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소주(tokki so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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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소주(tokki soju).

한 미국인이 한국에서 한국의 전통소주 양조법을 배우고 왔다. 그가 배운 대로 뉴욕에서 그 소주를 직접 양조하여 2홉짜리를 온라인에서 $24.95 달러에 판매하고 있는데 애주가들의 반응이 좋다고 한다. 뉴욕 브루클린(Brooklyn)에 토끼소주 시음장도 있다.

누룩과 쌀로 빚은 술, 그 누룩은 일반 이스트와는 다르다는 게 그의 주장이고 첨가되는 천연 재료의 향이 그대로 살아 있는 데서 그가 애초에 한국의 전통 소주에 매료된 것이라 한다.

일반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희석식 소주는 다섯 번 증류하여 알코올의 순도를 높인 다음 물을 섞어서 판매를 하는 것이지만 전통소주는 한번 증류한 것이 완제품이 되는 것에 차이가 있다. 전통소주는 생산량이 저조한 연유로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

그 기사를 보면서 두 가지의 충격을 받았다. 우선은 그 소주의 이름이다. 술을 앉히며 그 일정을 음력에 맞춰서 잡는 것을 보면서 달의 ‘옥도끼’ 전설을 알 게 되었는데 그래서 술 이름을 ‘토끼소주’라 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상호이름을 외래어 내지는 외래어를 조합한 합성어라서 설명이 없으면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상호뿐만이 아니라 아파트의 이름 역시 마찬가지다. 왜정시대엔 일제가 우리 말을 말살 시키려 했었지만 이제는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우리 말을 지우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오히려 외국인은 한국어를 이용하여 그 상품에 대한 이미지를 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의 충격은 우리 고유의 것에 대한 가치관(value)이 내국인과 외국인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흔히 온고지신(溫故知新)을 말 하지만 애초에 우리 것은 다 고리타분한 것이라고 제쳐 놓고 새로운 것만을 찾아 나서니 그게 문제이다.

남의 것을 카피하면 그 결점까지 따라온다. 원 개발자는 그 결점을 해결 할 수 있으나 모방을 한 자는 그런 원천 기술이 없기에 결국은 망할 수 밖에 없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거북선, 그러나 그 후속이 없다. 한국에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대 히트를 쳤다. 3억 인구의 미국에서 20만부 팔린 책이 4천만 인구의 한국에서는 6개월 만에 백만 부가 팔렸다. 저자가 두 번이나 한국에 가서 공개강좌를 하였다.

정약용은 200여 년 전에 목민심서에서 마이클 보다 더 디테일하게 예를 들면서 그 ‘정의(正義)를 정의(正意)’ 하였다. 백만 부의 책을 팔아 준 사람들 중에 과연 몇이나 목민심서를 읽었을 지가 궁금하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노던 달아
저기 저기 저 달 속에
계수나무 박혔으니

옥도끼로 찍어내어
금도끼로 다듬어서
초가삼간 집을 짓고

양친 부모 모셔다가
천년만년 살고 지고.

 

노벨상 수상자들 중 대부분은 늘 곁에 고전을 두고 읽었다고 한다. 한국의 달 속에 있던 토끼가 뉴욕으로 달아 났으니 금년 추석에는 꼭 확인을 해 보시라. 5/11/16 cane091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