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알몸마라톤대회 등 볼거리 많았던 대관령눈꽃축제

일본의 ‘설국(雪國)’이 니가타(に-かた)현이라면 한국의 설국은 어디일까? 아마 2018년 동계 올림픽을 개최키로 예정된 평창이 아닐까 싶다. 백두대간 준령에는 대체적으로 눈이 많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평창의 적설량이 최고일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겨울 평균 적설량이 2m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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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엔 눈이 한 번 왔다하면 보통 1미터는 넘는다. 눈이 계방산을 완전 뒤덮어 눈꽃을 피웠다.

몇 년 전 눈 내린 다음 날 백두대간 선자령 맞은 편 능경봉을 등산한 적이 있다. 올라갈 때 물론 힘든 것은 둘째 치고 눈에 묻혀 이정표가를 제대로 찾을 수 없었다. 겨우 능경봉 정상에 올라섰는데 정상 비석이 보이질 않았다. 그럴 리 없는데 싶어 열심히 이곳저곳 살펴보니 앞선 등산객이 파다만 눈웅덩이가 보였다. 그 밑에 능경봉 정상 비석 꼭대기만 보이고 밑부분은 눈에 완전 묻혀 있었다. 그 정도 되면 적설량이 족히 2m는 될 것 같았다. 평창의 눈은 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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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눈이 내리는 가운데 축제장에는 눈을 즐기는 방문객들로 가득차 있다.

대관령 사람들이 ‘조상눈’이라고 부르는 눈이 있다. 겨울에 첫눈이 내리면 그 눈이 녹지 않고 이듬해 눈이 녹을 때 제일 밑에, 제일 나중에 녹은 눈을 말한다. 평창에서는 그 눈이 6개월 간다고 해서 눈 중에서 가장 오래된 ‘조상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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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때 전시된 얼음 조각을 즐기고 있는 어린이들.

한국의 대표적인 고원지대인 대관령 사람들에겐 눈이 생활의 일부다. 지대가 원체 높아 대관령마을을 ‘한국의 지붕마을’로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이들은 겨울에 스키를 타고 이동하고, 사냥을 하며 생활하고, 달리기를 하며 겨울을 보내고…. 그게 현대의 노르딕 스키로 발전했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 눈사람을 만들고, 눈조각을 만들고…. 그게 지역 놀이문화로 발전했다가, 평창 대관령 눈꽃축제의 시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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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눈꽃축제 국제알몸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출발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추위를 날려버리는 열기가 느껴진다. 사진 평창군청 제공

1993년 평창 스키 동호회를 중심으로 눈조각과 설경을 소재로 축제를 개최한 것이 국내 첫 겨울축제의 출발이었다. 그 이전에는 눈조각이나 얼음 관련 겨울 눈꽃축제가 없었다.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대중화 돼서 올해 21회째를 맞은 평창 대관령 눈꽃축제가 됐다. 올해도 예외 없이 1월19일부터 2월5일까지 18일간 평창 대관령면 횡계리 일원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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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스키타고 사냥하러 다니던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 황병산 사냥놀이 장면이다.

김진원 대관령눈꽃축제위원회 수석부위원장도 “처음엔 우리 전통적인 놀이문화를 찾아서 알려보자는 취지로 축제를 시작하게 됐다”며 “옛날 사냥할 때 쓰던 전통썰매나 비료 포대기, 고무 구박을 타며 동네사람들끼리 잔치 삼아서 놀다가, 눈조각이나 얼음조각을 만들어 전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고 자랑삼아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축제에 처음부터 관여한 마을 터줏대감이다.


1회 대회 땐 대회 개최기간도 하루뿐이었다. 완전히 마을주민 단합대회 수준이었다. 참가인원도 500~600명 정도였다. 처음엔 눈조각이나 눈사람 만들기 대회나 스키타기 시범 정도에 그쳤다. 그러다 4회 대회부터 황병산 사냥놀이 등 지역전통이 살아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르딕경기장에서는 투어링 경기와 스케이트경기도 시범으로 실시했다. 참가인원이 동네주민에서 평창군민으로 점차 확대되다가 특이한 겨울축제라고 언론에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찾아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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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눈꽃축제 불빛이 밤을 밝히고 있다.

현재의 대회 규모와 성격을 갖추기 시작한 건 2002년 제10회 대회 때부터였다. 만설제와 황병산 사냥놀이, 전국 눈조각 경연대회, 알몸 마라톤대회, 눈조각 시연, 눈얼음조각 전시, 겨울 등반대회, 이글루 체험, 눈사람 박 터트리기, 얼음 볼링, 아이스 골프, 눈썰매 타기, 감자 구워먹기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갖춰 선보였다. 참가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그 사이 1999년엔 문화관광부의 문화관광축제로 지정, 국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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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조각이 전시돼 있다.

올해로 21회째를 맞는 평창 대관령눈꽃축제는 1월19일부터 2월5일까지 18일간 스페셜올림픽과 일정 기간 겹쳐 열렸다. 스페셜올림픽과 겹쳐 대회 개최기간이 예년보다 배나 늘었다. 행사도 더 다양하고 체험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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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전 눈조각가가 눈을 다듬고 있다.

19일 개막식전 행사로 난타공연․황병산 사냥놀이 시연이 펼쳐졌다. 현대와 과거가 만나는 행사였다. 황병산 사냥놀이는 마을주민들이 과거 사냥을 나갈 때 스키를 신은 복장과 장비를 그대로 갖춰 사냥하는 모습을 재현했다. 만설제를 지낸 뒤 성대한 개막식을 개최했다. 이어 화려한 불꽃이 방문객들의 눈이 휘둥그레지게 대관령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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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대관령 눈꽃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눈조각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다음날에는 전국 마라톤협회가 주관하는 국제알몸마라톤대회가 주요 볼거리로 열렸다. 영하 20℃를 오르내리고 강풍이 몰아치는 대관령에서 웃통을 활짝 벗어젖히고 마라톤을 하는 장면은 보는 이도 추위를 달아나게 할 만큼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알몸마라톤대회와 동시에 눈꽃등반대회도 치렀다. 눈꽃등반은 참가자들에게 겨울 설산의 묘미를 만끽하게 했다. 눈꽃가요제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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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바위 얼굴 눈조각상도 있다.

김연아의 화려한 피겨스케이팅 장면의 얼음조각과 눈조각은 참가자들이 만든 눈꽃백일장 작품전과 함께 대회 기간 내내 행사장의 볼거리로 제공했다.

주요 체험행사는 눈썰매와 얼음썰매, 얼음미끄럼틀, 스노우레프팅, 스노우봅슬레이, 스노우ATV 등 놀이체험과 소발구, 당나귀발구, 팽이치기, 설피걷기, 이글루, 감자구워먹기 등 전통체험행사로 나눠 진행했다. 실내체험장에서는 연․탈․활․쿠키․두부만들기 등을 직접 경험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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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사이에서 모녀가 사진을 찍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황태덕장과 눈꽃숲도 조성돼, 참가자들이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로 제공했다. 특히 황태덕장은 인제보다 먼저 생겼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홍보를 못해 인제에 지명도를 뺏긴 걸 평창 대관령 주민들은 못내 아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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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조각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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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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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터널 사이로 미끄럼틀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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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눈이 왔다하면 온 세상이 백설의 평원으로 변하는 게 평창이고, 그 중에서도 대관령이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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