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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스크랩]    [북, 중국의 동북 제4성 되나<중>] 단둥의 대북 송유관

[북, 중국의 동북 제4성 되나<중>] 단둥의 대북 송유관

압록강 바닥엔 북한 생명줄 송유관이…

북, 수입원유 100% 중국에 의존
국경 빠산엔 거대한 원유 저장고
"중국지원 끊기면 북탱크 올스톱"

단둥=지해범기자 hbjee@chosun.com
입력 : 2005.07.14 18:50 23′ / 수정 : 2005.07.15 09:17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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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지원 원유, 중국 동북 제4성

“이곳에서 송유관이 강바닥으로 들어가지요. 강을 건너면 북한쪽 봉화 연유소(煉油所·정유소)로 이어져요.”

지난 6월 중순, 중국 단둥(丹東) 시내에서 북동쪽으로 15㎞쯤 떨어진 쥬롄청(九連城) 마스(馬市)촌의 압록강 기슭에서 대여섯 명의 인부들이 콘크리트 양성 작업을 하고 있었다. 강 제방의 움푹 팬 곳에서 레미콘트럭이 사다리꼴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붓자, 인부들은 그것을 삽으로 평평하게 폈다. 거푸집의 너비는 1m쯤 되어보였다. 16~20인치짜리 송유관과 가스관 2개가 묻힐 만한 너비였다.


▲ 덮개 보강공사를 하고있는 중국 단둥 북동쪽 마스의 대북 송유관 시설. 제방 오른쪽이 압록강이다.

‘지금 무슨 작업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현장 관계자는 “이곳에 도로가 날 예정”이라며 “덮개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다리꼴 모양의 콘크리트 덮개에 싸인 송유관이 강 바닥 4~5m 깊이에 묻혀 압록강을 건넌다”고 덧붙였다.

작업장 옆 건물 안쪽에는 ‘수유관도(輸油管道·송유파이프)’라고 쓴 나무팻말이 보였다. 1970년대 건설된, 중국에서 북한으로 연결된 송유관이 묻힌 곳임을 말해주는 표지다. 그러나 마스 수유관에는 송유관 개폐(開閉)밸브가 있을 뿐 원유저장시설은 눈에 띄지 않는다.

대북지원 원유 저장시설은 마스에서 10여㎞ 떨어진 ‘빠산(八三)’이란 농촌마을에 있었다. 논밭 사이에 굵은 철조망이 둘러쳐진 ‘빠산 유쿠(油庫·유류저장고)’ 입구에는 ‘중조우의수유기공사(中朝友誼輸油氣公司)’란 입간판이 걸려 있고, 본사인 중국석유총공사(CNPC)의 영문 로고가 곳곳에 붙어 있다. 중국과 북한의 우의를 상징하는 이 건물 뒤편으로 원통형의 원유 저장고 여러 개가 눈에 들어왔다.

한 직원에게 ‘이곳의 원유는 어디에서 오는가’라고 묻자, 그는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다칭(大慶)유전에서 온다”고 대답했다. 중국 최대 유전인 다칭의 원유가 약 800㎞의 지하송유관을 거쳐 이곳에 도착한 뒤, 압록강변의 마스 송유시설을 통해 북한으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중국이 매년 북한에 지원하는 원유는 해마다 들쑥날쑥이다. 많은 해에는 94만t에 달하지만, 적은 해(1999년)에는 32만t에 그쳤다. 이는 북한 원유 수입총량의 70~100%에 달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1999년 이후부터는 수입원유의 100%를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는 점. 북한이 원유를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통일연구원 손기웅(孫基雄)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996년부터 시작된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의 50만t 중유지원이 2002년 11월에 끊기면서, 중국 원유는 북한에 사활적인 요소가 되었다”고 말했다.

북한에 전달된 원유는, 평북 피현군의 봉화화학공장에 도착, 정유를 거쳐 평양 등 북한 각지로 공급된다. 봉화화학공장은 70년대 중국의 지원으로 건설된 시설이다. 에너지가 귀한 북한에서 석유는 정권안보와 직접 관련이 있는 핵심 부서에만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의 한 대북사업가는 “정제 석유는 주로 군부대의 연료로 사용된다”면서 “중국이 원유공급을 중단하면 북한군 탱크는 모두 멈춰설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군장비도 에너지를 거의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 중국의 대북 원유 지원량은 90년대 초반에 비해 절반으로 축소되고 있다. 경제발전을 꾀하는 북한으로서는 수입원유의 전량을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절대량마저 줄어듦으로써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고 있다. 동덕여대 이동률 교수는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막는 차원에서 최소한의 에너지만 지원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중국의 원유는 종종 북한핵 해결을 위한 ‘대북압박 카드’로 거론된다. 지난 2003년 6자회담이 결렬됐을 때도, 중국은 ‘송유관 수리’를 핑계로 원유지원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린외교와 대국외교를 함께 고려하는 중국은, 대북영향력 유지를 위해 이 ‘카드’를 아껴두고 있다. 에너지와 식량이라는 2대 전략물자를 포함해 각종 공산품을 거의 중국에 의존하는 북한경제는 이대로 가면 중국경제에 예속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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