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너무보고싶었다.
그간몇년동안
그러나기회는늘번번히비껴갔다.
이번엔큰맘먹었다.
평일에과감하게…..
그간사진에서만보아왔던등칡
섹소폰모양의꽃이저멀리보인다.
계곡에울려퍼지는섹소폰소리가들려오는듯하다.
몽롱한기분에빨리떠나자는소리가들린다.
아쉬움에자꾸되돌아본다.
덜컹거리는차안에서"등칡이다"소리친다.
내려서찍고갑시다.
다시마주한등칡
이번엔눈앞에생생한모습을전해준다.
이모습저모습마음의상상이소설을쓴다.
감탄과설레임이무아지경으로이끈다.
정말그래~동감의마음이그간알았던등칡에정보와교류된다.
초여름의햇빛이적당히비춘다.
도로옆비탈진바위곁에
그렇게날애태우던등칡은수많은꽃을피우며
인간이뭐라하든그렇게자연과동화되고있었다.
들꽃을찾는꽃객들
꽃객이귀찮아나무를잘라버린관계자
인간들의자기이익이부끄러워진다.
등칡의아름다움에취한마음한구석의어두움이다.
[등칡]
저멀리걸려있는매력덩어리에취하고취한다.
[등칡의암술]
등칡을찾은수많은벌과벌레를유혹하는암술…..
[또다른등칡]
등칡꽃에대해어떤설명을할수있을까?
詩한수에녹아있는등칡꽃의설명이너무나도생생하다.
등칡꽃/강영은
느릅나무둥치를타고오르는등칡의꼬부라진음계는벌레의귀만길어올리네
깊은우물의고요는들리는귀에겐커다란파문파문지는꽃중심향해
딱정벌레한마리제몸의바깥을들이미네
들어갈수록깊어지는음역을향해안팍을전복시킨딱정벌레
트럼펫처럼휘어진꽃나팔속무수히떨어지는꽃가루,잘못읽은분절음속에갇히고마네
앞에서보면여자의음부같고옆에서보면남자의양물같아한번들어가면빠져나오기힘들다는
팜므파탈의꽃
등칡이꽃을피웠네구부러진등이꽃을피웠네
천만길벼랑에내몸의바깥을쥐어주고싶은봄날,저,눈부신봄을꺽으려면
단단한뿌리에묶여있는등줄기를먼저읽어야하리
천길아래로낙화하는절벽을후렴구로두어야하리.
<시로여는세상>2010년가을호,신작소시집
[색소폰소리]
[님의향기]
쥐방울덩굴과(Aristolochiaceae)2속 쥐방울덩굴속(Aristolochia)2종
등칡(AristolochiamanshuriensisKom.)
쥐방울덩굴(AristolochiacontortaBunge)
강원도이북에많이자라지만,남쪽으로는경북청송의주왕산,경남거제도까지분포한다.
소백산이북의표고350-900m지역에서자란다.
잎모양이칡과비슷하게생긴목본성식물이므로"등칡"이라고하나"등나무"와는전혀다른식물이다.
성질이강건하므로재배작물로쉽게이용할수있고맹아력이강하다.[출처:풀베개]
등칡과칡은전혀별개의식물이다.
칡은콩과인데등칡은쥐방울덩굴과이다.
[쥐방울덩굴](2010.07.14포천에서)
등칡의별명은"큰쥐방울"이다.
그러고보니등칡과쥐방울은꽃모양이비슷하다.
쥐방울덩굴속의단두종뿐이다.
등칡은다릅나무혹은느릅나무줄기를비비꼬며휘감고있었다.수줍음이라도타는걸까."그럴리가요.등칡은그렇게얌전한녀석은아니에요."윤주복씨가고개를젓는다.
얌전하지않은나무라…?나뭇잎그늘아래꽃을보기위해허리를구부렸다.꽃은알파벳U자처럼휘어진모양새다.뭘닮은것도같았다.꽃을향해카메라를바짝들이대던사진기자가멈칫하더니작게중얼거렸다."이거너무야한데…."
등칡꽃은사실사람을민망하게하는구석이많다.등칡에대한문헌을뒤져보면’처녀는보면안되는꽃’이라는얘기도있고,’향기가독특해딱정벌레나파리가많이꼬이는꽃’이라는얘기도나온다.옆에서보면남성의상징을,꽃나팔이있는정면에서보면반대로여성의국부를닮았다고주장하는이도있다.음흉한상상력이라고흉보기엔생김새가꽤그럴듯하다.
악기를닮았다고말하는이들도있다.박상진경북대임산공학과명예교수는등칡을두고"손가락굵기의아기색소폰을닮았다"고썼다.트럼펫을닮았다는얘기도많이듣는다.
등칡꽃은살펴볼수록더욱오묘하다.고개를돌려꽃송이의얼굴을똑바로바라보면노란색꽃잎세장이맞붙어나팔꽃처럼작은동굴을만들고있는것이보인다.
동굴은새끼손가락이하나들어갈정도의크기,곤충은향기의꾐에빠져이동굴로제몸을집어넣는다.들어가긴쉬워도빠져나오긴쉽지않다.수꽃가루를몸에묻히고꽃송이의동굴로기어들어간곤충은아마도다시꽃나팔의입구로나가기위해버둥거릴것이다.그러나둥글게휘어진동굴절벽을기어오르는것이쉬울리없다.곤충의몸에붙은수꽃가루는덕분에아낌없이등칡의암술로떨어져내릴테고,등칡은곤충이버둥거릴수록수정을쉽게할수있게된다.
단면을아래에서바라보면더욱재미있다.암술이붙어있는꼭지부분은좀더밝고환한빛인데비해꽃잎으로열려있는동굴의입구는오히려상대적으로어두워보인다.
"어디까지나추측이지만,곤충의눈에서보면아무래도더밝은곳으로나가려고하겠죠?그런데그렇게기어올라간곳이동굴의입구가아니라정반대인암술꼭지인거죠."
탈출할수없는꽃의동굴…,한번들어온곤충은아무리밝은빛을향해기어올라도그곳이바깥세상이아닌꽃의중심일뿐임을깨닫고절망했을까.
알면알수록야릇한나무,등칡을온전히이해하려면아직도해야할이야기가많이남아있다.우리가’나무기행’의첫번째주인공으로등칡을정한이유도여기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