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존재의 가벼움이여

절규/박영근

저렇게떨어지는노을이시뻘건피라면너는믿을수있을까

네가늘걷던길이

어느날검은폭풍속에

소용돌이쳐

네집과누이들과어머니를

휘감아버린다면

너는무슨말을할수있을까

네가지르는비명을

어둠속에혼자서

네가듣는다면

아,푸른하늘은어디에있을까

작은새의둥지도

-박영근유고시집<별자리에누워흘러가다>(2007)중에서-

NuitsD'ebene/CurtClose

참을수없는절망의가벼움

그비굴한순간에도

흐릿한눈으로고개를든다.

그래야설수있으니까.

인생에는어려운일,슬픈일들이있다.

그래도때때로꿈이이루어지고행복이찾아온다.

그행복이오래지속되는것은아니라해도괜찮을것이다.

그행복은잠시동안은참으로멋지고아름답게여겨진다.

한곳에머물며고향을갖는다는기분,

꽃들과나무,흙,샘물과친해진다는기분,

한조각의땅에책임을진다는기분,

50여그루의나무와몇포기의화초,무화과나무나복숭아나무에책임을진다는기분이그런것이다.

<"정원일의즐거움"중에서/헤르만헤세54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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