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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초에 촬영을 시작하는 왕가위 감독의 신작으로 ‘일대종사’라는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양조위, 장쯔이 등 중화권 톱 스타들과 한류스타 송혜교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소룡의 스승인 영춘권의 명인 엽문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 2009년 12월 22일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2009 외국문학 번역지원’ 대상으로 7건을 선정했다. 대산문화재단은 지원 대상자에게 번역 지원금 500만~900만원을 준다. 번역이 완료된 작품은 문학과지성사에서 대산세계문학총서로 출판될 예정이다. 7종류의 작품 중 ‘경화연(鏡花緣)’이라는 생소한 작품이 포함돼 있다. 1828년에 나온 고전이다. 이 소설은 중국 청나라 때 이여진(李汝珍)의 작품이다. 경화연은 당나라 측천무후 때를 배경으로 당시의 타락한 정치와 사회를 풍자했으며, 모두 100회로 구성돼 있다. 풍자·유머가 풍부하며 남녀평등론·사회개혁론 등 당시로서는 진보적인 의견이 개진돼 눈길을 끈다.

# 2008년 10월에 국내 개봉된 영화 중에 ‘화피(畵皮)’라는 작품이 있다. ‘화피’는 인간을 사랑하게 된 아름다운 요괴와 사랑을 위해 스스로 운명을 바꾼 여인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용맹한 한 장군의 엇갈리고 기이한 사랑을 그렸다. 이 영화는 2008년 9월 26일 중국과 홍콩을 비롯해 아시아 6개국에서 동시 개봉한 뒤 19일 만에 중국 역대 박스오피스 사상 세 번째로 최단기간에 2억위안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과 함께 세계 양대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이 막강한 문화콘텐츠를 바탕으로 전세계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문화콘텐츠가 가장 많은 나라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문화대국을 노리고 있다.

중국은 오랜 역사와 방대한 영토,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해온 나라다. 시대와 공간은 달라도 세상을 살다간 인간으로서 겪었던 여러 경험과 감정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점이 중국문학의 강점이다.

중국 고전문학 중 콘텐츠의 보고(寶庫)는 역시 삼국지·수호전·서유기 트리오다. 유비·관우·장비·조자룡·조조·제갈량·여포 등 수많은 영웅호걸이 나오는 삼국지는 방대한 스케일과 풍부한 스토리, 개성 넘치는 수많은 등장인물이 시너지 효과를 낳아 중국뿐만 아니라 동양권 대표 고전의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예전부터 “삼국지를 안 읽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인생과 역사의 이해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는 작품이다. 한국보다 중국 영향을 적게 받은 일본에서도 다수의 삼국지 매니아층이 형성돼 있는 데서도 삼국지의 파괴력을 짐작할 수 있다.

삼국지는 워낙 양이 방대해 드라마로 제작해도 수십 편이 소요되며 한두 장면만으로도 영화 한 편을 만들 수 있다. 거장 오우삼 감독은 2008년 7월 아시아 영화 사상 최고의 제작비인 800억원(8000만달러)을 투자해 삼국지의 하이라이트인 적벽대전을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었다. 이 작품은 세계 35개국 선판매가 이뤄졌다. 2009년 1월 국내 개봉한 ‘적벽대전2:최후의 결전’은 설날 연휴 최고흥행작으로 각광을 받았다. 삼국지의 한 장면인 적벽대전 2부작은 아시아를 뛰어넘어 전세계가 주목했다. 거대한 중국의 자본력과 첨단 촬영기법이 아시아 대표 고전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를 비롯한 전세계는 이처럼 중국 고전에 기반을 둔 대작이 속속 출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중국 고전문학이나 무협소설을 영화화한 작품들. 1.백발마녀전 2.와호장룡 3.포비든킹덤 4.화피 5.천녀유혼
4대 기서, 삼국지·수호전·서유기·금병매

이른바 중국 4대 기서의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하는 고전은 ‘수호전’이다. 수호전은 송대 산둥성 양산박을 배경으로 모여든 108명의 영웅이 부패한 조정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의 전형적인 영웅담이다. 송강·임충·이규·무송·노지심 등 수호전에 등장하는 108명의 영웅은 저마다 개성이 넘치고 특기를 갖고 있어 영상으로 옮기기에 제격이다. 중국은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후 우선 삼국지를 콘텐츠의 보고로 활용하면서 서양인들에게 중국고전을 친숙하게 만든 후 다른 고전을 소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수호전은 중국의 두 번째 역점 고전으로 거론될 만큼 대중성이 뛰어나다.

‘동양의 아라비안 나이트’인 서유기는 판타지가 붐을 이루는 요즘 시대에 적합한 고전이다. 삼국지 등장 인물 중 하나인 사오정은 우리 사회에서 농담의 소재로도 쓰이는 등 서유기는 한국 문화의 일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서유기는 요즘 판타지의 태두로 불리는 ‘반지의 제왕’과 비교해도 스케일이나 현대성에서 오히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은 명작이다. 서유기는 중국발 판타지의 선봉장으로 기대를 한 몸에 모으고 있다. 2008년 성룡과 이연걸이 출연해 화제가 됐던 ‘포비든 킹덤: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는 바탕에 서유기가 깔려 있다.

이들 트리오 외에 이른바 중국에는 4대 기서, 8대 기서가 있다. 4대 기서에는 금병매가 들어가고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홍루몽, 유림외사, 금고기관(今古奇觀), 요재지이 등을 포함하면 8대 기서가 된다. 금병매와 홍루몽은 사랑에 빠진 남녀의 심리변화를 잘 포착한 애정소설의 수작이다. 유림외사, 금고기관, 요재지이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다수 담고 있다.

중국판 전설의 고향 ‘요재지이’

이 중에서 특히 주목받는 고전은 포송령의 ‘요재지이(聊齋志異)’다. 요재지이는 요재(포송령의 호)가 기이한 것을 기록했다는 뜻이다. 청나라 초기의 괴기담인 요재지이는 민간에서 떠돌던 이야기 500여편을 수록한 것이다. 중국판 ‘전설의 고향’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요재지이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아 속속 영화화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된 2008년 개봉작 ‘화피’는 요재지이가 원작이고 1987년에 제작돼 아시아에 신드롬을 일으킨 ‘천녀유혼’도 요재지이의 한 편이다. 천녀유혼은 고(故) 장국영이 순진한 서생 영채신 역을, 왕조현이 나무귀신의 양녀 섭소천 역을 맡았다. 이 작품에서 왕조현은 몽환적인 절대미를 내뿜어 아시아의 스타로 떠올랐다.

무협소설도 현대고전으로 각광

최근 들어서는 전통시대에 만들어진 중국 고전문학 외에 20세기에 선보인 무협소설도 현대의 고전으로 각광받고 있다.

20세기 초반의 중국 무협 소설가로는 평강 불초생(不肖生)과 환주루주 이수민(李壽民)이 유명하다. 평강 불초생은 1920년대에서 1930년대에 걸쳐 ‘강호기협전(江湖奇俠傳)’ 등의 작품을 발표해 이수민과 함께 근대 무협소설의 기초를 닦았다. 강호기협전은 1930년대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이 작품은 ‘불타는 소림사(火燒少林寺)’라는 제목으로 여러 차례 영화화됐다.

이수민은 근대 무협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촉산검협전’의 작가로 유명하다. 촉산검협전은 현대 판타지 소설을 방불케 하는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불교 및 도교에 대한 풍부한 학식을 바탕으로 ‘서유기’와 ‘봉신연의’의 계보를 잇는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1983년 서극 감독이 정소추, 임청하 등을 주연배우로 기용해 만든 판타지 무협영화 ‘촉산’의 원작이기도 하다.

2차대전 후 무협소설의 3대가로 김용(金庸), 양우생(梁羽生), 고룡(古龍)이 손꼽힌다. 김용은 중국 무협소설을 대표하는 작가다. 김용은 흔히 영웅문 시리즈로 불리는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등 3부작과 천룡팔부, 소오강호, 녹정기 등 무수히 많은 걸작을 선보여 중화권에서 ‘신필(神筆)’로 떠받드는 존재다. 양우생은 ‘칠검하천산’ ‘백발마녀전’ 등이 대표작이다. 1993년 국내 개봉된 백발마녀전은 중성적인 매력의 미녀 임청하가 주연을 맡아 사랑의 고뇌가 지나쳐 한순간에 머리가 백발로 변하는 슬픈 인생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고룡은 추리무협으로 유명하다. 중국 검술영화의 명작 ‘유성호접검’은 고룡 작품에 근거한 것이다. 중국의 홍길동 격인 ‘초류향’과 ‘절대쌍교’ ‘육소봉전기’ 등의 작품도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됐다. 중화권에서는 이들 거장의 작품이 항상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 중이라고 보면 된다.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의 고전 ‘춘향전’이 여러 번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된 것처럼 이들 작품도 수많은 감독과 연기자들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할리우드 파고든 무협코드

중국의 무협 코드는 이미 해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0년 이안 감독이 만든 ‘와호장룡’은 ‘대나무숲 결투’ 장면이 예시하듯이 무용을 방불케 하는 유려한 동작으로 전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와호장룡을 연상케 하는 액션 장면이 다수 쏟아졌다. 매트릭스 2편은 1편에 비해 액션 신이 중국풍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요즘은 미국영화에서도 동양무술 스타일의 발차기나 주먹다짐을 예사로 볼 수 있다. USA투데이는 2007년 7월 2일자에서 할리우드에 큰 영향을 준 영화 25편을 선정했는데 그중에 와호장룡이 19위를 차지했다.

소설 등과 함께 중국이 자랑하는 고전문학으로 시가 있다. 중국시는 뜻글자가 갖는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당나라 때의 한시(漢詩)를 가리키는 ‘당시(唐時)’는 이백, 두보, 백거이 등 뛰어난 시인들이 각자 개성을 살려 다양한 수작을 다수 만들어내 영시와 함께 세계 양대 시로 손꼽힌다. 이들 한시는 중국 차나 술, 음식 등을 알리는 글과 사진 등과 함께 쓰이면서 중국을 고품격 국가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중국 고전문학에는 소설, 시 외에 경전, 잡문, 희곡 등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각종 콘텐츠의 보고가 될 만한 작품이 무수히 많다. 중국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편에 속하는 한국에도 알려진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얼마나 많은 작품이 있는지 중국인들도 짐작조차 못하고 있다. 중국 문학사의 권위자인 송철규 한중대 교수는 “중국은 5000년간 축적된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전세계를 상대로 문화 공세를 펼쳐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철 차장 ycpark@chosun.com

2 Comments

  1. 김진아

    2010년 1월 26일 at 3:18 오전

    백발마녀전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 ㅎ
    무협소설은 친정아버지도 남편도 엄청시리 좋아합니다.
    무협이야기, 뭐 꺼내기 시작하면 군대이야기 뺨칠만큼 이야기가
    길어지더군요. ㅎㅎㅎ

    중국의 고전문학..그들의 이야기가 영화로 펼쳐지고..
    보면서도 배아프고, 우린 왜 그리 못하나 하는 생각에 빠집니다.   

  2. 지기자

    2010년 1월 26일 at 11:21 오전

    전 대학 다닐 때 유성호접검에 흠뻑 빠진 적이 있어요.
    그 전에는 돌아온 외팔이,봉신방 등이 재미있었고…
    중국인들의 상상력 대단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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