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 속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은 나무가 있다. 사계절 내내 푸르른 잎을 뽐내는 나무다. 전나무다. 식물학자인 이창복 박사가 전나무에 상처가 나면 젖(우유)이 나온다고 해서 일명 젓나무라고도 한다.
한국 최대의 전나무숲이 있는 오대산 월정사 가는 길에 눈이 내려 온 세상을 뒤덮었는데도 전나무숲만은 푸르름을 잃지 않아 더욱 돋보인다.
그 전나무가 한국 최대의 숲을 이룬 곳이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전국 국립공원 가운데 아름다운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 5곳을 선정했는데 그 중의 하나다. 설경일수록 더욱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법이다. 공단은 “눈이 왔을 때 제대로 감상할 수 있으며, 특히 오랜 역사와 국보급 보물을 간직한 사찰 탐방지 중 차량 접근이 가능하고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에 대한 설명
전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며, 사계절 늘 푸른 뾰족한 잎, 일명 상록수의 아주 높게 자라는 큰 키의 나무다. 바람에 의해 꽃가루가 암꽃으로 날아가 솔방울 같은 열매를 맺는다. 추위에 강해 추운 곳에서 잘 자라는 고산성 교목이며, 환경오염에 약해 도시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은 해발 700~800m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그런지 사람들 발길이 더욱 뜸하다.
전나무숲은 월정사 일주문에서 시작된다. 금강교까지 약 1㎞가량 계속된다. 평균 수령이 100년이 훌쩍 넘으며, 최고 수령의 나무는 지난 2006년 태풍으로 무너진 600년 됐다고 한다. 숲을 이루고 있는 전나무들이 전부 아름드리나무들이다.
올라가는 전나무숲 사이로 비석이 하나 있다. 스님들이 이곳에서 머리를 깎는 곳이라 한다.
이곳의 전나무가 군락을 이룬 전설이 재미있다. 월정사는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만나고 온 자장율사가 643년 오대산에 초막을 짓고 수행을 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 원래는 소나무가 울창했던 이곳에 고려말 무학대사의 스승인 나옹선사가 부처에게 공양을 하고 있는데, 소나무에 쌓여있던 눈이 그릇으로 떨어졌다. 그 때 어디선가 나타난 산신령이 공양을 망친 소나무를 꾸짖고 대신 전나무 9그루에게 절을 지키게 했다고 한다. 그 뒤부터 전나무가 숲을 이루게 됐다고 전한다. 그래서 월정사 전나무숲을 ‘천년의 숲’이라고 부른다.
자장율사에서 유래된 전나무숲은 그래서 ‘천년의 숲’이라 부른다.
전나무숲이 시작되는 월정사 일주문 옆에 2011년 아름다운숲 전국대회에서 생명상(대상)을 수상했다는 안내판이 숲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숲길로 들어서자 미끈하게 빠진 전나무들이 시원스럽게 쭉쭉 뻗어 있다. 눈길에도 더욱 싱싱함을 뽐내는 듯하다. 연이어 계속 내리는 눈으로 주변은 온통 설원의 세상이다. 흙길이라곤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눈천지다. 그런 상황에서 꿋꿋하게 푸르름을 뽐내는 전나무가 더욱 돋보인다.
숲길 바로 옆에 성황각이 있다.
지방 토속신을 모신다고 하는데, 영정이 김유신 장군을 조금 닮은 듯하다.
성황각에 대한 설명.
눈이 많이 내려서 그런지 사람들 발길도 뜸하다. 중간쯤 가자 산신각 비슷한 사당이 보인다. 성황각이다. 성황각은 이 지방의 토속신을 모신 곳이다. 국사당, 국사단, 가람당이라고도 한다.
전나무 고목이 길옆에 쓰러져 있다.
쓰러지기 전까지 수령 600년 정도 추정되는 최고의 전나무였다.
조금 더 올라가면 엄청난 고목이 쓰러져 있다. 그대로 방치해두고 있다. 전혀 나쁘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 두께가 더 눈길을 끈다. 지난 2006년 10월23일 엄청난 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고 한다. 당시까지 600여년 가량 된 최고 수령의 전나무로 추정하고 있다. 이어 금강교가 나온다. 이후부터는 자장율사가 창건한 1500년 고찰 오대산 월정사다. 눈길을 끄는 국보와 보물이 있는 사찰이다. 어떤 내용인지 다음에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전나무숲길에 대한 안내도.
보덕
01.10,2013 at 2:42 오후
올라가는 전나무숲 사이로 비석이 하나 있다. 스님들이 이곳에서 머리를 깎는 곳이라 한다.
**** 월정사 단기출가학교에 입학 수행하는 행자님들이 삭박을 하면서 나온 머리카락을 각자 조금씩 가지고 와서 이곳에 기수별로 묻어두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