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은 낮지만 경사는 높고 면적은 작지만 지질은 복잡한 특징… 서울대 박수진 교수 발표

한국의 지형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어떤 형태적 특징을 갖고 있을까? 우리나라는 인접한 일본, 그리고 중국과는 땅의 모양이 어떻게 다른가? 다르다면 그 차이를 만든 원인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들은 땅의 특성을 기술하고 분석하는 지리학에서 가장 기초적인 의문들이다.

지형이 형성되는 과정은 지구내부 에너지의 흐름에 따라 발생하는 지각변동․화산분출 등과 같은 ‘내인적 요인’과 지표면에서 바람, 물, 빙하 등에 의해 발생하는 침식 및 삭박작용 등의 외인적 요인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상호작용과 더불어 시간적으로는 이전의 많은 사건이 중첩되게 되며, 공간적으로는 각각 다른 지형형성작용들로 인해 이질성이 높아지게 된다.

박수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박수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그러면 한국 지형의 특수성과 일반성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무엇인가? 1890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8월호에서 ‘한국은 산지가 많은 국가다. 산들이 겹치고 교차되어 불규칙한 방향을 보인다. 산을 올라보면 이 나라에 산이 많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다음에 오를 산의 정상에서는 비로소 평야와 평지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지만, 어디에서도 그 행운은 따르지 않는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산지가 70%에 이르는 특징을 잘 반영하는 기사다.

지형의 특수성과 일반성은 일반적으로 한반도가 경험한 지반운동과 지표삭박운동에 의해 고유하게 나타나는 특성을 특수성이라 하고, 각 지점의 지형이 가지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모든 지형에 적용되는 원칙을 일반성이라 한다. 그러면 한반도 지형의 특수성은 무엇인가를 한 번 살펴보자. 몇 가지 구분되어 진다. 우선, 한국은 동아시아 지역 전체에 비해 평균고도에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평균경사도는 높다(그림1 참조). 일본과 비교하여도 평균고도와 경사도 모두 높게 나타난다. 또한 한반도는 저위산지 26.2%, 중위산지 22.1%, 저위산지 10.7% 등 전 지역의 77.5%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전체적인 특징은 북동-남서 방향의 구조적인 특징이 탁월한 가운데, 한반도만의 독특한 북서-남동방향의 구조적인 특징을 보인다.

한반도 지형의 특수성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한반도 지형의 특수성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가 가지고 있는 지형적 특징은 지형발달사적 측면에서 한국산지의 7대 특성을 도출해 낼 수 있다. 1) 지질적 복잡성(Geological Complexity), 2) 역사적 중첩성(Historical Juxtaposition), 3) 계절적 격변성(Seasonal Catastrophism), 4) 봉고동일성과 동종성(Equifinality), 5)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 6) 상보성(Human’s complementarity), 그리고 7) 실락원(Paradise Lost)으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지질적 복잡성’은 한 마디로 ‘면적은 작지만 지질은 큰 나라’라는 표현으로 대변된다. 땅이 진화해온 상태를 말하는 육괴는 중국 대륙 전체와 한반도는 동일한 지질구조를 보인다. 다시 말해 중국지질에서 나타난 특징은 한국에서도 다 볼 수 있다는 의미다(그림2). 29억 년 전에 강원도 화천군 대이리에서 한반도 최초의 암석인 ‘지르콘’이 발견됐고, 5억 년 전 곤도와나 대륙에서 형성된 중한지괴의 일부분으로 적도에 위치하는 암석이 낭림육괴와 영남육괴에 나타나고, 2억 4천만 년에서 5천700만 년 전 중생대 조산운동으로 한반도 암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화강암관이 형성됐다. 화강암은 땅에서 마그마가 솟아오르는 격렬한 조산으로의 결과로 형성된 것이다. 동해는 약 2천500만 년 전에서 1천200만 년 전에 심한 지각변동이 일어나 복잡한 과정을 거쳐 생겨났다.

한반도 지형의 지질적 복잡성을 나타낸 그림. 중국 전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지질적 특성을 한반도의 좁은 땅에서 전부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보여준다.

한반도 지형의 지질적 복잡성을 나타낸 그림. 중국 전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지질적 특성을 한반도의 좁은 땅에서 전부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보여준다.

역사적 중첩성은 지구 빙하기에 빙하는 땅을 그냥 밀어버리지만 한반도는 그런 영향을 심하게 받지 않아 수십억 년의 역사가 땅에 그대로 남게 됐다. 이는 과거의 지형흔적들이 중첩되어 복잡한 지형특성을 보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계절적 격변성은 실제로 땅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한국 하천은 갈수기와 홍수기에 500~700배에 가까운 강우량 차이를 보인다. 이는 땅을 이용한 민족에게는 굉장한 위협적 요인이다. 단 몇 일간의 격변에 가까운 홍수나 산사태와 같은 지형변화에 의해 대부분 지형특성이 만들어진다. 일반인들이 지형형성작용의 파괴력을 간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봉고동일성과 동종성은 높이가 비슷한 산이 굽이져 흐르는 듯한 현상을 말한다. 동일한 형태로 보이지만 그 형성원인과 과정은 매우 다양하다. 즉 원인은 다른 데 결과적으로 같은 현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한반도는 동북아시아의 주요지구조적 특징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곳이라는 설명으로 대신할 수 있다. 이런 지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자기조직화와 복잡계 현상이 발생한다.

박수진 교수가 방청객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수진 교수가 방청객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지형의 자기조직화는 매우 중요하며,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지표현상의 대부분은 결정론적 비성현적 동적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결과는 예측 불가능하다. 동적시스템의 일부는 초기조건에 대한 민감성이 높다. 상기한 두 개의 원칙에 의해 나타나는 결과는 무작위적으로 보이지만 정해진 질서가 나타나며, 이러한 질서를 관찰하면 나름대로의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 자기조직화의 대표적인 예가 사면발달과 유역의 발달이다. 자기조직화를 통해 만들어진 형태는 프렉탈(fractal)의 특성을 지니게 된다. 이를 ‘Scale Free’라고 말한다. 풍수의 명당도 자기조직화의 결과다. 예를 들면 살펴보자. 풍수에서 배후산지로서 주산은 유역 내로 물과 물질을 공급하는 역할과 산림자원을 공급하고, 차가운 북서계절풍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좌청룡 우백호는 유역 내부로 물질이동을 유도하는 경계가 되며, 기후적 측면에서 좌우로부터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유역 내부를 외부와 격리시키는 역할을 한다. 좁은 수구는 유역 내에서 외부로 유출되는 물과 물질의 속도와 양을 감소시키고, 유역내 지하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유역 내에 물질의 퇴적을 축적시켜 평탄지를 형성하며, 외부에서 내부를 보기가 어렵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게 바로 자기조직화에서 나타나는 풍수의 명당이다.

 

상보성은 자기조직화를 통해 형성된 지형은 장기간 형성되어 온 역사적인 우연성(historical contingency)과 그 지점에서 나타나고 있는 지형발달과정을 전일적으로 보여주는 대상이다. 한국의 전통적인 풍수에서는 자기조직화의 결과로 나타나는 사신사(유역)의 특성을 유지하고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특한 한국지형관리원칙이 비보(裨補)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실낙원은 북한의 예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북한은 지난 1,000여 년간 일어난 수해 중에서 네 번째로 큰 재해를 입었다. 자연을 쉽게 보면 엄청난 재해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적 지형을 가장 잘 이해하고 복원하는 게 산의 중요한 이슈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서울대 지리학과 박수진 교수는 ‘한국 산의 형성과정과 그 특징은 무엇인가?’의 주제발표를 마쳤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