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전의화려한삶의흔적들이현재의문화에고스란히남아있다.
이윤기의그리스로마영웅열전을읽으면서문화의힘이이렇듯강한것을새삼느낀다.
그의노력으로기원전의영웅본색을볼수있었다.
그때나지금이나치열한시대,현대의영웅은어떤모습으로존재하는지…
잔인한4월의시간
휴일없는출퇴근전철안에서
눈꺼풀의무거움과허벅지의노곤함을참으며읽은
2000년전의고난과시련,사랑과희망이었다.
그래이렇게라도엿볼수있는것이행복이다.
영웅들의정의와믿음에박수를보낸다.
[영웅의탄생]
프르타르코스는그리스도보다반세기정도앞선사람이다.
중국의사마천이’사기열전’을쓴것과1세기가량뒤진다.
사기열전이동양3국의표현법및수사법에엄청난영향을미치듯
프르타르코스의영웅열전은성서와더불어
서양여러나라언어의어휘와수사법에엄청난영향을미친책이다.
나폴레옹과베토벤에게는성서와다름없었고,
에라스무스에게는"성서에버금가는신성한책"이었으며,
에머슨에게는"세계의모든도서관에불이날경우
목숨을걸고들어가서꺼내고싶은책세가지중의하나"였다.(1권p9)
영웅은만들어지는것이다.
누군가가정직한기록을할때….
조선시대사관의꼬장꼬장한모습을상상한다.
<그리스의고대도시델포이에있는아폴론신전.델포이에는고대그리스도시국가들의보물창고,극장,경기장등의유적이잘보존되어있다.암녹색의올리뷰나무가계곡을메우고있다.>
[끌리는곳에기억의초점을놓다]
푸르타르코스영웅열전본제목은"비오이파랄렐로이(BioiParalleloi)"
직역하면’죽늘어놓고견주어본위인들의한살이’이다.(1권p8)
그50여명메달하는그리스,로마영웅들중
우연히내맘에끌린영웅이나그의말
나의시선을멈춰본다.
[현몽(現夢)과신탁(神託)]
중국과우리나라의경우영웅의탄생은현몽을통하여그부모에게고지되는것이보통이다.
그러나서양,특히그리스의경우는델포이에있는신전에다무신(巫神)아폴론이’맡겨놓은뜻’을통하여그부모에게전해지고있다.(1권p9)
<섬돌을들어올리는테세우스와그의어머니아이트라.섬돌아래칼과가죽신이놓여있다>
[미궁의정복자-테세우스]
테세우스는헤라클레스와쌍벽을이루는그리스의영웅이다.
적국의미궁에들어가괴물미노타우로스를때려죽인영웅,
들어가면아무도살아나올수없는미궁에서적국공주아리아드네의실타래덕분에살아나온영웅,
음란한후처파이드라가맏아들을꾀는바람에노년에무참히망신을당한영웅…(1권p17)
<테세우스(가운데)와이리아드네(오른쪽),그리고파이드라.아리아드네와는이복자매간인파이드라는뒷날테세우스의아내가되어,전처소생히폴뤼토스를유혹한다.16-17세기이탈리아화가베네데토겐나리(BenedettoGennari)의그림.>
‘테세우스’치세에흑해연안의여인족(女人族)아마존이아테나이로침입했다.
‘아마존(Amazon)’은’무(a)유방(mazos)족속’을뜻한다.
사내아이가태어나면죽이고,여자아이만키우는데,활쏘는데방해가된다고유방을잘라버렸다고한다.
이때테세우스는아마존족을격퇴하고그여왕인’안티오페’를사로잡아아내로삼았다.
여기에서난아들이바로’히폴뤼토스(Hippolytos)’이다.
테세우스는안티오페가세상을떠나자’파이드라’를아내로삼았다.
60년대프랑스영화"페드라(Phaedra)"는17세기프랑스극작가’라신’의희곡을줄거리로해서현대판으로찍었다.
라신의희곡’페드르’의어미그루가되는작품은그리스고전비극’히폴뤼토스’이다.
파이드라는테세우스의후처로들어와전처소생인’히폴뤼토스’에게한눈에반했으나
히폴뤼토스의반응은냉담하다.그래서…(1권pp52-55)
영화"페드라"는스포츠카가바다로떨어지면서절규한다."페..드..라!"
그섬짓한절규가절벽을치고진한여운을남겼는데….
[스파르타의설계자-뤼고르고스]
스파르타의아버지"뤼쿠르고스"(기원전9세기)는금화와은화를없애고쇠돈만쓰게했다.
‘플루타르코스’는"이런화폐제도가보급되자스파르타에서는악덕이사라졌다.
감추기도쉽지않고,가지고있어봐야별볼일이없고,잘라봐야쓰지도못할그런돈을
어느누가불법으로모으려하거나,힘으로빼앗으려하거나,뇌물로먹으려고할것이가?"라고했다.(1권p139)
마늘밭100억뉴스를보면서5만원권을없애면좋겠다고생각했다.
나도딱2장만보았다.그많은5만원권이어디있나?
[시리얼(Cereal)과스타르타](1권p132)
미국미시건주립대학의상징은’스파르타인’과’마그나마테르(MagnaMater,太母)이다.
크신어머니는바로그리스땅프뤼기아지방의곡물과결실의여신’퀴벨레’이다.
그리스신화에서퀴벨레의뒤를이은곡물의여신이름은’데메테르’이다.
이데메테르여신의라틴이름은’케레스’이다.
미국인들이아침마다우유에다타먹는것은’케레스’의영어식이름인’시리어스’의선물,즉’시리얼’이다.(1권p132)
시리얼을먹는어린아이를보니벌거벗은스파르타인을보는것같다.
그리스의모든도시국가의체육경기에서참가자는알몸으로뛰게했다.
뤼쿠르고스는여성도남성처럼뜀뛰기,씨름,원반던지기,창던지기등체육경기를참여하게했다.
물론알몸으로말이다.(1권p142)
[불화의사과와황금의솥]
철학자페리안드로스가그리스의칠현들중솔론,탈레스,비아스를코린토스로모신적이있다.
"가장현명한철학자"에게돌아가야할황금솥이하나있는데,누구에게줄것인가를결정하기위해서다.
탈레스,비아스,솔론3사람모두사양했고,결국델포이의아폴론신전에바쳐졌다.
따라서세현철은불화하지않고사이좋게잘지내면서황금솥의세다리처럼평화공존을누릴수있었다.
언필칭,삼현정립(三賢鼎立)이아니고무엇인가?
이솥은트로이아전쟁의직접적인원인제공자였던미녀헬레네가트로이아에서고국인스파르타로돌아가면서바다에전져졌던것으로전해진다.헬네네는불화의사과가그랬듯이그황금솥또한대가리터지는한판싸움의빌미가되기를바랐는지도모른다.(2권pp165-167)
삼발이는어느곳에서도균형을유지할수있다.
3인이등산가면헤어지지않는다고한다.
사진찍을때의삼각대(Tripous)도디카의든든한받침대이다.
3권분립의민주주의원리도이와같을것이다.
<아리스테이데스의얼굴은그려진것에서도새겨진것에서도찾아내지못했다.아리스테이데스같이공명한사람이하나문득그립다.>
[오스트라키스모스(ostrakismos)와공명한의인아리스테이데스]
조개껍질의이용한’패각추방제(貝殼追放制)
아테나이권력의완화장치이자안전밸브인관습법
이제도는범죄에대한징벌수단이아니라권력의편중의완화하기위한수단이었다.
시민들은투표용지대용품인"오스트라콘"에추방하고싶은사람의이름을적어투표함에넣는다.
득표수를계산하여6000표를넘지않는사람은아예추방자후보에서제외된다.(1권p182)
아리스테이데스가투표장을지나는데한문맹인이오스트라콘을내밀면서말했다.
"나으리,여기에다’아리스테이데스’라고좀써주시겠습니까?"
"그양반이당신에게못할짓이라고했소?"
"아뇨,저는알지도못하는양반인걸요."
"그런데왜요?"
"가는데마다의로운양반,의로운양반해대는데이놈의소리가싫어서요."
아스테이데스는고개를끄덕이고는,오스트라콘에다자기이름을써서그문맹자에게주었다.(1권p184)
전국적으로4,27재.보궐선거가진행중이다.
후보들의상호비방과금권선거논란이격해지고
불법선거운동신고와고발이잇따르고있다.
언론은공약보다는신변잡기에열을올린다.
깨끗하고공정한선거를생각하며2000년전의패각추방제를상상해본다.
[알렉산드로스로인정한포키온]
아테나이의포키온은촌철살인의수사를앞세우는노련한달변가로,
욱일승천하던마케도니아에대해주화론자(主和論者)였다.
아테나이시민이언제전쟁을하냐는질문에
"젊은이들이질서를지킬때,
부자들이돈내는것을망설이지않을때,
정치가들이공금횡령을그만둘때면승산이있다"고대답했다.(2권p43).
도덕심과깨끗함은서로헐뜯을것이없는상태이다.
현재우리나라의현실에적용해도지극히맞는말이다.
<탈레스는만물의근원이되는실체에대한문제제기를최초로했다는점에서그리스최초의철학자로불린다.>
[탈레스-선물의기원,형이상학의기원]
탈레스는결혼을하지않았으며,
결혼한솔론을멋지게속여솔론으로하여금결혼얘기를하지도못하게했다.
그림자를이용하여피라미드의높이를단하루만에잰탈레스는
"만물의근원은물"이라고주장하여형이상학의도화선을이루었다.
탈레스가하늘의별을바라보면서명상에잠긴채밤길을가다가우물에빠졌다.
하녀로부터"발치도못보는주제에하늘일을무슨수로짐작하겠느냐"는핀잔을받은직후
탈레스는밀레토스의올리뷰압착기를모두매점매석해서압착기값이천정부지로솟게했다.
탈레스는무능한생활인이라는누명을벗고싶어서였는지모른다.(2권P72)
이렇듯탈레스는현대의금융파생상품인’선물’을제일먼저실행했던인물이다.
‘옵션’의경이한모습을경험한나로서는2000년전에’선물’을생각한탈레스가더없이위대해보였다.
[개혁을꿈꾼그라쿠스형제의어머니]
로마의귀부인들이둘러앉아저마다의목에건목걸이,팔에낀팔찌,귀에건귀걸이를자랑한다.
카르타고군대의한니발을꺾은로마의장군스키피오의딸코르넬리아는두아이를껴안고이렇게말했다.
"저에게는이두아이야말로세상에다시없는보물입니다."(2권P150)
여성의지위가상대적으로낮던그시대에,코르넬리아의묘비에는
"스키피오아프리카누스의딸이자그라쿠스형제의어머니인코르넬리아의무덤"이라고새겨졌다고한다.
[1달러짜리지폐에찍혀있는라틴어]
안누이스코엡티스(ANNUITCOEPTIS),"신은우리가하는일에미소를보낸다"
노부스오르도세쿨로룸(NOVUSORDOSECULORUM),"새로운세계의질서"
카이사르는영국(브리타니아),프랑스(갈리아),독일(게르마니아)을넘어로마문화의씨를뿌렸다.(2권p182)
로마제국의잔재에서문학의힘을읽어야한다고이윤기는말한다.
[루비콘강을건넌카이사르]
정치가,군인으로서카이사르는산문에도능했는데그의문장은간결하고직선적이다.(2권p184)
"루비콘강을건넜다.이제주사위는던져졌다"
"이렇게만써라.’왔노라,보았노라,이겼노라.(veni,vidi,vici)’"
"브르투스,너까지도."
종신집정관이된카이사르는왕위에대한열망이컸다.
그러나"왕이없는나라"는로마인들이오래지녀온전통이고,약속이었다.
사람들은카이사르에게’로마의왕’이라연호했지만,카이사르는짤막하게말했다.
"내이름은왕이아니라카이사르이다"
그러나,카이사르는곧’황제’의대명사가되었다.
"그리스도는’가이사(카이사르)의것은가이사(카이사르)에게돌아가야한다"고했다.
2000년전의영웅들의말과행동을현시점에서조명하는것
이윤기님의역작으로재미있고흥미롭게읽었다.
우리역사를외면하면서야기되는문제점을요즘에서야시정하려는분위기다.
역사는현재를만든노하우의축적인것을……
[영화페드라마지막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