널~가탄까지는 08시, 10시50분, 12시25분, 14시30분, 17시, 18시 등 하루 6차례 운행하며, 약 10여분 소요된다. 구례에서 송정까지는 1시간 간격으로 첫차가 6시40분, 막차가 19시40분에 출발한다. 약 15분 소요. 문의 하동버스터미널 1688-2662. 하동 화개버스터미널 055-883-2793. 구례 버스터미널 061-780-2730~1, 구례구역 061-782-7788.


숙박(지역번호 055)

숙박이 비교적 편한 하동 가탄마을만 소개한다. 가탄마을 민박(마을회관 개방) 017-243-4235, 길가슈퍼 883-6068, 명인다원 883-2216 또는 011-9044-2216. 먹구슬 민박(콘도식 황토방) 883-2100 또는 011-1757-9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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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마을에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니 황토집으로 지은 집이 산중턱에 자리잡은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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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어느 곳이든 이정표가 잘 가리키고 있다. 맞은 편 철조망 안에 있는 숲이 서울대 남부학술림이다.지리산둘레길은 학술림 바로 옆으로 계속 이어진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1 Comment

  1. 엄마

    06.04,2012 at 1:03 오전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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