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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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立春)은 태양이 황경(黃經;춘분점에서부터 황도를 따라 잰 천체의 각도 거리) 315도 일 때이다. 양력(陽曆)으로는 2월 4일이나 5일경으로 봄이 시작됨을 알리는 절기이다. 미국 달력에는 Spring begin으로 표시 되어 있다.

입춘 전날을 절분(節分)이라 하는데 이는 절기의 마지막이라는 뜻으로, 이날 밤을 “해넘이”라고 불렀었다. 24절기가 새로 시작되는 날로 한국이나 중국, 월남에서는 특별한 날이기도 하다. 명리학(命理學)에서는 입춘을 새해가 시작되는 날로 본다.

입춘에는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등의 입춘방(立春榜)을 대문에 붙여서 입춘에 좋은 일과 양(陽)이 승하여 경사가 많기를 염원한다.

예부터 입춘절기가 되면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를 했다. 아낙들은 집안 곳곳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남정네들은 겨우내 넣어둔 농기구를 꺼내 손질하며 한 해 농사에 대비했다. 소를 보살피고, 재거름을 부지런히 재워두고, 뽕나무 밭에는 오줌을 주고 겨우내 묵었던 뒷간을 퍼서 인분으로 두엄을 만들기도 한다. 바야흐로 바빠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입춘(立春)날 오신채(五辛菜)라는 나물을 먹었는데, 다섯 가지 매운 맛과 색깔이 나는 햇나물 모듬이다. 그 유래는 경기도 내의 산이 많은 양평(陽平), 지평(砥平), 포천(抱川), 가평(加平), 삭녕(朔寧), 연천(連川)}에서 햇나물을 눈 밑에서 캐내 임금께 진상하여 수라(水刺)상에도 올렸다.

햇나물 무침을 먹는 이유는 겨우내 결핍된 신선한 야채를 보충하기 위한 것으로 민간(民間)에서도 이를 본받아 입춘절식(立春節食)을 먹는 풍습이 생겼다. 아홉가지 나물 가운데 노랗고 붉고 파랗고 검고 하얀 다섯 가지 나물을 골라 무쳤다. 파, 마늘, 자총이, 달래, 평지, 부추, 무릇, 미나리의 새순 등이 그것이다.

오신채의 또 다른 의미는 이 험한 세상 살아가는 데 다섯 가지 괴로움 즉 맵고, 쓰고, 시고, 쏘는, 이 오신채를 먹음으로써 그 인생의 다섯 가지 고통 (人生五苦)를 참으라는 처세의 교훈도 담겨져 있다.

오신채는 자극이 강하여 남자에게 정력을 왕성하게 하는 음식으로 꼽았다. 절간의 수도승은 오훈을 금한다고 했는데 그 오훈이 정욕을 자극하는 오신채이며 그 속에 있는 마늘 기운을 산기(蒜氣)라 표현했는데 정력을 주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시대의 변천으로 옛 풍습을 지금도 지속할 수는 없으나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의미는 여전할 것이다. 지난 한해 동안 어려움이 있었다면 해가 바뀌는 시점에서 한 획을 그음으로 새로운 각오가 생길 수 있어서 좋고, 지난 해 좋은 일이 있었다면 새해엔 그보다 한 단계 더 up grade한 좋은 일을 기대할 수 있으니 좋다.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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