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원 서울대 교수 “경관 이면에 감춰진 모습 밝히는 게 관경”

우리가 매일 보는 자연경관과 생태를 우리는 어느 정도 알고 있을까? 눈에 보이는 것마저 무심코, 혹은 몰라서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물며 눈에 보이지 않은 것을 알 수가 없다. 먼저 질문부터 하나 해보자. “초지와 숲의 같은 면적을 몽땅 뽑아서 같이 말린 다음 무게를 재면 어느 게 더 많이 나갈까?” 여기에 무수히 많은 생태와 경관의 논리적 요소가 포함돼 있다. 초지가 생긴 까닭, 나무가 초지에 살지 못하는 이유, 숲 속보다 초지에 동물이 많이 사는 이유, 숲이 형성된 이유, 생태계의 순환과정, 나아가 동물이나 사람이 죽어야 하는 이유 등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까지 설명이 가능하다.

이도원 교수가 현지 답사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생태경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도원 교수가 현지 답사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생태경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이도원 교수가 <비단길 풍경과 생태학적 상상-관경(觀景)하다>란 책을 냈다. 우리가 여태 보고도 몰랐던 풍경과 경관, 그 이면에 감춰진 모습까지 속속들이 설명하고 있다.

“생태는 생물에 초점이 맞춰져 그 안에 물․토양․공기 등과 같은 자연적 요소가 어떻게 생물과 관련을 맺는지를 규명한다. 반면 경관은 경치를 보는 건 경치로 보고 그 이면에 일어나는 자연적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다. 즉 농경지나 숲, 도심 사이를 흐르는 수질이 다 다르다는 점을 분석하는 작업이다. 경관은 공간적 인지에 중점을 둔다. 전통 생태에서는 공간적 인지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경관생태학이 나왔다. 일종의 접근방식의 차이인 것이다.”

시리아 내전이 있기 전 방문한 유적지에서 보스라의 소년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시리아 내전이 있기 전 방문한 유적지에서 보스라의 소년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 교수의 설명은 책 제목 ‘관경하다’와 관련 있다. 관경하다는 우리말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전망대를 관경대라고 하는 등 오히려 중국에서 더 많이 쓴다. 그 의미는 ‘풍경을 깊숙이 살피다’이다. 풍경을 깊숙이 살피기 위해선 차를 타고 가는 것보다는 걸어서 가고, 걷는 것보다는 현지에서 묵으며 지내야 한다.

조지아 현지 답사 중 기차를 타고 있다.

조지아 현지 답사 중 기차를 타고 있다.

이 교수가 여행을 시작한 건 2004년부터. 2005년에 서울대 문리대 산악회 50주년 기념행사로 비단길 여행을 갔다. 그 때 이 교수가 주도해서 작업한 끝에 <비단길(실크로드) 보고서>를 냈다. 이게 출발점이자 특별한 계기가 됐다. 당시 서안부터 이스탄불까지 나눠서 걷기도 하고 차를 타고 가기도 했다. 비단길 주변 국가는 우리나라의 1960년대 시골 정서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인류학․생태학 전공 교수들과 관광객 등 20여명이 동행하면서, 각각 분야별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차 안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이도원 교수가 시리아의 유적지를 보면서 생태경관을 살피고 있다.

이도원 교수가 시리아의 유적지를 보면서 생태경관을 살피고 있다.

그것이 책의 전반부 세 부분, ‘비단길 초원의길-텐산북로’, ‘땅과 물, 삶이 얽힌 사연-코카서스 3국’, ‘다채로운 풍경의 땅-터키’ 등이다. 네 번째 부분 ‘바람과 돌과 흙의 시원-시리아’는 중앙아시아 학회서 주선한 여행에 따라 갔다가 개인적으로 느낀 점을 담았다. 몽골과 만주는 제자가 인공위성으로 영상을 분석하는 연구를 하면서 현장 확인과정에서 동행하게 됐다. 이 교수의 중국․몽골 내 개인적 네트워크를 제자에게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텐산산맥 비양블락에서 말을 타고 있다.

텐산산맥 비양블락에서 말을 타고 있다.

“관경은 사실 풍경적 의미가 짙다. 현장을 가면 유적을 많이 보지만 유적보다는 유적과 유적 사이 이동하면서 생태경관의 해석이 가능하다. 왜 저런 지역에 유적이 생길 수밖에 없는지, 그 옆의 숲은 왜 형성됐는지, 초지는 왜 생겼는지, 주거지역은 왜 그런 지역에 정착했는지를 살펴야 하는 게 내 전공이다. 난 옛날에 관상공부를 좀 했다. 그런데 경관생태학이 눈에 보이는 것 이면에 깔린 역사와 과정을 연결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더라. 관상보는 것과 유사한 부분이다. 관상은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고, 관경은 경치를 찬찬히 살펴본 뒤 그 뒤에 담고 있는 의미가 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래서 관경이라고 제목을 정했다.”

책을 읽어보면 우리가 여태 몰랐거나 보고도 지나쳤던 이면의 경관생태가 ‘아, 그래서 그렇구나’하고 고개를 끄떡이게 된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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