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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를 정복한 칭기스칸의 힘은 과학에서 나왔다

칭기스칸의땅 몽골 초원을 가다<5>

철(鐵)을 지배하는 자가 초원을 지배한다

지해범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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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내려다본 몽골 초원과 바위산, 게르촌/사진=지해범>

고원 국가인 몽골은 낮과 밤 기온이 큰 편차를 보인다.

지금 같은 여름철 낮에는 30도를 웃돌지만, 밤에는 영상 10도 정도까지 떨어진다. 게르에서 잘 때는 초저녁에 제대로 이불을 덮지 않으면 고생하게 된다. 밤새 세번 잠을 깨며 자는둥 마는둥 하다가 결국 아침 5시반경 게르 밖으로 나오자벌써 날은 훤했다. 때마침 학술탐방단의 회장님께서도 게르 밖으로 나오셔서 우리는 계곡 넘어 산에 오르기로 했다. 자작나무 숲을 지나자 가파른 언덕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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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숲/사진=지해범>

고도가 높아서인지 곧 숨이 찼다.

1500미터 이상의 고원지대에서 50도 가량의 경사지를 오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옷이 금세 땀에 흠뻑 젖었다.

자작나무 숲을 지나자 키작은 야생화 군락지가나타났다. 5cm도안되는 작은 풀과 야생화들이산을 뒤덮고 있었다. 발을 어디에 디뎌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꽃을 밟지 않으려고 최대한 조심하며 이곳 저곳을 껑충껑충 뛰었다.

마침내 바위산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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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산의 돌무덤 ‘오보’와야생초/사진=지해범>

바위산 부근에는 작은 돌무더기가 있었고 거기에 노란색 빨간색 깃발이 꽂혀있었다. 작은 ‘오보’다. 누군가 이 산위에서도 대자연의 신에게 종족의 평화와 가족의 행복을 빌었을 것이다.

산 꼭대기에는 야생화가 지천이었다. 이 자연의 대향연에 난데없는 이방인이 나타나 자신들을 짓밟고 다니니 우리가 미웠을 것이다. 어느 자연주의 농사꾼이 TV에 나와 "식물의 최대의 천적은 인간이며, 식물은 인간을 가장 두려워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었다.

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아침해가 초원 위를 환히 비치고 산그림자가 길게 나있다. 초원이 끝나는 지점에 바위산이 솟아있고, 그 너머로 다시 초원이 이어진다. 칭기스칸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힘을 기르고, 유라시아대륙을 차례로 정복해갔을지상상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몽골에 도착한 뒤내 머리를떠나지 않는 물음은 ‘어떻게 이렇게 척박한 땅에서등장한 칭기스칸이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을까’ 하는의문이다. 몽골지역은 여름철 잠시 초원으로 변하지만, 11월부터 3월까지5개월이 겨울이고, 특히 1~2월은 영하 20~40도까지 떨어지는 혹한의 땅이다. 의식주가 모두 부족한 이런 땅에서 어떻게 유라시아를 호령하는 힘이 탄생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그의문은여행전 서울의 한 서점에서 사간책 ‘몽골제국과 세계사의 탄생(김호동 지음, 돌베개)’을 통해해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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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동양사학과 김호동교수가 쓴 ‘몽골제국과 세계사의 탄생’/사진=지해범>

서울대 김호동 교수의책을 읽고 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이렇다.

칭기스칸의힘은 과학과자원의 확보, 그리고 기동력의 산물이었다.

칭기스칸의 본명인 ‘테무친’은 원래 ‘대장장이’라는 뜻이다. 막내동생의 이름 ‘테무게’, 여동생 ‘테물룬’ 등이 모두 철(鐵)과 관련이 있다. 또한 칭기스칸 일족의 오랜 관습은 새해를 맞는섣달 그믐날밤, 대장장이가 풀무와 화로와 석탄을 준비하고 달군 쇠를 모루 위에 올려놓고 망치를 때려서 연장을 만드는 의식을 한다<위의 책 89쪽>는 것이다. 철은 몽골의 울루스(씨족및 그와 연합한 세력)들에게 매우 중요했다.

6~10세기 화살촉은 길이가 3.74센티, 폭이 1.87센티이던 것이 11~12세기가 되면 길이 5.42센티, 폭 2.55센티로 늘어났다. 당연히 살상력이 훨씬 커진다. 날카롭고 잘 녹슬지 않으며단단한 화살촉을 만드는 것이 승리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몽골의각 울루스들이초원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바로 철의 산지, 즉 철광산을 차지해야 했고,앞선 단조기술을 이용해더 나은 무기를 만들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이다. 우수한단조기술은 성능 좋은 칼을 만드는데도 유용했을 것이다. 즉 칭기스칸의 힘의 배경에는 최신 무기개발이라는 ‘과학’과 그것을 가능케 한자원(철)의 확보가 뒷받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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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박물관에 전시된 화살촉/인터넷에서 퍼옴>

여기에 시속 60Km로 달리는 몽골말의 기동력이 결합되었다. 적군의보병이 시속10Km 속도로10시간을 달려도 100Km에 불과하지만,몽골군은10시간이면 500~600Km를번개같이 이동한다. 병사 한명당 3마리의 말을 번갈아 몰며 쉴새없이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적이 상상하지 못하는 시간에몽골군은 적진에 들이닥쳐 먼저 막강한 활로 적들을초토화하고, 놀라운기동력으로 순식간에여러 방향에서 기습공격을 할 수 있었다. 농경사회의 보병군단은 허둥지둥하다 당할 수 밖에 없다.

칭기스칸은 산과 산이 이어진 넓은 초원을 먼저 장악한 뒤, 그 다음 초원을 차례차례 손에 넣었다. 이렇게 하여 형성된 칭기스칸의 기마군단은 약 10만명에 달했다.10만 기마군단은 50만 보병군단도 당해내지 못할 만큼 전력이 막강했다. 이들의 말발굽이 지나가는 곳은 곧 몽골의 영토로 변했다.(이밖에도 책 속에는 역참제도 등 몽골의 힘의 비결에 대해 다양하게 분석해놓았다. 관심있는 분은일독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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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궁사의 활쏘기 시범/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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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거북바위 근처에서 만난 아이들.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이들의 무기와 기동력은 다른 국가의 과학기술의 발달에 밀려 지금은 ‘유목시대’의 삶의 방식으로만 남아있다./사진=지해범>

역사의 아이러니는, 이러한 몽골의 우수한 과학과 자원, 기동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몽골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기술과 무기로 변했고, 옛 무기와 전술에 매달렸던 몽골은 자연히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기술과 무기의 평준화다. 달이 차면 기우는 것처럼 몽골 흥망의 비밀은바로 옛것에 매달려 변하지 않은 그 자신에게숨어있었던 것이다. 몽골의 바위산에서 내려다본 초원과 계곡, 그리고 바위산은 오래전 칭기스칸이 어떤 토양에서일어나고 소멸되어 갔는지 어렴풋이 알려주는 듯했다./계속

12 Comments

  1. 참나무.

    2012년 8월 6일 at 9:05 오후

    자작 나무를 참 자세하게 잘 담으셨네요
    물론 다른 초원 사진들도 근경 원경 한 장에 잘 담으셨지만…
    발에 밟힐 정도로 많던 야생화들은 따로 담으셨나요…

    이번 몽골 여행기 읽으며 새로운 것(제가 몰랐던…) 들 많이 알게됩니다
    몽골의 흥망성쇄 다음편도 기다리겠습니다.
       

  2. 풀잎사랑

    2012년 8월 6일 at 9:51 오후

    고도가 높으면.. 저는 안 갈랍니다요.ㅎ
    저번에 곤명에서도 %$#@~~
    그래도 꼭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 백두산이랑 몽골인데
    우째 저랑은 이렇게 뭐가 잘 안 맞는지 모르것네요.
    드넓은 초원에 가끔 만나지는 게르촌들.
    기냥 꿈속에서 만날랍니다요.ㅎㅎㅎ~   

  3. Lisa♡

    2012년 8월 6일 at 10:15 오후

    기술과 무기의 세계평준화처럼
    거의 모든 게 그리되는 것 같아요.
    스포츠도 신체조건들도..이젠
    고유의 기술들이 다 터득되고
    그대로 승계되고 과학적으로 모든 게
    연구되어지는 것이죠.

       

  4. Angella

    2012년 8월 7일 at 12:06 오후

    몽골을 가셧드랬군요.간만에 숨좀 돌리시고 좋으셨을듯..ㅎ   

  5. 지해범

    2012년 8월 7일 at 3:31 오후

    참나무님,
    자작나무에 관심이 많이시군요.
    혹시 같은 종족(?)이어서? ㅋㅋ    

  6. 지해범

    2012년 8월 7일 at 3:31 오후

    풀사님,
    보기보다 겁이 많으시네요.
    백두산보다는 낮으니 걱정마시고 한번 가보세요.
    양고기 맛이 끝내줍니다.    

  7. 지해범

    2012년 8월 7일 at 3:33 오후

    리사님,
    이번 올림픽을 봐도 기술의 평준화가 보이죠?
    특히 한국이 메달순위의 상위에 있는걸 보면, 확실히 우리나라가 여러모로 세계 탑10에 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8. 지해범

    2012년 8월 7일 at 3:34 오후

    안젤라님,
    우리가 사는 지구에 그렇게 탁트인 공간도 있다는 걸 보고 왔습니다.    

  9. jh kim

    2012년 8월 8일 at 6:42 오전

    오늘아침 조선일보 너무도 잘보았답니다
    물론 몽골 초원과 징기스칸 이야기두요
    중국 다니시면서 그렇게 어려운일들이 많으셨군요?
    함영준 전무와 만나면 지해범 소장님 이야기를 자주 나눈답니다
    지금은 코바코 전무로 근무하고 있답니다
    무더위에 건강주의 하세[요
       

  10. 데레사

    2012년 8월 11일 at 11:25 오전

    몽골의 푸른 초원을 말타고 달리는 상상을 해 봅니다.
    멋있을것 같기도 하고 조금은 무서울것 같기도 하네요.
    그러나 몽골은 아무래도 못 가볼것 같으니까 그런일은 절대 없을것
    같습니다. ㅎ

    축구 이겨서 기분좋고 여자배구도 이기길 기대해 보면서 우리 스포츠의
    많은 발전에 찬사가 절로 나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11. 지해범

    2012년 8월 13일 at 1:53 오후

    김ㅈㅎ 대표님, 반갑습니다.
    지난주 해외 출장갔다가 오늘 출근했습니다.
    더위에 건강하시고 사업에서도 알찬 열매 거두시길 기원합니다.   

  12. 지해범

    2012년 8월 13일 at 1:54 오후

    데레사님,
    함께 학술탐사간 여성분들 모두 말을 잘 탔습니다.
    한번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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