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호수는 어디일까? 단언컨대 캐나디안 로키에 있는 페이토호수(Peyto Lake)를 꼽아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페이토호수를 보는 순간 ‘아니, 지구상에 이런 호수가 있었나’ ‘저게 정말 호수냐’며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환상적이다.
밴프국립공원 보우산(Mt. Bow)을 끼고 계곡을 가득 채우고 있는 페이토호수는 와프타빙원(Wapta Icefield)의 혓바닥 끝에 위치해 있다. 콜롬비아 빙원(Columbia Icefield)의 혓바닥에 위치한 로키 최대의 빙하가 아타바스카 빙하라면, 와프타빙원의 혀끝에 위치한 호수가 페이토인 것이다. 따라서 페이토호수는 빙하가 녹아서 호수가 됐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페이토호수는 그 화려한 색깔 때문에 가장 연구가 많이 된 호수 중의 하나다. 최근의 연구에서 3,000년 된 나무 조각이 호수에서 발견됐다. 이는 지금 빙하와 호수자리가 한때 숲이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과학자들은 지난 1세기 동안 빙하가 2㎞가량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밴프국립공원에 있는 보우산에 위치한 페이토호수는 해발 2,069m에 있어, 로키에서 가장 높은 호수에 있다. 페이토호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빙하가 만들어낸 보석 같은 빛깔의 페이토호수의 풍경은 가히 환상적이다. 보는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색깔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호수색깔은 빙하에서 흘러나오는 물과 햇빛에 그 핵심키가 있다. 빙하에서 녹은 물은 암벽과 자갈과 토사가 뒤섞여 진흙으로 변한다. 토사는 대부분 호수 바닥에 가라앉고, 미세 암벽조각들은 물속에 떠다니게 된다. 이 ‘미세암벽(Rock Flour)’이 햇빛을 받아 반사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환상적인 청록빛으로 보이게 한다. 햇빛의 양에 따라 빛이 굴절되는 정도도 다르기 때문에 시간에 따라서, 햇빛에 따라서, 계절에 따라서 호수의 색깔이 조금씩 오묘하게 달리 보인다. 때로는 옥빛으로, 때로는 청록빛으로, 때로는 사파이어빛으로, 때로는 청자색으로, 때로는 푸른빛을 띤다. 그래서 ‘천의 얼굴‘을 가진 특별한 호수로 더욱 빛나게 됐다.
페이토란 이름은 1890년대 캐나디안 로키의 전설적인 가이드 빌 페이토(Bill Peyto)에서 유래했다. 빌 페이토는 캐나다의 첫 국립공원인 밴프국립공원의 첫 관리인이자 이 지역 사냥여행(Hunting Trip) 가이드로 이름을 날렸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따서 페이토라 불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