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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감는 여자

태엽감는여자 저자 앤타일러(AnneTyler) 출판사 멜론(2011년09월3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볼티모어에사는에머슨여사는석달전에남편이죽은후그가하던일인집안에있는시계태엽감는일조차버거워하는여인이다.

나이가들었음에도자신의화장서부터스타킹,신발에이르기까지꼬장꼬장한모습을보이는그녀는온갖집안일을해오던리처드란정원사,집안일을도맡아해오던여인까지해고한상태-

어느날베란다에있는가구를정리하다가대학에휴학중이던엘리자베스애봇이란여학생의도움으로가구를옮겨나르는일에도움을받게되고그녀가광고를통해서이지역의한가정집에고용인으로채용될것인지에대한면접을보러온것임을알게되면서자신의집안일을도울수있는잡역부로일해줄것을청한다.

모두7남매를두었지만장남매튜를비롯해서어느자식하나그녀에게살갑게굴거나다정한모습의엄마노릇도하지않는가정의분위기속에서유일한대화상대는자신의주장을꺼리낌없이표현하는엘리자베스뿐이다.

그런그녀에게쌍둥이형제중병원에서지내고있는앤드류말고의대에다니는티모시를칠면조를잡는과정에서엄마를뵈러오던그와마주치게되고이내친해지는한편매튜와도거리감없이친하게지내는생활을한다.

집을나온이후휴가를얻어집으로갈엘리자베스의계획을알게된티모시는자신도같이갈것을원하지만매튜와이내약속을잡았단것을알고,더군다나컨닝을통해서퇴학조치을당하게될지도모른다는걱정에엘리자베스에게위로와매튜와의약속을거절할것을부탁하지만이내거절당하면서앤드류가보관하고있던총으로자살을한다.

앤드류는그녀가티모시를죽였다고생각하고,엘리자베스는자신으로인해서더이상이가족들곁에머물수없단걸깨닫고집으로간다.

끊임없이구애의편지를보내는매튜,앤드류의협박성편지,한때는한방을쓰기도했던마거릿의편지를통해서서로연락을하는사이,에머슨여사는딸메리와의통화로인한충격으로쓰러지면서신체가불편한지경에이른다.

마거릿의부탁으로엘리자베스는6주간의계약으로다시오게되고그녀곁에서다시금매튜와그밖의형제들과또다른소통의방향으로삶을이어간다.

베트남전쟁을다녀온후3년간연락을하지않고살던아들피터는엄마와형제들모르게피.제이와의혼인을하고엄마의집을방문하게되지만변한사람은앤드류뿐임을알게되고여전한모습의매튜와피.제이의존재를무심히여기는듯행동하는엄마의모습을뒤로하고자신의길을떠난다.

앤타일러의소설은기억은희미한데,TV에서방영한적인있는월튼네사람들이란외화를떠올리게한다.

월튼네사람들이가족간의화목함과그안에서이뤄지는갈등을따스한기운으로풀어가듯이책도그런배경을연상시킨다.

7남매를두었지만16살에애인과도망가고이내이혼,다시재혼해살고있는마거릿이란딸,과민함을보이는멜리사,아들하나를두고있던장남매튜,티모시,앤드류,피터…

모두따스한감정을지니고있다기보단,아마도냉철하면서도가슴속엔따스함을품고자녀들이방문해주길기다리며편지보단녹음기에의지해자신의뜻을전달하려는엄마에머슨여사와의대화소통부재를겪는자식들의모습을보여준다.

그런점에서엘리자베스의거칠것없는행동은오히려에머슨여사에게자식보다더가까운존재였음을,그래서자녀들이각자자신들의터전으로돌아가야했을때더욱필요한존재로여겨졌음을알게해준다.

하지만다분히미국적인가정의모습이라서그런가,60년대라고는하지만엘리자베스의행동은이해가되지않는면이눈에뛴다.

그녀자신의아버지인목사님이믿고있는종교에반해서윤회사상을믿고있다고생각하는낙천적인행동중에도그녀는티모시가진정으로그녀를바라보는시선을외면해버리고그저농담식으로넘어가는행동을보이고있기에보다확실한자신의감정은매튜쪽이란것을밝혔다면티모시가그런불행을자초하진않았을거란생각이들었다.

물론티모시의자살행동에도이해를할수가없었다.책의내용흐름은그들사이의감정복선이독자들에게깊이다가오게하지않는글의전개를보여주기에(이것이작가타입의글쓰기라면할말이없지만,보다남녀간의감정이입표현이부족했단아쉬움을준다.)자살할만큼티모시가괴로워했을거라고이해를하기엔약간의2%부족한면이보였단생각이든다.

엘리자베스가고향에가있는동안그녀가그들의가족과관계를끊고싶었지만,어쨌든그녀앞으로배달된편지를통해서여전히그녀는그가족들과소통을하고있었고,결국은자신의결혼식장에서결혼서약을거부하고피터가집을방문했을때는이미매튜와다정한가정을일구고살고있다는표현은시계의태엽이모두풀어져다시그것을감아줄사람이나타날때까지그시계는살아있는시계가아니듯조용히에머슨가에스며들어태엽을감아주고다시그시계가생명력있는제역할을다하도록관리하는엘리자베스란여인의존재가생명력을주는원천수임을작가는나타내고싶었던것은아닐까하는생각을하게된다.

에머슨부인의소심하고까칠한행동의반경표현이나,자식들간의엄마가쓰러졌을때당황하는상황포착의대화,지나가듯무심히던지는대화속의내용은곁에서실물을보고있다는생각이들정도로세심한묘사가두드러지는앤타일러만의느낌이묻어나는작품이란생각이들었다.

미국적인,그러면서도누구나공감할수있는인생의쓸쓸함속에따스함을느끼고싶은사람들,정작위로를받고싶었던에머슨사람들의평범하지만은않은인생을통해서작가는서로가서로에게어떻게위로와보살핌을받을수있는지에대해잔잔한여운을느낄수있도록글을쓴솜씨가부드럽게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