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의 인류보편적 가치와 과학성에 대해 말하다

전통풍수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작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민간차원에서 전국 풍수관련 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학술대회를 열고, 일부 정치인도 협조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사실 전통풍수는 종교도, 사상도, 학문도 아닌 것이 수천 년 동안 모든 계층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온 우리 전래의 문화다. 시대를 거치면서 때로는 관(官) 주도로, 때로는 민간차원에서 전승됐다. 이 무형유산을 이제야 관이 아닌 민간주도로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작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 세미나실에서 전국 풍수관련자 100여명이 모여 ‘한국 전통풍수의 인류 무형문화유산적 가치평가’ 학술대회를 열었다.

풍수 학술대회 좌장을 맡은 전남대 박철웅 교수가 토론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풍수 학술대회 좌장을 맡은 전남대 박철웅 교수가 토론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박수진 서울대 교수의 ‘풍수지리의 인류보편적 가치’= 지형․토양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제3세계 발전은 환경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최근 환경문제는 전통지식을 강조하는 경향이 매우 짙다. 전통지식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풍수가 환경문제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에서 풍수 연구를 시작했다. 땅에서는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 일종의 나비효과다.

풍수가 무엇인가? 풍수는 민속학, 건축학, 종교학, 조경학, 부동산, 문학, 기복신앙 등 다양한 방면에서 논의되고 있다. 풍수는 우리 땅을 효율적으로 관리 이용하는 이론적 체계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현상으로 나타난 부분에 집착하는 경향이 보인다. 풍수는 동아시아의 전통적 토지관이자 지리관이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경험적 지식이다. 풍수는 결코 한국 고유의 문화는 아니다.

서울대 박수진 지리학과 교수가 ‘풍수지리의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서울대 박수진 지리학과 교수가 ‘풍수지리의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토지이용측면에서 한반도는 인간이 농경에 의지하여 생활할 수 있는 한계지역(marginal land)에 가깝다. 산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복잡한 지형특성을 보이며, 기온 및 강우량이 계절적인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이러한 지형 및 기후환경 하에서 잘못된 토지이용은 심각한 토지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인구밀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토지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회 및 문화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서구에서도 풍수에 대한 평가는 태풍과 몬순에 따른 강한 기후의 계절성 하에서 기복이 심한 지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습득된 동양의 경험과학이라는 것에 동의를 하고 있다. 이런 근거하에서 풍수지리학 연구자들은 풍수를 ‘추길피흉을 목적으로 삼는 상지기술학’ 혹은 민족지형학이라는 용어로 핵심을 정리하고 있다.

풍수가 추구하고 있는 이러한 목적에 가장 근접해 있는 현대 학문분야가 토양경관분석법(soil-landscape analysis)이다. 풍수와 토양경관분석법은 좋은 땅 혹은 최적의 토지이용방법을 찾는다는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즉 토양을 지형과 조건에 맞게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자는 데 있다. 서양에서도 오랜 역사 동안 다양한 접근법을 시도해 왔다. 하지만 우리는 풍수를 과학적으로 접근하려고 하지 않았다.

현재까지의 통계적 결과로 볼 때, 토양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은 50~70%를 넘지 못한다. 같은 땅이라도 시․공간 이질성과 3차원적 실체적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간이 땅을 실측하기 위해서 선과 점으로 나타낸다. 그러면 토지가 갖고 있는 고유의 역사성을 없어진다. 부분들 간의 합이 전체를 나타낼 때 독특한 부분이 창출된다. 이를 창발성(emergence properties)이라고 한다. 부분의 합이 결코 아니다. 토지도 마찬가지다. 현재 토지가 지니고 있는 성분을 정확히 분석했다고 해서 그 토지의 전체 성분을 결코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독특한 부분이 생긴다는 의미다.

전국 풍수 관련 학자 및 전문가들이 모여 발표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전국 풍수 관련 학자 및 전문가들이 모여 발표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그러면 전체가 무엇이냐? 전체는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다. 지형의 자기조직화도 있다. 땅이 스스로 움직여서 독특한 형태적 특성을 만들어낸다. 복잡계 이론에서 주목되는 현상은 지형이 복잡하고 혼돈상태에 있는 듯하지만 그 시스템 내부의 엔트로피의 생성과 소멸과정에서 거시적인 질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시간이 지나면서 정해진 조건을 만족시키는 과정에서 특징적인 형태를 만들어가는 자기조직화현상을 나타낸다. 중요 특징이 프랙탈(fractal)이다. 유역을 만들어가는 지형발달과정은 대표적인 소실현상으로, 그 결과로 나타나는 유역 내 하천의 수, 하계밀도, 하천의 길이 등은 프랙탈적인 특징을 가진다. 프랙탈은 공간스케일에 따른 의존성이 나타나지 않는 특징을 나타낸다. 즉, 어떤 공간적인 혹은 시간적인 스케일에서 관찰한다고 하더라도 그 형태적 특성, 그리고 그 형태를 만드는 내부의 상호작용은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땅은 동일한 원칙에 규모에 상관없이 적용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지형학에서 전체를 파악하는 기본틀을 우선 잡아야 한다. 그리고 방향을 파악하고 유지 관리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전국 풍수 관련 학자 및 전문가들이 국회 세미나실에 모여 풍수의 인류 무형문화유산적 가치평가에 대한 학술대회를 열었다.

전국 풍수 관련 학자 및 전문가들이 국회 세미나실에 모여 풍수의 인류 무형문화유산적 가치평가에 대한 학술대회를 열었다.

자연을 활용하는 인간의 역할을 규정하고, 장기적인 지표면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적인 도구로 복잡계 지형학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일한 수학 및 물리적인 법칙이 모든 지역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증명되면서 시공간적 이질성(spatio-temporal heterogeneity)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전통지식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러면 복잡계적 시각에서 풍수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먼저 공간구조 인식의 전체성과 역사성을 보여준다. 둘째로, 환경요인들의 다계층성 풍수의 경관인식방법을 나타낸다. 즉 환경요인의 다계층적 해석방법을 제공한다. 셋째, 지형이 가지는 전체성과 그 특성을 강조한다. 넷째, 유역 중심의 전일적 그리고 발달론적 사고를 나타낸다. 다섯째, 공간구조의 프랙탈적 사고, 즉 자기조직화 지형은 프랙탈적 사고에 영향을 미치고, 풍수에 전형적으로 그 결과가 나타난다. 여섯째, 자기조직화를 돕는 적극적인 간섭, 즉 비보의 지형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서구에서 전통지식(tarditional knowledge)에 대한 평가는 현대지식에 못 미치는 원시적이며, 비합리적이고, 정성적이고, 추상적이며, 목적과 수단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좋은 땅을 찾는 방법’이라고 하는 풍수와 동일한 목적을 가진 현대지식, 즉 토양경관분석법과 풍수를 비교하면 현대과학에서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있거나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 풍수는 다양한 측면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신성화된 전통지식은 다양한 관점과 접근법을 제공하고, 과학적 현대지식은 방법론과 이론을 제공하는 서로의 장점을 보완해야 한다. 신성화된 전통지식은 현상(pheonomena)을, 과학적 현대지식은 자료(data)를 제공한다. 전통지식은 복잡계를 뛰어넘는 자료와 지식이 있다고 말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인류 보편적 가치로서의 풍수는 현대 지형학에서 갖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도구로 매우 유용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대지식과 전통지식이 적절하게 조합되는 경우 ‘좋은 땅을 찾는 방법’이라는 인류가 오랜 기간 고민해왔던 원래의 목적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풍수를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서 한국의 지식인과 과학자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개방된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20년 후 우리 아이들이 영어로 된 풍수를 공부하는 실수’는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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