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시간에서 본 인연

바위뚫고자란저소나무처럼…추억은영원하다

설악산흔들바위옆계조암의삼성각처마뒤편에단단한화강암을뚫어뿌리를내린소나무한그루.빛바랜동양화같은소나무의모습에서단단한세상에끈질기게뿌리를박고나이들어가는중년의시간을본다.<2010-02-03문화일보>

내가슴에서지옥을꺼내고보니/이윤설

내가슴에서지옥을꺼내고보니

네모난작은새장이어서

나는앞발로툭툭쳐보며굴려보며

베란다철창에쪼그려앉아햇빛을쪼이는데

지옥은참작기도하구나

꺼내놓고보니내가삼킨새들이지은

전생이구나

나는배가쑥꺼진채로

무릎을세우고앉아서

점점투명하게밝게비추는이봄

저세상이가깝게보이는구나

평생을소리없이지옥의내장하나를만들고

그것을꺼내어보는일

앞발로굴려보며공놀이처럼

무료하게맑은나이를보내어보는것

피묻은그것,

내가살던집에서나와보는것,

너무밝구나너무밝구나내가지워지는구나

중년의시간에넘어졌다.

주위를돌아보았다.

다른모습이보인다.

아쉬움,안타까움…

회한,반성…

옹졸…

초라한중년의성적표에

한줄기빛이비친다.

다시일어나야지….

지금을생각하며…

인연/김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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