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 정신과 명의인 이홍식 교수와 한국의 대표적 동양학자인 조용헌 박사가 지리산에서 많은 참가자들과 함께 ‘힐링 트레킹(Healing Trekking)’을 하며 팍팍해진 세상에 대해서 산중대화를 나눴다.
더욱 각박하고 삭막해지는 세상인심에 사람들 간의 정은 멀어만 가고, 베이비 부머(baby boomer) 세대는 하나둘씩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고, 조직 구성원들은 치열한 경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이 갈 곳은 어디인가? 이들이 어디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것인가? 이들이 해방감을 맛볼 수 있는 장소는 어디에도 없는가?
지리산 힐링 트레킹 전 일정을 참가한 이홍식 교수가 조용헌 박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홍식 교수와 조용헌 박사가 월간<산>에서 마련한 ‘지리산 힐링 트레킹’ 프로그램 참가한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많은 대화를 나눠, 참가자들이 조금이라도 위안을 받고 나누도록 했다.
이홍식 교수는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서 35년간 정신과 의사로 재직하며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많은 환자들을 직접 치료했고, 2004년엔 한국자살예방협회를 창설했다. 지금은 세브란스 명예교수로 있으며, 자신이 만든 한국자살방지협회 이사장으로 있다. 조용헌 박사는 우리 고유의 학문인 동양학을 현대 실정에 맞춰 재해석하고 실생활에 도움 되도록 설명함으로써 동양학을 실용학문으로써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박사는 또한 조선일보에 인기리 연재 중인 ‘조용헌살롱’의 필자이면서 동양학 관련 책을 20여건 발간하기도 했다. 일주일에 한 번 나오는 ‘조용헌살롱’은 현재 900회 가까이 연재하며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고, 20여권 되는 책은 대부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한국에서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인디라이터’이다.
지리산 힐링 트레킹 참가자들이 구례 당촌마을의 솔숲길을 걷고 있다.
정신과와 동양학, 현대와 고전의 만남이고, 현대와 고전의 통합이 필요한 지금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두 분야이다. 정신과는 현대인의 정신적 질병을 의학적으로 풀어주는 학문이고, 동양학은 고전에 나오는 인간의 오랜 경험을 통해 쌓은 지혜를 현대에 맞게끔 일상 생활에 녹여낸 학문이기 때문이다. 두 학문은 현대인들에게 직접 관련이 있고, 그 두 분야의 대표적 학자가 지리산에서 만난 것이다.
이홍식 교수가 지리산 쌍산재에서 조용헌 박사의 즉흥 강연을 듣고 있다.
첫 출발지점인 지리산둘레길 구례구간 당촌마을에 도착했다. 조용헌 박사는 이홍식 교수를 보자 “아이구, 반갑습니다. 저가 정말 지금 힐링이 필요한 사람입니다”라고 인사했다. 이홍식 교수도 “익히 명성은 잘 듣고 있습니다. 좋은 말씀 기대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지리산 힐링 트레킹 참가자들이 농부들이 논갈이를 하고 있는 다랭이논 위로 난 길을 따라 지리산 자락을 배경으로 걷고 있다.
이 교수는 참가들에게 첫 인사를 하며 “여러분들이 지금 내가 무슨 힐링이 필요한지, 그것을 찾는 것만으로도 이 프로그램 참가는 성공적이다”며 전 일정 내내 자신의 문제를 찾아보라는 화두를 던졌다. 조 박사는 “현상은 인연의 축적”이라며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은 전생에 한번쯤 인연을 맺었기 때문에 지금 만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 쓰면서 자식 키우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이 교수님 만나서 좀 풀겠습니다”고 농담 삼아 주문했다. 화기애애한 출발이다.
한 참가자가 지리산의 자연이 감격에 겨운 듯 즉흥시를 지어낭송하고 있다.
이 교수는 “왜 우리 사회에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가?”하고 화두성 질문을 했다. 행복은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껴야 하는 다소 주관적인 개념인데,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은 개인적인 문제보다는 타인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 사회적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프라가 마련돼야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와 정부는 이에 대한 조치가 미미한 실정이다.
지리산 힐링트레킹 참가자들이 꽃이 만발한 나무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교수는 “개인차원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명상”이라고 말했다. 명상은 정적명상과 동적명상이 있다. 정적명상은 (좌)선과 요가를 말하고, 동적명상은 트레킹과 걷기, 등산 등이 해당한다. 정적명상과 동적명상을 적절히 병행하면 스트레스나 우울증 해소는 물론 행복지수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의 ‘트레킹 예찬론’도 그래서 나온 것이다. 이 교수 스스로 전국 곳곳의 트레킹 코스는 물론이고, 히말라야나 산티아고 등 웬만한 세계적인 트레킹 코스도 모두 다녀온 베테랑 트레커다.
개망초
05.15,2013 at 2:20 오전
이홍식교수, 조용헌박사와 함께 하는 트레킹… 한 귀퉁이 끼고 싶군요.
조용헌박사의 "현상은 인연의 축적 "이라는 말씀은 현재 진행형들이 모두 다 업보라는 걸까?…
동양학은 편하게 와 닿은듯 하지만, 다시 생각하면 넘 어려워서 한없는 심연에 빠져들게 하는 학문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