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때 왜 무릎이 시큰거릴까? 시큰거릴 정도면 무릎이 어떤 상태일까? 시큰거리지 않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평소에는 이상이 없는데, 조금 많이 걸으면 다리가 아프면, 이것은 어떤 증상일까? 하산할 때 조심하라고 하는데, 실제로 평소 걸을 때와 무슨 차이가 있을까? 무릎관절을 보호하기 위해선 어떤 동작을 해야 하고, 어떤 동작은 피해야 할까?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재활의학과 진영수 소장이 무릎 모형을 가지고 걸을 때 연골이 받는 충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걸을 때 신체의 관절 중에 제일 많은 하중을 받는 무릎을 항상 사용하면서 조심해야 하거나 피해야 할 사항을 무심코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다. 무릎은 평소 관리를 잘 못하면 나이 들어 관절염이나 류마티스 등 심각한 증세로 악화된다. 평생 잘 걷고 등산을 오래 즐기기 위해선 평소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무릎 재활분야 명의로 평판이 높은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소장이자 울산대 의대 교수인 진영수 교수로부터 올바른 위킹(walking)과 관련해서 걸을 때 사용되는 무릎관절의 역학관계, 재활 등에 관해서 자세하게 들었다.
진 교수는 처음부터 등산과 산책을 할 사람에 대해서 확실하게 구분 지었다.
“무릎 근력이 체중의 2배(여자는 1.5배)가 되지 않은 사람은 등산을 하지 말아야 한다. 2배가 되지 않은 사람은 가벼운 산책은 가능하지만 등산을 하게 되면 바로 무릎관절 손상을 가져오거나 가져올 위험이 매우 높다. 특히 무거운 배낭을 멨을 경우엔 즉시 무릎관절 손상을 입는다. 무릎의 시큰거리는 현상은 연골이 약해졌거나 근육이 부족한 징후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지 말고 초기에 재활훈련을 하면 장시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은 이것만은 꼭 지켜야 평생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정상 보행을 하는 사람들이 무릎 하중과 이동 자세에 대해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료 구글
그러면서 그는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무릎관절을 가졌다면 등산은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도 틈만 나면 등산을 즐긴다. 피톤치드와 음이온효과, 명상 등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요소들을 산이나 숲속에서 무한대로 즐기고 호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심에서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공해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운동을 안 하는 게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고 말할 정도다.
인간의 무릎은 걸을 때 발을 뗐다 붙였다 하는 연속 동작으로 인해 발을 딛는 순간 충격이 무릎에 그대로 전달된다. 그 충격은 보통 걸음일 경우 몸무게의 1.5~2배 정도 영향을 미친다. 점프를 하거나 빨리 걷고, 계단을 오르내릴 땐 강도가 더 세어진다. 점프할 때 최고 5배까지 무릎관절에 체중이 실린다.
걸으면서 관절에 미치는 하중을 가장 적게 하는 방법은 천천히 걷는 것이다. 쿠션 있는 신발을 신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발의 쿠션이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반면 맨발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꼭 맨발을 하고 싶다면 평지에서 바닥의 흙이 진흙에 가까울 때 마사지 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해야 한다. 무리하게 맨발로 아예 등산을 한다던지 하는 것도 무릎을 혹사하는 것이다.
이동할 때 받는 네 관절에 대해 이상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진 교수는 “맨발 걷기의 장점은 발바닥에 자극을 준다는 점에서 마사지효과를 볼 수 있다”며 “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즉 오랜 시간 맨발로 걸으면 무릎에 충격을 배가시킬 수 있고, 발바닥에 상처가 나 또 다른 부상이나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의이면서도 한의학에서 말하는 “발바닥은 소우주이기 때문에 적당한 자극은 마사지효과를 가져와 기분전환에도 좋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도 양의와 한의학을 접목한 대체의학에도 관심이 많다고도 했다. 사실 마사지효과에 대해선 양의에서는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는 “마치 ‘침술이 좋냐 나쁘냐’를 따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인간 보행의 가장 좋은 자세는 체중을 완벽히 분산하는 것이다. 순차적으로 왼발에서 오른발로, 오른발에서 왼발로 체중을 부드럽게 분산시키면 관절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빨리 걷는다던지, 이상한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한다던지 하면 반드시 관절에 이상을 준다. 이상한 자세는 무릎을 꿇거나 가부좌로 오래 앉거나, 무릎을 구부린 자세를 말한다. 특히 여성들이 엎드려서 무릎을 꿇은 자세로 걸레질을 오랫동안 하는 자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만성관절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진 교수는 “고개를 숙이고 걸으면 목과 척추에 문제가 생기고, 손을 불규칙적으로 흔들면 결국 관절에 무리를 줘, 이상이 생기게 된다”며 “결국 올바른 자세만이 관절과 뼈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재활의학과 진영수 소장이 무릎 모형을 옆에 두고 무릎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이 어떤 자세가 좋은 자세인지 사실상 알기 쉽지 않다. 더욱이 본인이 알고 있는 자세가 자신의 체형에 맞는지 등에 대해선 더욱 알 수 없다. 진 교수는 이에 대해 “본인에 맞는 자세가 어떤 자세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단지 정상적인 체형에서 어떤 자세가 올바른지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제시할 뿐”이라고 했다. 표준형의 올바른 자세가 일반적으로 가장 이상적이라고 제시했다. 진 교수도 “잘 적응하고 있다가 뭔가 하나만 흐트러져도 문제가 생긴다”며 “사람마다 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표준형을 모든 사람에 적용하는 것도 무리가 있긴 하다”는 점도 견지했다.
그러나 가장 문제가 되는 나이가 들수록 무릎관절이 바깥쪽으로 휘는 O자형의 다리는 충분히 미리 막아줄 수 있다고 한다.
“O자형의 다리는 기본적으로 잘못된 자세에서 나온다. 한쪽 근육이 약해져서 근육불균형이 되거나, 연골의 마모가 심해 뼈끼리 부딪히는 상태가 되면 약한 근육 쪽으로 다리가 휘게 된다. 보통 안쪽 근육이 약하기 때문에 다리가 바깥쪽으로 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약해진 근육을 강화시키거나 무릎 재활을 통해 전체 균형을 잡아줄 수 있지만 평소 다리근육을 강화하거나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면 미리 예방할 수 있다.”
게으른월급쟁이
03.14,2013 at 5:06 오후
기사 잘 봤습니다.
그런데, 무릎 근력이 체중의 2대가 된다는 게 무슨 의미죠?
또 어떻게 측정을 하나요?
박정원
03.14,2013 at 5:18 오후
무릎을 지탱하는 근육의 힘이 본인 체중의 두 배를 거뜬히 견딜 수 있는 힘을 말합니다. 가까운 피트니스센터나 병원에 가면 정확히 측정해 줍니다. 트레이너한테 물어 보면 금방 가르쳐 줍니다.
푸른하늘
03.21,2013 at 10:42 오전
기사 정말 잘봤습니다.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