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는늘혼자다녀아내에게미안했었는데
아내와함께연극을보러가는마음이한결편하다.
동숭아트센터소극장은지정좌석제가아니다.
입장권에선착순으로번호를적어주고,
19:40부터번호순서대로10명씩입장시키면앉고싶은자리에앉으면된다.
70번대인우리는거의마지막에입장했다.
가운데줄의앞자리는벌써다차지했다.
가운데줄중간에겨우자리를잡았다.
조그만무대가어떤연기를보여줄까?
29살에결혼한나이기에더욱기대가되었다.
도덕적잣대를배제하고시놉시스의의도에동참하는마음의문을열었다.
저녁두시간실컷웃으며공감하는것이최선이지않은가.
[감상]
결혼에골인하는신나는이야기가아닌,이별에대처하며질질짜는장면이많았다.
그러나서로의아픔을보면서돈독해지는세여자의우정과사랑을볼수있다.
시간을지내고본현실의씁슬함을맥주한캔으로극복하는모습에가슴이찡했다.
그모습은정녕우리의과거였다.
수학강사역송지영의발랄한연기가마음에들었고
멀티역유건우의능청스런변화무쌍함과너스레에연극의맛을실컷느꼈다.
연극관람안내자,학생,컨설턴트선배,노래하는연하남,옛사랑,맞선남등
유건우는1인6역을자연스럽게소화하는멋진역이었다.
무대는단순하다고생각하면서연극을보았다.
그런데,무대의단순함은많은변화를보여주었다.
2층으로올라가는벽은서랍이되어연극관련소품을꺼내고보관한다.
2층의책장한칸을돌리면연극과관련되는경쾌한소리와함께일러스트레이션을보여준다.
2층아래의벽을당기면쇼파가되어여자셋이앉아연기하고,불필요하면밀어넣어보이지않게한다.
다른벽을당기면책상이나의자가되고,냉장고가되기도한다.
좌측의칠판을닫으면창문이되며,열면강의용칠판이된다.
객석은학생이앉는자리이다..
2층벽을열면문이되어연기자가옷을갈아입고나올수있다.
멀티맨이수레를타고나오다가메인무대에붙이면등장한다.
이러한변화장치들이연극이스토리와맞아떨어져즐거움을준다.
연극의소품들을잘숨겼다가꺼내고보관하는것이참신기했고잘만든무대였다.
[에피소드가몰고온재미]
옛남자친구홈피비밀번호알아내며스토커행사하는정은,
실연의아픔을느낄때마다우황청심환을마시는세연,
1박2일여행가서예비신랑앞에서스타킹신고만만세까지하며고무줄했다는지희.
어찌나웃겼는지ㅎㅎㅎ
세여자의우정,사랑,결혼이야기에수다가곁들여졌고
콘돔얘기를하며연극을시작한멀티맨이있어
짧은시간을웃고즐길수있는아주재미있고유쾌한연극이었다.
여자세명이연극보러오면티켓을60%나할인하여입장시키는등젊의여성을많이배려했다.
그래서그런지극장안에도20-30대여성들이대다수를차지했다.
칙릿[chick-lit]
젊은여성을의미하는속어’칙(chick)’과문학(literature)의’릿(lit)’을합친신조어로
직장생활을하는20ㆍ30대여성들을겨냥한영미대중소설을지칭한다.
미디어나패션업계에종사하는도시여성들의성공과사랑,일을솔직하고가볍게다룬소설들이대부분으로1990년중반<브리짓존스의일기>를시작으로<섹스앤더시티><쇼퍼홀릭><악마는프라다를입는다>등이대표적작품들이며영화와TV시리즈로도인기를얻고있다.
최근에는이러한칙릿을소비하는20∼30대젊은여성들의영향력ㆍ구매력을일컬어’칙릿파워(chick-litpower)’라지칭하며,이들이문화계에서막강한티켓구매력을보이면서여성관객의취향을고려한많은공연과전시회가등장하고있다.
한편,칙릿과비교해최근남성들을대상으로한소설들은’래드릿(lad-lit)’혹은’딕릿(dick-lit)’이라고한다.<출처:다음백과사전>
[극장문을나서며]
연극관람을마치고극장문을나서는밤10시
느티나무의단풍이전등에반짝인다.
정은의말이짜한느낌으로다가온다.
"사랑도사람처럼나이가드는걸까?"
아내의손을살며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