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너희들 아버지를 만나서도 할 얘기가 있구나 [블로그비망록 No.161]
어렵사리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인기관에 취업한 나는 두툼한 첫 월급봉투를 어머니의 손에 쥐어드렸다.
‘어머니, 이제 고생은 끝났습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모든 책임을 지는겁니다. 어머니는 편히 쉬세요.‘
어머니는 그 월급봉투를 가슴에 안고 오열했다. 그건 그대로 피눈물이었다. 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젊은나이에 청상이된 어머니는 온갖 고통과 역경을 이겨내고 삼남매를 키워냈다. 그리고 그 고통스러운 시간이 끝나는 순간 무너진 것이다. 남동생이 의대를 졸업, 의사시험에 합격한후 병원으로 첫 출근하는날 아침, 어머니가 말씀했다.
‘이제 내 일은 끝났다. 그동안의 고생은 소설로는 다 못쓴다. 이제는 너희들 아버지를 만나서도 할 얘기가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