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WP_Widget에서 호출한 생성자 함수는 4.3.0 버전부터 폐지예정입니다. 대신
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한국은 다시 중국의 ‘조공국’으로 전락할 것인가 - China Inside
한국은 다시 중국의 ‘조공국’으로 전락할 것인가

한국은 다시 중국의 ‘조공국’으로 전락할 것인가

—서평/조선일보 2010.10.9일자

지해범 조선일보 중국전문기자

중국이세계를지배하면.jpg

‘중국’이라는 존재만큼 한민족의 유전자에 오랫동안, 그리고 또렷하게 새겨진 화두(話頭)는 없다. 어떻게 하면 거대한 중국에 흡수되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가느냐는 문제는 당의 100만 대군과 맞딱뜨린 고구려의 연개소문에서부터 중공군의 참전으로 다시 서울을 빼앗긴 이승만에 이르기까지 이땅의 지도자들이 한시도 잊을 수 없는 난제(難題)였다. 그리고 이 화두는 TV와 자동차를 한대라도 더 팔기 위해 “니 하오”를 외치는 재중 한국기업인이나 북핵·천안함·한미연합훈련 등에서 중국의 태도를 살피는 현 정부에게도 똑같이 유효하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우리 중국인들에게 19세기는 치욕의 시대였고, 20세기는 그것으로부터 탈출하는 회복의 시대였으며, 21세기는 우리의 우수성을 떨치는 시대가 될 겁니다.” 그의 말처럼 지난 세기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의 재능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의 전략으로 국력을 키운 중국은 이제 세계를 향해 포효하기 시작했다. 지난 9월 발생한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 분쟁’에서 중국이 경제적 파워로 일본을 굴복시킨 일은, 훗날 역사가들에 의해 ‘시대구분’의 기점이 될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다시 우뚝 선 ‘거인’이 세계를 지배하는 날은 올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 영국의 국제관계 전문가인 마틴 자크는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원제 : When China Rules the World)’이란 책에서 “예스”를, 오스트리아 출신의 종군기자 에릭 두르슈미트는 ‘용의 유전자(원제 : BEWARE THE DRAGON China:1,000 Years of Bloodshed)’에서 “노”란 대답을 내놓는다.

북경 인민(人民)대학에서 초빙교수를 지낸 자크는 이 책에서 유럽의 중국관을 비판한다. ‘중국의 부상은 경제적 측면에 국한될 것이며, 중국은 적당한 때 서구식 국가가 될 것이며, 국제사회는 앞으로도 지금의 모습을 유지할 것’이란 유럽의 가정이 모두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중국은 놀라운 경제발전에도 불구하고 서구식 국가가 되기는 커녕 독자적 문명권으로서 중화사상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자국의 영향력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크는 “어떠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중국은 경제성장을 지속하면서 (미국과 함께) 양대 강국으로 부상하거나 궁극적으로 유일한 세계 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중국실탄사격훈련.jpg

<실탄사격 훈련에 나선 중국 군함>

중국 공산당의 미래에 대해 서방 학자들이 대체로 어둡게 보는 것과 달리 그는 “중국을 성공적으로 변모시켜 높은 지지를 받는 공산당은 앞으로 20년 이상 계속 집권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 뿐만 아니라 중국식 정치는 서구 정치모델의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며, 중국의 유교적 도덕관이 가치관 경쟁의 중심에 서고, 소프트파워로서의 중국문화, 중국음식, 중의학 등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한다. 헤게모니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중국 천하’가 온다는 것이다. 국제질서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중국은 앞으로 세계를 어떻게 다룰까.

“중국은 적절한 때가 오면 막강한 군사력을 확보할 것이지만, 향후 50년 동안은 특별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반면 중국이 다른 곳보다 더 고도의 문명을 갖고 있다는 수천년의 ‘우월의식’은 분명히 표출될 것이다. 특히 동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를 대하는 태도에서 중국인의 우월의식이 위계질서와 결합되어 나타날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우월의식이 동아시아에서 베스트팔렌 체제의 약화와 함께 ‘조공제도’와 같은 불평등 관계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의 예측이 맞다면, 한국도 중국의 영향권 속에 편입된다는 얘기가 된다. 외교 안보 등에서 그런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21세기에도 ‘중국’이란 화두를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용의 유전자’를 쓴 두르슈미트는 자크와 다른 시각으로 중국을 본다. 그는 “어떤 특정한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인류의 절반 정도를 희생할 수도 있을 것”이란 마오쩌둥의 말을 인용하면서, 중국을 ‘주변의 다른 문명 세력들과 주기적으로 충돌하며,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희생자를 내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나라’로 규정한다. 중국이 국경선을 넘어 전쟁에 나설 때면 공격성과 전투력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징기스칸의 잔혹한 유라시아 정벌, 명대 정화(鄭和)의 아프리카 대원정, 20세기 중반 6·25전쟁 개입, 우수리강에서 벌어진 소련과의 충돌을 자세히 검토한 뒤, 이렇게 경고한다.

“베이징의 야심적인 군 현대화 계획과 점차 강해지고 있는 민족주의는 주변국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면서 주변지역의 안정을 해칠 것이다. 특히 중국은 태평양에서 미국을 몰아낸 뒤, 태평양의 새로운 맹주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용의유전자.jpg

두르슈미트는 중국의 초강대국화에 동의하지만 그 과정에서 두가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는 미국 러시아 일본이 중국의 전횡을 태연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다른 하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내부로부터의 개혁요구이다. 그는 “중국의 경제가 다원화되는 오늘날 전체주의적 일당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 당장은 중국의 젊은이들이 자본주의 체제를 향해 달려가는 것에 몰두하고 있지만, 그들이 민주적인 정치체제 속에서 인권과 자유와 법치를 요구할 때가 곧 닥칠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의 부가 증가하면서 부패가 최고조에 달하고 범죄가 증가하며, 사회안전망이 와해되자 인민들이 항의하는 사태가 이어졌다”면서 “중국은 내부적으로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상반되는 주장을 펴는 두 권의 책을 읽다보면 양쪽 모두에 고개를 끄덕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중국 자체에 그런 ‘이중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두 책은 공통적으로 ‘중국의 시대’가 왔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그 이후’를 다루고 있다. 중국계 미국인 변호사 고든 창이 ‘중국의 몰락’을 낸지 거의 10년만이다. 중국의 위상이 이 기간 얼마나 바뀌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두 책은 2008~2009년에 쓰여져 최근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개인의 시각을 강조한 부분이 눈에 띈다. 가령 자크의 책에서 ‘저임금 시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거나 ‘중국은 대양해군을 양성할 계획이 없다’는 부분은 중국의 실체와 다른 내용이다. 두르슈미트는 젊은 세대의 민주화 역량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저자의 논리는 중국이란 거인과 영원히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에게 유용한 분석의 틀을 제공한다./지해범 중국전문기자 hbjee@chosun.com

7 Comments

  1. 풀잎사랑

    2010년 10월 12일 at 8:05 오후

    유럽은 한참.. 중국을 모르는 소리지요.
    정말 무서운 나라가 중국이란것을…
    조공국까지는 아닐지라도 우리나라는 중국의 기침소리에 화들짝?
    미국의 기침소리에 독감이 걸리던 때랑 똑 같을겁니다.
    힘을 키워야 하는데… 참나, 안에서 지지고 뽂고하니………..ㅠㅠ

       

  2. 데레사

    2010년 10월 12일 at 9:56 오후

    제목만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있을수도 없고 일어나서는 안될일이라서요.

    저의 개인적 생각으로는 중국은 아직은 아니다거든요. 빈부의 격차도
    너무 심하고 국민의식도 너무 낮아서 막상에 중국에 가서 보면
    도저히 우리보다 나은 나라라는 생각이 안 들던데요.

    그러나 멀리할수도 가까이 할수도 없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라
    항상 경계는 늦추지 말아야겠지요.

       

  3. 부지깽이

    2010년 10월 12일 at 11:45 오후

    심정적으로는 안 그랬으면 하지만, 지금의 한국 지도층의 작태를 보고 있노라면, 구한말의 역사가 재현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민초들만 고생하겠네요..   

  4. 벤조

    2010년 10월 13일 at 2:00 오전

    중국이 옆에 있는 나라라는 것만 알지
    그 이상은 관심없는 것은 지도층이나 어린애나 마찬가지 같습니다.
    만리장성에 줄지어 올라가는 한인 관광객들,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
    뭘?
       

  5. 寒菊忍

    2010년 10월 13일 at 1:37 오후

    앞으로 10여년 후면 세상이
    조금 달리보일 듯 합니다만…   

  6. 사슴의 정원

    2010년 10월 13일 at 1:57 오후

    중국의 발전속도가 무섭다.

    대한민국도 그에 맞추어 개혁을 하면서 국가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첨단산업 육성에 힘써야 하는데

    단시안적인 정치인들은 사대강개발 등 국내건설사업에서 이권을 취하는데에 눈이 멀어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7. 봉쥬르

    2010년 10월 13일 at 9:04 오후

    중국은 북한을 어찌할려고가…제일 관심이 갑니다
    ‘도광양회’ 의 말이 절실히 다가오네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