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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스크랩]    [조선일보 2012 신년특집] 中 자본시장 닫혀있어… 위안화, 기축통화 되려면 30년도 더 걸릴 것
입력 : 2012.01.03 03:05

[韓·中 수교 20년, 중국을 다시 본다] [3] 중국 위안화, 세계 기축통화 되나
작년 하반기부터 국제화 제동, 위안화의 무역 결제 규모 中·홍콩 밖 거래는 8%뿐
부동산 거품 붕괴 우려 등 경제 리스크도 높아져

지난해 11월 초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관계자들이 은밀하게 홍콩을 방문했다. 홍콩 금융권 고위 인사들을 만나 홍콩에서 최근 위안화 예금 증가율이 떨어진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홍콩은 중국 금융 당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전진기지로 삼아온 곳으로 그동안 위안화 예금이 줄곧 증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홍콩 내 위안화 예금 규모는 전달보다 2.2% 늘어 증가율이 8월(6.4%)의 3분의 1 수준으로 둔화됐고, 10월에는 0.6% 감소했다. 2년 만의 첫 감소였다.

이상 신호는 환율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4년여 동안 절상돼온 위안화 가치가 비슷한 시점에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홍콩에서는 대륙보다 위안화 절하(가치 하락) 폭이 더 컸다. 투자자들이 부동산 거품 붕괴와 경기 경착륙 등 중국 경제의 리스크(위험)를 높게 보고 위안화를 내다 판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금융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외화 유출과 그에 따른 환율 급변은 1998년 외환 위기 당시 한국, 태국 등이 겪었던 바로 그 현상이다. 비록 규모 면에서 위험한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위안화 국제화 전략에 ‘경고등’이 켜졌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위안화 무역 결제 규모 첫 감소

중국은 2009년 7월 상하이(上海)·선전(深圳)·광저우(廣州) 등 5개 도시를 위안화 무역 결제 시범 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위안화 국제화의 첫발을 내디뎠다. 먼저 국제 무역 결제 통화로 위안화를 등장시키고, 이어 투자 통화로 범위를 확대한 뒤, 궁극적으로 미국 달러에 버금가는 국제통화로 발전시킨다는 3단계 전략에 따른 것이다. 위안화가 국제결제 화폐로 자리 잡으면 중국 기업은 따로 환전할 필요가 없어 무역 거래 시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정부로서는 달러를 외환보유고로 쌓아둬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다.

물꼬가 트이자 위안화 사용량이 빠르게 늘었다. 2009년 하반기 36억위안 규모였던 위안화 무역 결제 규모는 1년 반 만에 100배 이상으로 늘었다.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는 위안화가 광범위하게 통용되고 있고, 위안화로 외환을 보유하는 나라도 속속 생겼다.

하지만 순탄해 보였던 위안화 국제화의 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동이 걸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위안화 무역 결제 규모는 5834억위안을 기록, 전 분기보다 2% 감소하며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규모도 줄었지만 위안화 결제의 질적인 수준도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 글로벌 결제 시스템인 스위프트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이뤄진 위안화 무역 결제 규모는 총 2조500억위안에 달하는데 이 중 중국·홍콩 밖에서 이뤄진 순수 역외 거래는 8%에 불과했다. 대부분 중국 본토 모기업과 홍콩 자회사 간 거래에 사용됐다는 것이다. 홍콩 소재 대형 은행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이 현재 위안화로 결제하는 사례는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중국 내 한 한국 대기업 고위 인사도 "한국 본사와 중국 법인 간 거래에 일부 위안화가 사용되고 있지만, 제3국과는 달러 거래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기축통화 부상’ 비관론 확산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가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중국 자본시장이 개방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외국에서 무역 결제 대금으로는 위안화를 쓸 수 있지만, 위안화로 중국 국내 주식이나 채권을 자유롭게 사고파는 것은 불가능하다. 용도가 제한돼 있는 만큼 환금성이 크게 떨어진다. 중국 당국은 외환 위기를 우려해 자본시장의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있고 개방 일정도 늦추고 있다.

특히 1997년과 2008년 두 차례 국제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자본시장 개방의 위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리샹양(李向陽)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장은 " 낙후한 중국 내 금융 관리 체제부터 개혁하고 금융 산업의 경쟁력을 키운 뒤에야 기축통화 문제를 거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내외의 비관적인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리처드 쿠퍼 하버드대 교수는 "다른 선진국 통화보다 신뢰도가 낮고 위안화 보유에 따른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자산으로 보유하기가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장수광(張曙光) 베이징 톈저(天則)경제연구소 학술위원회 주석도 "미국 경제가 영국을 추월한 뒤 50년 후에야 달러가 기축통화가 됐다.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기까지는 30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축통화

국제 간 무역 결제나 금융 거래에서 기본이 되는 통화를 말한다. 국가 간 거래 시 다수의 국가가 서로 다른 통화를 사용할 경우 환전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므로 국제적으로 통용성이 높은 기축통화를 사용, 국제거래에 따른 비용을 절감한다. 현재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달러화는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60%를 차지하며, 국가 간 무역거래 결제수단으로는 80% 이상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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