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하러 가서

어제벌초를다녀왔다

뭉게구름이멀리보이는가운데벌판은가을을준비하고있었다

비가올까걱정했으나다행히맑은날씨

숲속은빗물에젖은채아침을맞고있었다

예초기사이에서비상사태를선포하는곤충들을보면서

자연이살아있음을다시한번느꼈다

산소옆의자연과고향집의주변은….

떡갈나무잎사귀위에청개구리가앉아있다.

떡갈나무잎으로쌈을싸먹기도한다는데청개구리는인간이두렵지도않은가.

폰카를들이대도달아날생각을않는다.

어미청개구리의말을잊었는가보다.

몇년째보이지않던가얌이있었다.

어릿광대가모자를쓰고가짜수염을단것같은모습이다.

"추석에성묘와서따먹어야겠구나"내가말하자

"그땐청설모나다람쥐한테모두빼앗긴다"며사촌동생이몇개를땄다.

오랜만에맛보는가얌열매는고소함이더한것같다.

밤송이가멋있어폰카로잡으려하는데뭔가낌새가이상했다.

두밤송이사이에서윗쪽의밤송이로뻗은가지처럼보이는것이있었다.

건드려보니벌레였다.

어쩜저렇게꼼짝않고서있을까?정말기찬위장술이다.

자벌레는작은데….뭘까?

벌초를끝내고시골의작은아버님댁에들렸다.

호박과가지가대문앞텃밭에서가을을준비하고있다.

늙은호박은버려진경운기바퀴위에몸을얻었고늙은오이옆에노랑꽃이피었다.

집안의어른들이이제는많이연로해지셨는데

저호박과오이처럼편안한안식처에서어린손자들과같이산다면그아니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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