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사들의 주치의로 민간외교관 역할해온 홍순관 원장
지해범 조선일보 중국전문기자
역대 주한 중국대사의 주치의로서 민간외교관의 역할을 해온 서울 강남구 신사동 홍한의원의 홍순관 원장(72세)이 13일 장신썬(張鑫森) 주한 중국대사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홍 원장은 2대 우다웨이(武大偉)대사로부터 3대 리빈(李濱), 4대 닝푸쿠이(寧賦魁), 5대 청용화(程永華), 현 장신썬 대사에 이르기까지 역대 중국대사들의 건강상담을 해주고 무료 진료를 해주는 등 주치의 역할을 해왔다.
장 대사는 감사패를 건네며, “한국대사로 부임한 이래 업무압력이 높고 매일 바쁜 나날을 보내는데, 홍 원장께서 마치 개인 의사처럼 저를 진료해주시고 건강을 잘 유지할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한의원을 하다 90년대 중반 귀국한 홍 원장은 지인의 소개로 우다웨이 대사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골프를 좋아하는 두 사람은 동서울 골프장에서 자주 운동을 하며 금세 친구가 되었다. 후임인 리빈 대사 역시 홍 원장 가족과 친해져 홍 원장의 아들 결혼식에 주례를 서기도 했다. 4대 닝푸쿠이 대사는 설 연휴 때 제주도 여행을 가면서 홍 원장 가족을 초대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홍 원장은 “역대 중국대사들이 모두 건강해서 주치의 역할을 한 것은 별로 없고, 과로했을 때 침을 놔주거나 체질에 맞게 공진단 등을 처방해주는 정도였는데, 과분하게 감사패를 받았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중국대사들의 ‘골프 친구’이기도 하다. 우다웨이 대사는 한국에 부임했을 때는 100타를 넘기는 수준이었으나 한국에서 홍 원장과 실력을 갈고닦은 결과, 일본 대사로 갈 때는 보기플레이어가 되어 일본 외교관들을 ‘혼내주었다’는 일화가 있다. 올 3월 한국에 부임한 장신썬 대사 역시 홍 원장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했다고 한다.
홍 원장은 중국의 외교정책에 조언자 역할도 한다. 천안함 사건 직후 한국에 온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바쁜 와중에도 홍 원장을 찾아 “현재 한국민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고 대답해주었다고 한다. 홍 원장은 “중국 외교관들이 한국에 근무하는 동안 한국인의 따뜻한 정을 느끼고 돌아간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라며 “중국인과 친구가 되는 한국인이 많아질수록 양국관계가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조선일보 2010.10.14일자 보도/hbjee@chosun.com
풀잎사랑
2010년 10월 14일 at 1:51 오후
기분좋은이야기네요.
친밀한 사이가 되어 국가적으로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골프를 못 치는데,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골프가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사귀기엔 안성맞춤이라고 하데요?ㅎㅎ~
지기자
2010년 10월 16일 at 8:24 오후
풀사님, 이제 서늘한 가을이네요.
멋진 곳, 맛있는 것 많이 즐기세요.
조블에 조금 소개도 해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