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라도 (4) – 억새밭의 흥분은 개구장이의 시간으로
마라도한바퀴를돌았다.
초원과억새숲이교대로펼쳐지고
눈개쑥부쟁이의물결이가을을장식했다.
그중내가발견한선물은야고였다.
아주흡족한마라도여행이었기에
개구장이의시간으로돌아가즐길수있었다.
여행길에빠져든중년의미소였다.
마라도/이지영
억새숲흔들거리는사이로
솟아올라온몸
백년초침에찔려
피흘리는황량한벌판
눌러놓은응어리
한때는
불화산용암으로솟구쳐
흘러내리더니
잊은지오래된,
내곁에있는건
섬하나보이지않는섬
아무렇지도않게
이외딴섬에와서
만장의깃발펄럭이며
동상으로서있는
이땅끝,
관심을끊어달라는
말밖에할수가없어
동상으로마주보며
서있구나.
[옛사랑/이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