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김형섭 부회장이 2013년 연말 퇴직하면서 받은 연봉 201억9,700만원이 아웃도어 업계에 단연 화제다. 월급쟁이로서는 평생 만져볼 수 없는 원체 고액인데다, 과연 네파가 최근 몇 년 동안 얼마나 성장했기에 그렇게 어마어마한 연봉을 받았으며, 전체 아웃도어 업계 성장률은 과연 얼마나 되는지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한국의 아웃도어 매출 규모는 세계가 부러워 할 정도로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아웃도어 국내시장 총 매출규모는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6조4,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실상부 세계 2위 시장으로 떠올랐다. 현재 아웃도어 매출 규모 세계 1위 시장은 인구 3억인 미국이 총 12조 가량으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어 한국이 2위, 독일이 3위, 프랑스가 4위 등으로 이어진다. 2012년까지 2위를 지키던 독일은 2013년 총 매출규모가 6조원이 조금 안 되는 정체상태를 보여 한국에 2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아웃도어 매출규모는 인구 대비, 그리고 1인당 소득 대비로 비교하면 사실상 세계 1위에 해당한다. 미국이 인구 3억이고 한국이 5천만 명, 2013년 기준 GDP(Gross Domestic Product․국내총생산)는 미국이 16조7,240억 달러이고 한국은 1조1,975억 달러, 1인당 국민소득은 미국은 5만2,839달러이고 한국은 2만3,837달러 등으로 모든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미국과 차이가 난다. 그런 경제규모를 가진 미국과 아웃도어 매출규모를 비교했을 땐 2배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은 한국시장 규모가 한마디로 엄청나다는 것이다. 인구 8,000만 명이 넘는 독일이나 프랑스와 비교해도 한국의 엄청난 매출규모를 실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네파 김형섭 대표가 2013년 연봉으로 202억원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매년 20% 이상씩 초고속 성장을 하면서 전체산업을 견인해왔다. 지난 1993년엔 불과 1,000억 원밖에 안 되던 총 매출이 2006년에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더니, 2007년 1조4,000억 원을 달성했다. 이어 2009년엔 불과 2년 만에 거의 두 배에 가까운 2조4,300억 원을 기록했다. 아웃도어 업계마다 거의 10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한 셈이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독일을 제치고 6조4,000억 원으로 세계 2위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아웃도어 업계는 올해 매출 규모를 7조원으로 약 10%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이도 다른 산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괄목할만한 것이다.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앞으로도 4~5년간은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10여 년 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아웃도어 브랜드 중에서는 특히 네파의 성장은 두드러진다. 아웃도어 브랜드 매출순위는 2013년 연말 기준 노스페이스가 7,186억 원으로 10여 년째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코오롱스포츠가 6,800억 원, K2가 6,700억 원, 블랙야크 6,700억 원 등 국내 순수 브랜드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블랙야크에 이어 네파가 톱5안에 이름을 올리며, 5,200억 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
네파는 2009년인 5년 전만 하더라도 총 매출이 1,000억 원도 안 되는 750억 원 규모에서 올해 목표를 6,000억 원으로 잡아 무려 9배나 성장하는 메이저 업체로 커졌다. 네파는 2009년 750억 원 매출에 이어 2010년 1,300억 원, 2011년엔 3,035억 원으로 2년 연속 100% 내외의 놀라운 성장률을 보였다. 2006년 인수 첫해 기록했던 36억 원에서 5년 만에 100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이 때 임직원들에게 평균 1,00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2012년엔 4,600억 원으로 처음으로 톱5에 진입하더니 작년에는 드디어 5,000만 원대의 매출을 돌파, 5,200억 원을 기록하는 신장세를 보였다. 올해는 6,000억 원의 매출목표를 잡고 있다.
김형섭 대표는 이런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에 퇴직하면서 월급쟁이들이 평생 만질 수 없는 거금을 받은 것이다. 김형섭 대표는 원래 캐주얼웨어인 독립문 메리야스를 만들던 평안섬유를 창업한 김항복 전 회장의 손자다. 평안섬유가 평안엘앤씨로 사명을 변경하고, 현재 네파 유럽지사를 맡고 있으며 네파를 창업한 조정대씨로부터 2006년 네파를 인수하면서 김 대표는 눈부신 도약을 이끌었다. 10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아웃도어 브랜드매출 5위로 부상시킨 것이다. 김 대표의 네파는 지난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경영권에 변화가 오는가 싶었지만 김형섭 대표는 대표직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 4월1일자로 박창근 신임 대표가 임명되면서 현재 부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다.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 성장요인으로 캠핑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 대표가 이번에 받은 201억9,700만원은 지난해 평안엘앤씨에서 근로소득 27억7,600만원과 기타소득 74억5,700만원, 30년 근속 퇴직금 85억3,600만원, 그리고 평안엘앤씨 계열사인 네파에서 근로소득 14억2,800만원을 전부 합한 금액이다. 이 금액은 어찌 됐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연 보수 총액 140억 원보다도 약 60억 원 많은 액수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들의 눈길을 끄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네파 관계자는 “김 대표의 이번 수령액은 네파와 상관없으며, 네파 퇴직금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앞으로 네파에서는 당분간 직위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부회장으로 승진한 1년 이후인 내년쯤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아웃도어 업계에서는앞으로 얼마나 더 매출이 성장할지 조금은 우려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아웃도어 성장이 과연 얼마나 더 갈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형섭 부회장은 “한국의 아파트 중심의 주거문화가 변하지 않는 한 자연과 더불어 즐기는 아웃도어 문화는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다”며 “아마 2020년 정도까지 아웃도어매출이 계속 성장하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정점은 앞으로 3~4년 뒤로 내다봤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웃도어 시장이 캠핑과 야영, 그리고 스키 등으로 더욱 세분화되고, 자연과 더불어 지내는 아웃도어 문화를 창출하면 당분간 아웃도어 시장은 더욱 성장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가시간의 증대와 고령화 추세로 산에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비례해서 거리에서 활보하는 사람들의 패션이 대부분 아웃도어 기능성 의류를 입고 다닌다는 점도 아웃도어 성장세의 낙관적인 전망에 힘을 보탠다. 이는 아웃도어 의류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캐주얼웨어로 정착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아웃도어 의류의 뛰어난 기능성을 일상생활에 그대로 이어가 비싼 지출을 감수하고서라도 입고 다닌다는 것이다. 아웃도어 성장에 결정적인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이다. 과연 언제까지 성장세가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정말 지켜볼 일이다.
임석규
04.30,2014 at 1:44 오후
1년매출 5200억에 대표연봉 202억이면 도대체얼마나 많이 남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