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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하룻밤에 갈아치운 노인들

중국 노인의 힘

등소평남순강화1.jpg

<등소평>

1989년 5월 베이징의 덩샤오핑 집에 전·현직 공산당 간부들이 모였다. 마오쩌둥 이후 중국을 좌지우지한 8대 원로 중 한 명인 왕전을 비롯해 천윈·리셴녠·펑전·양상쿤은 현직에서 물러난 80대 노인이었다. 85세 덩은 중앙군사위 주석직만 갖고 있었다. 현직 상무위원 중엔 자오쯔양 총서기와 후치리가 빠지고 리펑·차오스·야오이린이 참석했다. 회의는 원로들이 주도했다.

▶왕전은 “시위대에 동조한 자오쯔양은 반혁명분자”라고 비판했고 리셴녠은 그를 “제2사령부”라고 규정했다. ‘당 중앙에 도전한 반정부세력’이라는 뜻으로, 자오의 정치생명이 끝났다는 선언이었다. 덩은 자오쯔양의 총서기직을 박탈하고 시위대 유혈 진압을 결정했다. 중국에선 ‘원로’들이 국가 대사 결정과 현실 정치에서 힘을 발휘한다. 정치뿐 아니라 사회 원로도 극진히 모시고 퇴직 관리도 세심하게 돌본다.

▶2003년 100세 생일을 맞은 중국 현대문학 거두 바진을 당 정치국 상무위원 리창춘이 찾았다. 리는 후진타오 주석을 대신해 ‘인민작가’ 칭호를 바쳤다. ‘우주 개발의 아버지’ 첸쉐썬 박사는 2009년 죽기 전까지 춘절(설)마다 국가 최고지도자 방문을 받았다. 후진타오 주석이 침대에 누운 첸쉐썬 박사 손을 잡고 다정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국영 CCTV를 타고 전국에 방송되곤 했다. 국가에 공헌한 원로를 잊지 않고 공경하며 챙긴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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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세까지 살다간 중국 작가 바진>

▶외교부 ‘이직퇴직(離退休)간부국’은 은퇴한 국장급 이상 간부의 생계와 대외활동을 지원하는 부서다. 국가기밀을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형편이 어려워져 돈의 유혹에 휘둘리거나 천박해지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 이런 퇴직 간부 지원 부서가 모든 부처에 있다. 베이징 인민일보 사원아파트엔 퇴직자도 산다. 퇴직자가 죽으면 자녀가 눌러산다. 인민일보는 신입 직원을 위한 고층 아파트를 새로 지어야 했다.

▶지난 15일 선출된 중국 공산당 5세대 최고 지도부 7명은 중앙위원회 투표로 뽑힌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사실은 장쩌민·리펑을 비롯한 원로들과 후진타오로 대표되는 4세대 지도부의 비밀회의에서 결정됐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래서 중앙위에서 표를 많이 받은 왕양·리위안차오가 탈락하고 득표가 적은 왕치산·류윈산이 올라왔다고 한다. 힘 있고 소리 큰 사람도 늙어갈수록 대중의 기억에서 멀어지게 마련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지만 중국만큼 노인의 힘이 센 나라도 없다. 보는 이에 따라 부럽기도 하고, 희한하기도 할 것이다.

/지해범 논설위원 hbjee@chosun.com
[이 글은 조선일보 2012.11.23일자에 만물상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5 Comments

  1. 풀잎사랑

    2012년 11월 28일 at 7:06 오후

    우리나라는 국가대표직(대통령)만 내려오면 뭔놈의 비리가 그렇게나 많은지..
    그래서 원로의 힘이 있다는 중국과는 너무나 큰 차이가 나네요.
    차후엔 한국에서도 우너로드르이 결정된 힘을 보여주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셌습니다.
    마구잡이식으로 나서는 게 아닌,
    현직에 힘을 실어주는 그런 원로들요.ㅎ   

  2. 데레사

    2012년 11월 29일 at 1:26 오전

    노인이 대접받는 나라, 정말 부럽습니다.
    우리는 원로를 무시하는 경향이 많지요. 물론 원로들이 대접
    받을수 없는 짓들도 많이 했지만요.

    전 현직이 나란히 서로 돕는 모습은 하위계층에서는 더러 구경도
    하는데 우리는 위로 올라갈수록 소위 지도계층이라는 사람들에게서는
    보기가 어렵지요.

       

  3. 지해범

    2012년 11월 29일 at 6:09 오후

    풀사님,
    안타깝게도 한국에 원로라고 할만한 사람이 별로 없다는게 문제지요.
    정치적 이해에 쫒아다니다보니, 국민 모두로부터 존경받는 인물이 거의 없어요.
    김수환추기경이나 법정스님 같은 종교인을 빼고는…
    그나마 두분 다 돌아가셨으니…   

  4. 지해범

    2012년 11월 29일 at 6:10 오후

    데레사님,
    지적에 공감입니다.
    권력있고 돈 많은 사람들이 더 자기 것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있으니,
    나라가 제대로 될리 없지요.    

  5. 벤조

    2012년 11월 30일 at 11:10 오전

    아…댓글이 잘 안써지네요.
    대한민국은 어떤 힘으로 여기까지 왔을까…생각중입니다.
    아이들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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