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는 대표적인 해방구가 제주도다.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천혜의 경관으로 한국 최고의 관광지에다, 적당히 도시생활에 익숙한 사람도 전원생활과 농촌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완전히 새 삶을 개척하려는 사람들에게도 아직 미지의 땅으로 우선순위에 올라 있다.
홍창욱(39) 실장도 2009년 서울에서 제주도로 이주했다. 서울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원래 꿈꾸던 생활이 아닌 일상의 연속이었다. 집값은 날로 오르고 개인생활은 없고 여기저기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 개인적으로 영위할 삶의 질에 불만은 쌓여 갔다. 결단을 내렸다. 제주도로 이주하자고.
지금 제주생활 6년째. 그는 너무 만족하고 있다. 치열한 삶이었지만 나름 여유 있고 가족과의 시간은 충분히 가진다.
“제주 살아보니 너무 좋습니다. 일 하는 시간이 적고 임금도 적지만 대도시의 삶과 다르게 시간이 많이 주어지고 본인을 위한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좋구요. 서울에 있을 때보다 삶의 질이나 만족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가 ‘대한민국 이주 1번지’ 제주도 생활 6년째를 경험하면서 제주도를 유심히 살펴봤다. 원주민과 이주민을 생생하게 인터뷰도 했다. 그 내용을 담아 책으로 냈다. <제주, 살아보니 어때?>(그릴刊).
집 구하기부터 교육문제, 식당운영, 귀농귀촌 창업, 게스트하우스 운영까지 다양한 분야의 이주민들을 만나 제주살이의 현실을 담았다. 이주민들의 다양한 사례와 선주민들의 진지한 충고까지 곁들였다.
제주 이민자들은 이주 4년차인 로컬푸드 요리사, 이주 2년차 지역신문 기자, 아직도 여행 중이지만 잠시 제주에 정착하고 있는 바람커피로드, 이주 6년차 라이크제주 대표, 이주 5년차 전업블로거, 이주 6년차 가시리 조랑박물관 관장, 이주 5년차 지구구조대RE, 이주 3년차 게스트하우스 레프트핸더 대표, 이주 5년차 하루하나와 반짝반짝 착한가게 대표, 이주 8년차 바람도서관장 등이다. 선주민은 신문기자, 교육발전기금 명예이사장, 생태관광 박사, 제주영농조합법인 대표, 피자굽는 돌하루방 대표 등을 인터뷰했다. 이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제주 속살을 일부나마 알 수 있게 해준다.
홍 실장이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즈음,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인터뷰 했던 두 사람이 연이어 자살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홍 실장은 충격을 받았다. 6개월 동안 인터뷰를 중단했다. 역시 사람 속마음은 알 수 없고, 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판단했다.
2014년 현재 제주도 유입인구는 1만 여명에 달한다. 제주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인구가 늘고 있다. 제주도민들도 “지금 현재 60여 만 명 남짓 되는 제주인구가 100만 명까지는 늘어야 한다”고 말한다. 제주는 지금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들어 ‘실리콘비치’를 개설, 이주민들의 창업을 돕고 원주민들과 어우러져 나오는 새 결과물에 대한 실험을 계속 하고 있다.
“2010년부터 제주 이민열풍이 불어,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일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현재 게스트하우스나 카페는 어려운 상황이고 뭔가 새로운 걸 찾아야 하지 않나 여겨집니다. 제일 중요한 건 지역과 장기적으로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는 걸 해야 합니다.”
이주 6년차 제주특산물을 서울이나 대도시에 유통마진을 없애고 도농직거래 하는 ‘무릉외갓집’ 실장으로 있는 홍창욱씨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