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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지해범의 신강위구르지역 여행기(2) - China Inside
지해범의 신강위구르지역 여행기(2)

지해범의 신강위구르지역 여행기(2)/상해에서 우루무치로

비행기는 해를 따라 서쪽으로 서쪽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해보다 빠르지는 못했다.

비행기의 작은 창으로 지는 해의 붉은 빛이 비스듬이 들어왔다.

그 붉은 빛은 내 옷과살과 머리속까지 스며들어 빨갛게 물들였다.

황혼은 나를 사색에 빠뜨리곤 한다.

황혼의 붉은 빛은 영원(永遠)의 빛깔 같게도 느껴지고,그래서인지 인간의 유한성을달래주는 것 같기도 하다.

상해에서 오후에(정확한 시간은 잊었음)우루무치행 비행기에 오른 뒤 나는 줄곧 바깥을 내다보았다.

비행기에서 밖을 내려다보면서,땅을머리속의 지도에 대입해보는 것은즐겁다.

"아하, 저곳이 지도의 어디쯤 되겠지."

"아, 지형이 저러니 홍수가 날 수밖에…"

약 1시간 가량 도시와 평야를 지났을 때 공중소저(空中小姐/스튜어디스)가 얼핏 장강(長江)의 삼협이라고 얘기했던 것도 같은데, 지금기억은 뚜렷하지 않다. 황하라고 말했는지 모른다. 벌써 10년이나 지난 일이니말이다.

비행기는어느새 산악 지대로 들어섰다.

지도상에 그려진누런 색깔 부분으로 들어선 것이다.

내가 탄 비행기는 그 지도책 위의 작은 점이 되어 서쪽으로 가느다란 선을 그리며 날아가고 있을 것이다.

공중에서 내려다 보는 산악지대는 나의 얕은 역사지식에도 상상력을 불어넣는다.

삼국시대 유비의 촉(蜀)이 약한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위(魏)-오(吳)와정립(鼎立)할 수 있었던요인중의 하나는 지리적배경이었다. 평원을 달려온 위의 군사는 높은 산맥에 가로막혀 번번이 공격에 실패하곤했다.

황하문명이 황하의 중류지역에서 발원하고, 중국 역사 초기의 역대 왕조들, 예컨대 진 한 당 등의 역사무대가 황하의 중하류 일대였던 점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더잘 이해된다. 상류에서 황토를 깎아먹은 거센 물결이 중류지역에서 유속이 떨어지면서 비옥한 퇴적층을 형성했다는 것이 구불구불한 강 줄기를 보면서 느껴진다. 그곳에서안-낙양-정주-개봉 등의 도시들이 형성되었다.

중국의 지도책을 펴놓고 베이징(北京)에서 난닝(南寧)을 잇는 직선을 그어보면, 오른편은 평야지대, 왼편은 산악지대로 크게 나뉘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어디선가본 자료에 따르면 이 선의 오른편에중국 인구의 70% 이상이 거주한다고 했던기억이 가물거린다.

하지만 요즘 나는나 자신의 기억 조차도 크게 믿지 않는다. 특히 수치는 그렇다. 그러니 인구의 70%인지 80%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어느듯 석양의 해가 멀어지고 있다.천지가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다.

멀리서 도시의 불빛이 눈에 들어온다.

그것은 마치어둠속에반짝이는 유리알 여러개를 뿌려놓은듯한 흐릿한도시의 야경이다.

그 어둠속을 내다보자니,내가 공중을 붕붕떠가는 것인지 아니면 검은색 물감속을 헤엄쳐 가는지 헷갈릴 정도다.

"이러다가 비행기 고장으로저 어둠 속에 불시착이라도 한다면…"

미지의 여행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그런 상상으로 나타났다.

그런 암흑속에서제법 큰 무더기의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사막 한 가운데그처럼 큰 도시가 있으리라고 상상하지 못할규모다.

비행기는 천천히 그 불빛들을 선회하더니제 자리를 찾아가듯 활주로로 미끌어져 내려갔다.

비행기의 문이 열리고 나를 처음 맞은 것은 신강 특유의 모래바람이었다./계속

1 Comment

  1. 최진삼

    2004년 8월 10일 at 11:59 오전

    여름철에 "운동선수의 발(무좀)"은 정말싫어서 덧글담니다.
    에고 무서운 쥔장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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