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남한산성 (3) – 감국의 향기, 남문의 일몰

만추에찾은남한산성

보고싶던성벽에뿌린내린산국을보고

여름꽃인큰제비고깔을뜻밖에본희열을느끼고

들국화중의진짜들국화,감국을보았다.

그리고남문에서본일몰

하루를다한태양이사라지며내뿜는마지막불꽃

멋진하루를보낸만족감에잔잔한평화가찾아온다.

그평화속에세월이그려진다.

세월이가면서바뀐내자신의처지가

또다른내가어떤탄생을기다리고있는지…

숨을크게쉬며

주먹을쥐어본다.

[큰제비고깔]

[산국]

[쑥부쟁이]

[코스모스]

[단풍나무]

[달맞이꽃]

[걷기좋은남한산성성곽길]

연인의다정함,가족의소중함,친구의친근함….

남한산성성곽길에묻은삶의흔적이참소중하다.

[감국]

감국은산국보다조금꽃이크다.

향기는감국이훨씬좋다.

그감국을어스름한저녁에본다.

손길에뜯기고철이지났지만그아름다움은여전하다.

[딱지꽃]

[그령]

풀들도단풍이들었다.

푸른잎은노랗게변했다.

그령도그랬다.

[만추의남한산성]

[성곽의구멍으로본풍경]

[남문의일몰]

비오는날빗물속의추억이있고

맑은날아름다움석양과일몰의희열이있다.

일몰이아름답다는것은하루에멋졌다는뜻일게다.

(사진:2012-10-21남한산성)

세월이가면/박인환詩(1956년)/박인희노래

지금그사람의이름은잊었지만

그의눈동자입술은

내가슴에있네

바람이불고

비가올때도

나는저유리창밖

가로등그늘의밤을잊지못하지

사랑은가고

과거는남는것

여름날의호숫가

가을의공원

그벤치위에

나뭇잎은떨어지고

나뭇잎은흙이되고

나뭇잎에덮여서

우리들사랑이사라진다해도

지금그사람이름은잊었지만

그의눈동자입술은

내가슴에있어

내서늘한가슴에있건만

박인환(1926.8.15~1956.3.20)

박인환은시인이었지만,생전에시집이라고딱한권을내었을뿐인무명의시인이었다.

키크고훤칠한멋쟁이였고,술을마시지않고는하루도버티지못했고,

외항선을탄다느니기자를한다느니,서점을차린다느니하며이것저것을하였지만,

딱히잘된일은하나도없었다.

전후얼마지나지않은시절에,

보이는높은건물이라고는명동성당과국립극장정도인명동거리를밤마다헤매이며,

찻집에는만년필을저당잡히고,대폿집에서조차술값이밀려외상으로술을마시며,

댄디즘과자조와,직시하고픈한편으로눈을돌리고싶도록스산한현실의사이를오락가락하며살고있던,

그런어느초봄날저녁에..

명동의대폿집은성이라는곳에서

술을마시다불현듯필이꽂혀박인환이즉석에서시를쓰고

동석한극작가이진섭이곡을붙여만들어졌

함께있던나애심이즉석에서노래를부른세월이가면은

이후현인을거쳐박인희의노래로더유명해졌다.

그는이시를쓰고일주일만에31세로생을마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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