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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문혜경 조각보展에 드러난 ‘色卽是空 空卽是色’ - 마운틴
문혜경 조각보展에 드러난 ‘色卽是空 空卽是色’

밥상을 차려놓고 나를 기다리는 엄마의 눈물 젖은 포근함이 그녀의 조각보에 묻어있어 나는 엄마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그 ‘엄마’ 라는 이름은 문혜경의 엄마이기도 하며 또한 우리 모두의 엄마다. 엄마를 생각하지 않고 새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이런 느낌이 문혜경 조각보를 감상하는 우리들의 첫걸음이 된다.

기형도 시인의 시에서 무를 머리에 이고 장에 팔러 간 엄마를 기다리는 유년의 윗목에 자리를 잡고 있는, 아련한 기억이 서려있는 문혜경 조각보들의 색채는 포근하면서도 현란하며, 고요하면서도 격정적이며, 때로는 아득한 적막 같은 것이 스며있으니, 우리 민족만의 소박한 미적 감각을 어떻게 이토록 아름답고 단아하게 한 땀 한 땀 기워냈을까.

문혜경 작가가 전시하는 조각보 작품.

문혜경 작가가 전시하는 조각보 작품.

처음 문혜경 조각보를 전시장에서 대한지 어언 10년, 문혜경 작가의 완숙함이 이번 작품에서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매끄러운 바늘에 뚝뚝 흘린 그녀의 땀이 이음새 구석구석에 더욱 진하게 배어서일까! 심연에서 오는 깊고 깊은 고독이 스며서일까! 아니면 생명의 환희에서 오는 반짝임 때문일까!

이번 작품을 보면서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들은 영롱한 기운이 되어 상상의 파노라마를 펼치게 된다. ‘엄마 생각’, ‘꿈의 소나타’, ‘봄의 노래’,   ‘카사블랑카’, ‘백조의 꿈’, ‘경주의 하늘’, ‘지중해의 저녁’, ‘터키의 황혼’,   ‘봄의 포도밭’, ‘살구밭’, ‘엄마의 안마당’, ‘공기의 색깔’ ‘지수화풍의 연기’, ‘다비식’, ‘변산반도의 기도’…

문혜경 조각보의 환상적인 색상.

문혜경 조각보의 환상적인 색상.

문혜경 조각보의 면과 색을 면밀히 관찰하면 수평의 면과 수직의 면이 엇물려 불규칙의 구성미를 추구하고, 각 면의 색이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처럼 애수와 낭만과 열정을 아우르고 폭포처럼 떨어졌다가 다시 모였다가 분열되고, 분열된 색과 면이 다시 모여 합쳐지는 조화의 구성을 이루어나가고 있다. 이렇게 압축되며 해체됨을 반복하는 미의 추구는 더 나아가 보이지 않는 아득하고 투명한 공기의 색깔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문혜경의 조각보에 색에 대한 미학이 그대로 드러난다.

문혜경의 조각보에 색에 대한 미학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러한 바탕은 바로 추상 표현주의의 거장이며 색채주의자인 마크 로스코(Mark Rothko)가 말한 “내 그림 앞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들은 내가 그리면서 겪었던 종교적 체험을 똑같이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라는 의미와 상통할 것이다.

문혜경 조각보들의 가볍지도 않으며 무겁지도 않은 그 감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천의 색과 그 질감에 따라 탁월한 미적 감각으로 균형을 추구하고,  때로는 같은 색을 연이어 붙이면서도 전혀 갑갑하지 않고 새벽이슬처럼 영롱한 느낌을 자아내게 만드는 조화의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色은 모두 空한 것인가! 空한 것은 모두 色으로 변화하는 것인가! 삶에서 갖는 희로애락과 지수화풍으로 바뀌는 육체적 삶의 존재를 모두 녹여내는 깊은   명상으로부터 자기를 모두 놓아버림으로써 오는 조화로움이 갖는 영롱함이  아닐까!

삶의 한 조각 한 조각이 색이 되고 색으로 녹여내어, 더 나아가 색을 짓는 동시에 나를 짓고, 나이자 나 아닌 나를 찾는 구도자의 영혼이 깃들어있는 색이 아닌가!

문혜경 조각보 작품에 대해 평론가 박승은은 색즉시공 공즉시색으로 표현했다.

문혜경 조각보 작품에 대해 평론가 박승은은 색즉시공 공즉시색으로 표현했다.

염색기술도 발달하지 못했으며 무명이나 광목, 삼베 같은 단순하고 제한된 천 조각으로 단순한 보자기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었던 예전의 조각보에 비한다면, 괄목할 발전을 이룩한 현대 섬유기술은 신소재의 섬유와 다양한 색채의 물감으로 염색된 천으로 재료의 폭은 분명 넓어졌지만, 미의식이 완숙치 못한 이의 손으로 이러한 아름다우며 정교한 작품의 세계를 구현할 수가 있겠는가.

조각면의 끊임없이 율동하는 배치, 색과 선의 어우러짐과 아름다운 변화,   평범한 천 조각 하나하나가 문혜경의 손을 거치면서 매혹적인 형상으로 변모되어 환한 미소로 우리들을 맞이하게 된다.

위의 글은 미술애호가 박승은씨가 오는 6월19일부터 7월8일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여는 문혜경 작가의 조각보 전시작품에 대한 평론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1 Comment

  1. 지전의 보이는대로 들리는대로

    06.19,2015 at 12: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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