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16년 2월월

Colorful Night View….또 다른 힐링에 빠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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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ful Night View 컬러풀 나이트 뷰 – 유럽.아시아로 떠나는 스크래치북
스키아 그림 / 보랏빛소 / 2016년 1월

작년에 돌풍을 일으킨 컬러링 북이 대세였다면 이젠 간단한 도구 하나로 또 다른 힐링의 세계로 빠져 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바로 이름하여 컬러링 나이트 뷰-

기존의 컬러링 북이 색연필을 주로 이용한 색칠하기에 도전이었다면 이 책은 더욱 간단하면서도 한 번에 쓱싹, 손길을 거쳐갈 때마다 새롭게 변하는 색칠의 세계를 볼 수 있는 재미를 준다.

 

이것을 그리는 도구는 아주 간단, 바로 나무로 만든 것으로서 이것만 있으면 내가 상상하는 그림을 볼 수 있게 해주는 펜이다.

 

도구

한쪽은 약간 뾰족하고, 다른 쪽은 넓적한 면이 있어서 색칠하기에 따라서 적절히 사용할 수가 있다.

 

세계 명물의 장소라 불리는 각지의 이름난 곳들로 이루어진 이 책의 도안은 바로 초등학교 시절 배웠던 미술의 기법을 한층 더 쉽게  적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하얀 도화지에 각종 색깔의 크레파스를 칠한 후 그 위에 검은 크레파스를 덧칠한 수 뾰족한 것을 이용하거나 넓은 면을  가진 도구를 이용해 긁으면 각기 다른 컬러가 보이듯 이 책의 방식도 동일하다.

미세하게 긁어지는 스크래치의 느낌과 굵고 가늘게 강약을 조절함으로써 시각의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재미, 그리고 유명한 곳의 건물이나 풍경을 내 마음대로 자유자재 그려볼 수 있다는 데서 이 책의 특징이 잘 드러난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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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완성

처음의 흑의 희미한 선을 도구를 이용해 따라 그려나가는 스크래치의 느낌을 통해 그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더라도 전문적인 화가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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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책 표지 뒷면에 스크래치 완성도가 있어서 그대로 따라 그려보거나 자신만의 취향대로 명암과 굵기의 조절을 이용해서 또 다르게 접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창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는 데서 지치고 힘든 일을 뒤로 하고 잠시나마 몰입을 통한 자신만의 힐링을 가져보게 하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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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의 장소가 들어있고 한 장씩 분리해서 그려볼 수 있게 만들었기에 마음에 드는 그림부터 스크래치를 해 볼 수가 있다.

작년에 나온 스크래치 책으로는 노란색만 보이는 컬러 뷰였다면 이 책은 노란색 외에 다른 컬러도 같이 나타낼 수 있기에 한층 발전된 책이란 생각이 든다.

 

호주의 시드니, 프랑스의 몽샐미셀, 영국의 런던 브리지, 파리의 에펠탑, 콜로세움, 일본의 히메지 성, 러시아의 성 바실리 성당, 성 베드로 성당, 천안문, 타지마할, 헝가리의 국회의사당, 파리의 개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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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셀미셀완성

갔다 온 곳은 당시의 추억에 젖으면서 스크래치 할  수 있고, 아직 못 가본 곳은 미지의 상상을 펼치며 그려볼 수 있는 책이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한 번쯤은 시도해 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캐롤

캐롤

캐롤 에디션 D(desire) 9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6년 1월

사랑의 상대성은 어떤 기준에 의해서 결정되어지는 것일까?

사람들의 인식 속에 뿌리 박혀 있는 불변의 진리처럼 그런 과정 속에서 서로가 이루어져 가야만 진실된 사랑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사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이성과의 사랑을 당연시 생각하고 또 남, 녀간의 사랑을 통해 넓게는 종족 보존이란 차원까지 두루 넓혀 보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종교적인 범위까지 생각할 수 있지만 단지, ‘사랑’이란 단어가 주는 것에만 본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의 본질을 과연 어떻게 설명을 할 수 있을지….

 

리플리 시리즈로 유명한 이 책의 원저자, 퍼트리샤 하이미스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가미된 책을 읽었다.

우연한 기회에 아카데미 영화에 노미네이트 되었단 소식과 함께 뭣보다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별 다섯 개 평점을 주었단 사실에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다.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원작과 영화를 두루 본 사람들에 의한 평이 엇갈리는 것을 뒤로하고 일단은 원작의 묘미를 알기 위해 책부터 접했는데, 동성애란 주제만 가지고 볼 때는 무거운 소재이고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는 사랑이 아니란 점에서 이 책은 저자의 커밍아웃을 선언하는 책이요, 두 여배우의 호연이 더해져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연극 무대 디자이너를 꿈꾸는 19살 먹은 테레즈 벨리벳이 주인공이다.

어느 날 백화점에서 크리스마스 대목에 백화점 알바를 하던 그녀에게 캐롤이 다가온다.

 

남편과의 이혼소송 중에 딸아이의 장난감을 사주러 들른 백화점에서 그 둘은 운명적인 조우를 하게 되고 이내 세상 사람들의 시선에 거스르는 ‘사랑’이란 것을 느끼게 된다.

 

두 사람의 나이차도 그렇지만 두 사람의 계급적인 차이, 두 사람 모두에게 상대가 있다는 사실을 뒤로 한 채 그 둘은 인생에 한 순간, 정말 순간적인 찰나에 느끼는  사랑을 하게 된다.

 

사랑이란 기준에서 보면 그 둘이 느끼는 감정은 일반 이성들이 사랑을 시작할 때의 설렘, 살아가는 기쁨, 그리고 뭣보다 이러한 모든 과정들이 동성이란 것을 배제하고 볼 때 전혀 어색함이 없다는 사실이다.

 

책에서 나오는 시대적인 배경은  1950년대이고 지금과는 또 다른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선이  자리 잡은 그 당시에 두 사람의 사랑은 험난했을 것이란 불 보듯 뻔한 것이지만, 그렇더라도 그 두 사람의 사랑을 바라보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행복을 빌게 된다는 점이 기존의 동성애를 다룬 것들보다 다르게 다가온다.

 

이 책을 접하면서 미메시스에서 나온 ‘파란색은 따뜻하다’와 이 원작을 영화화한 ‘가장 따뜻한 색, 블루’를 같이 떠올리게 됐다.

 

이 책에서도 자신의 동성애 성향에 대한 깨달음과 친구들의 놀림, 그리고 동성에 대한 사랑을 서로 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이 일반 연인들과 조금도 다름이 없음을 느끼게 했단 점에서 무조건 동성애를 다뤘다는 사실만으로 색안경을 끼고 볼 것만이 아니라 이 두 작품을 통해서 드러나는 ‘사랑’이란 본질에 근접해서 시각을 달리해 본다면 인류사에서 서로가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고 사랑을 하게 되는 과정들이 결코 보편적인 ‘사랑’이란 점에서 볼 때 그 감정만은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솔직히 아직까지는 동성애에 대한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진 않았다.

다만 연예인 홍석천 씨가 어느 프로그램에서 말한 장면이 생각나는데, 지지를 하진 않더라도 자신들이 하는 사랑에 대해 비록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사회적인 기준에서 벗어난 사랑일지라도 그저 바라만 봐줘도 감사하겠단 말이 기억이 난다.

 

분명 사회적인 시선에서 벗어난 사랑을 하기는 힘들다.

그것을 감내하고 자신들의 진정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힘든 일들을 이겨나가는 그들의 ‘사랑’의 본질만은 인정해 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사랑을 하는데에 어떠한 일정한 자격조건을 따지기보다는 이 책에서 나오는 두 여인의 사랑을 통해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  이러한 모든 점을 감내하고 서로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읽는 독자들은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할 수가 있을 것 같다.

 

유명 외국 가수의 커밍 아웃이 늘어가고 일부 나라의 주(州)에서는 동성애의 결혼이 합법화되는 것을 볼 때면 언젠가는 이들의 사랑도 보통의 남녀들이 하는 사랑처럼 받아들여질 날이 오지 않을까도 싶지만 그것은 사람들의 인식 변화와 시간이 해결해 주리란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을 뛰어넘어 둘만의 사랑을 확인하고 미래의 행복을 그리는 두 여인들의 사랑!

정말 사랑이란 두 글자는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혜민 - 복사본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온전한 나를 위한 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
혜민 지음, 이응견 그림 / 수오서재 / 2016년 2월

시간이 참으로 빨리 지나감을 느낀다.

2016년이 시작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도 마지막을 향하고 있으니 이젠 서서히 봄기운도 조금씩 겨울을 밀어내고 자신의 위치를 찾으려는 몸짓을 자주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살다 보면 가장 가깝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말로써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일들이 다반사인 경우가 있고 내가 왜 그때는 조금만 참을걸 하는 후회도 하게 되지만 완벽하지 않은 인간인지이라 좀체 바뀌지 않는 점에 대한  반성을 연이어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바로 이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이다 싶기도 하지만 완벽하지 않기에 완벽함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어떤 과정이려니 하는 생각이 들게 될 즈음 책을 접한다.

 

전작인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란 책이 워낙에 유명했지만 구매를 하지 못하고 도서관에서  읽어보기는 했지만 사실 한창 유행하던 그 시기가 지나고 나서 읽었기에 거품이 약간은 빠진듯한 느낌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신간이 출시되었단 소식에 서둘러서 구매를 하고 바로 읽기 시작한 책이지만 이 책은 서둘러서 읽어야 할 책이 아닌 조금씩 곱씹어서 내 자신을 돌아보며 읽으면 훨씬 좋겠단 생각을 책이 끝나가면서 더욱 확실하게 느끼는 책이다.

 

어떤 이들은 구도자라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그 세계에 더욱 정진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단 의견도 있는 것을 알지만 사실 현시대는 빠른 흐름을 유지하는 시대란 생각이고 그렇다면 보다 종교인으로서 대중과 함께 가깝게 소통을 통해 그들의 고민과 생각을 같이 할 수 있다면, 그래서 그 과정에서 종교인으로서 느끼는 종교적인 시각과 현 대중들의 생각이 더해져 좋은 말씀을 우리 모두가 나누게 된다면 그것 또한 종교자로서의 한 구도의 길도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혜민 스님의 인상도 좋고 스님이 배운 학력 때문에 처음엔 호기심으로, 왜, 그렇게 높은 고학력을 지녔음에도 구도의 길을 택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던 기억이 난다.

파란 눈의 서양인들이 동양의 불교에 심취한 것도 신기한 일이었지만 아무래도 대중의 기준점이란 것이 획일화되어 있기 때문에 좋은 일반인의 생활을 접고 구도의 길을 나섰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란 생각을 하던 때, 바로 인사동에서 [마음 치유 학교] 설립을 하고 대중들과의 소통을 통해 또 다른 내용을 다룬 이 책을 통해  기존의  짧고도 강하게 소통하는 매체보다는 훨씬 정감이 간다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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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참음으로써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단 생각은 오히려 나의 마음의 평정에 이롭지 않는단 말, 상대방은 내가 말하지 않는 한 나의 기분과 느낌을 모르기에 대화를 통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할 필요가 있음을 읽는 내용들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구도자로서 말하는 내용과는 살짝 다르다.

어찌 보면 속이 후련하다고나 할까? 겉으로 보이는 좋은 말과는 달리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으면 누구도 사랑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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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라는 종교인이기에 앞서 부모님의 귀중한 자식임을, 대중 앞에서 좋은 말씀을 하는 과정에서도 부모님 생각과 마음과는 다르게 나오는 행동에 대한 반성들이 우리 일반인들과 같다는, 완벽하지 않은 종교인의 모습을 볼 수 있어 가깝게 느낄 수 있으며 우리 모두는 완벽하지 않은 존재란 사실, 그렇게 때문에 이런 완벽함에 다가서기 위한 여러 가지 경우들을 되짚어 살펴볼 수 있는 마음의 휴식을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이밖에도 청춘들이 겪는 다양한 어려움에 관한 용기를 주는 글귀, 진정으로 원하는 일에 다가서기 위한 마음가짐, 스님의 셀프 디스같은 유머는 감초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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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이 없는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서기는 어렵다.

그들 자신들도 좀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어려운 만큼 약간의 실수라도 너그럽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여유로움과 내 자신의 허술함도 인지하면서 서로가 이해를 한다면 우리 안에 있는 본성들도 이러한 관계에서 오는 새로운 관계의 형성에 변화를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의 시간을 모처럼 가져보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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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곶감 하나씩 빼먹듯이 찬찬히 음미해 볼 수 있는 책….

 

 

 

 

 

가타기리 주류점의 부업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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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타기리 주류점의 부업일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8
도쿠나가 케이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6년 2월

 

요즘의 배달 서비스는 그야말로 하룻밤만 자고 나면 업그레이드 천국이다.

방송 CF에 나오는 선전을 보면 각양각색의 선전 광고가 눈을 현란하게 만드는데, 이것 또한 시대의 빠른 흐름에 적응하려는 아이디어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여기 그와는 전혀 동떨어진, 업그레이드는커녕 언뜻 보면 전혀 배달 업무와는 상관이 없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가게가 있다.

전혀 틀린 말도 아닌 본업은 주류를 위주로 판매를 하는 가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뭣보다 그 배달을 해준다는 모토에 어울리지 않는 동네 구멍가게식의 운영 때문이기도 하다.

 

아버지의 업을 뜻하지 않게 이어받은 가타기리는 항상 양복 차림에 가게를 운영하면서 부업으로 배달 업무를 맡은 사장이다.

 

유리문에는 ‘무엇이든 배달합니다’라고 붙여 놓고 어떤 일이든 법에 위배되지 않는 한 어떠한 일도 맡아서 처리해 준다는 식의 운영을 하는데, 여기엔 여러 가지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의 부탁들이 들어온다.

 

내용들을 읽어가면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는 느낌이 전해져 옴을 느낀다.

누구나 저마다의 아픈 상처 하나쯤은 간직하고 살기 마련이고 이러한 자신의 고민 해결을 위해 부탁을 하는 사람들의 처한 상황들은 우리네 이웃들이 겪는, 내가 겪을 수도 있을 사소한 일의 과정들이 배달이란 매개를 이용해서 따뜻함과 안타까움을 보여준다.

 

며느리와 시아버지의 대립, 엄마를 기다리면서 선물을 건네주는 꼬마 아이, 7년 후 자신이 쓴 편지를 받아 볼 수 있게 배달을 맡겼던 여자, 직장 내의 상사의 업신여김에 대한 작은 복수를 보노라면 때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다양한 사연에 얽혀 들여다보는 재미와 함께 때론 안타까움이 들게 하는 내용까지 두루 볼 수 있는 책이다.

 

 

그야말로 배달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와 함께 잘 근무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은 가타기리의 사연까지 드러나면서 그가 겪었을 고통의 아픔을 느낄 수가 있다.

 

배달이란 일을 통해 비로소 자신이 겪은 아픔의 상처를 딛고 새로운 관계 개선을 위해 한 발 나가는 가타기리나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모치즈키 모두에게 희망의 빛을 보았다는 점에서 이 책이 주는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은 저자의 글이 전작인 ‘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 일지’의 연장선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배달업체가 주변에 있다면 정말 마음이 편한 상태로 조바심 내지 않고 믿고 맡길 수가 있겠단 생각이 들만큼 이익에 앞서는 인정미 넘치고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맛이 바로 이런 느낌이겠지? 하는 미소가 절로 넘치게 한다.

 

전작에 이은 일반 생활에서 오는 사소한 일을 제대로 캡처해서 하나의 소설로서 엮은 저자의 상큼한 소재가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하는 책이다.

 

‘곤란할 때 믿고 찾는 참마음 배달’~

 

동네에 이런 배달업체가 있다면 무엇부터 배달을 시켜볼까?

 

상상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당신의 삶을 결정하는 것들

당신의 삶을 결정

당신의 삶을 결정하는 것들 – 하버드대 최고 인류학자 아서 클라인만의 위대한 수업
아서 클라인만 지음, 이정민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월

우리는 매 순간마다 결정을 하면서 살아간다.

무의식이든 의식적이든 간에 이미 태어난 순간 인간은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나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춰 그때마다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명쾌하게 결정에 대한 후회가 없는 것도 있지만 다시 한 번 좀 더 신중한 결론을 내릴 걸~ 하는 후회도 하게 될 때가 있다.

 

이런 인생의 여정 속에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이 갖고 있는 삶의 지침을 맘 속에 갖고 살아가기 마련이지만 세상사가 그렇게 우리가 생각하는 시스템으로 돌아가지 않는지라 때로는 도덕과 윤리적인 면에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 오게 마련이다.

 

저자인  아서 클라인만 박사는 하버드에서 정신과 의사로서 50여 년 동안 많은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그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보다 보편적인 시각으로 문제점을 관찰한다.

 

여러 가지 사례들을 읽으면서 과연 우리가 생각했던 도덕적인 관념이란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갖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남들이 보면 제대로 인생을 가꾸어왔다고 생각되던 퇴역군인이 겪는 윈스럽 코헨의 이야기는 전쟁에서 행해진 자신의 행동 때문에 도덕적인 행동에서 벗어났단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연이다.

 

적이지만  일본인 병사도 아닌 환자를 돌보고 있었던 일본인 의사를 죽인 그 상황에서 과연 자신에게 아무런 해를 입히지 않았음에도 적군이란 사실 하나 때문에 죽여야만 했을까에 대한 괴로움은 당시의 전시의 상황임을 생각하면 국가를 위해서 한 행동이었기 때문에 비난의 대상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달랐기에 상담을 받으러 온 경우였다.

 

이다란 여성의 경우엔 빈민국가, 특히 아프리카에 만연해 있던 질병과 구호물자 보호단체의 일원으로서 책상에 머물기보단 현장에서 체험을 하고 그들의 문제점을 해결하려 노력했던 일련의 일들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면서 느끼는 고뇌들, 문화혁명이란 대 혼란의 시기, 천안문 사태를 거치면서 자신에게 해를 가한 동료에게 다시 복수할 기회가 왔음에도 포기한 얀 의사가 가지고 있었던 당시의 시대적인 정치체제와 개인 간의 대립, 성적 충동을 자제 할 수 없었던 어느 목사가 느끼는 신체적인 고통을 통해 다른 시각으로 받아들이는 도덕적인 관념, 에이즈에 걸린 어느 여성의 고백을 통해 삶을 바꾸게 된 이야기, 저자 자신의 어린 시절에 얽힌 이야기….

 

모두가 유명인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도덕적 관념이란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역기서 말하는 도덕적 관념은 어떤 하나의 정해진 틀에 의해서 생각되어진 개념이 아닌 ‘가치’를 지켜내는 것을 말한다.

 

위의 사례들을 보면서 각기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도덕적인 관념 때문에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 본 그들이 행한 행동에 잘못했다고 지적을 할 만한 상황이 아님에도 그들은 자신들의 삶 위에서 펼쳐진 한계 때문에 자신들 나름대로의 가치를 내세워 괴로워하거나 행동에 옮기는 일들을 통해 조금이나마 세상을 바라보려는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개인이 전혀 뜻밖에 부딪치게 되는 정치적인 상황은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알게 되었더라도 한쪽으로는 알고는 있지만 단체적인 뜻에 의해 움직이는 모르쇠 일관의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상황에 처하게 됨을, 그럴 때마다 우리들은 과연 어떤 가치관과 관점을 가지고 이를 극복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전반전인 이야기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삶에서 행복하다는 것의 기준은 무엇일까? 를 묻게 된다.

성공했다고 행복한 것만은 아님을,  저자가 말한 대로 인생에서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말아야 함을 이 책에서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특정 환경에서도 자신만이 가진 도덕적 삶을 살고자 노력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포괄적인 도덕적 경험에 대해 달리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당신이 선택한 것들이 곧 당신의 인생이다!”
당신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느 수도자가 올린 글

죽을만큼 사랑했던
사람과 모른체 지나가게
되는 날이 오고…….

한때는 비밀을 공유하던
가까운 친구가
전화 한통 하지 않을만큼
멀어지는 날이 오고,

또 한때는 죽이고 싶을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볼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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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않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 말고….
그냥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

내가 의도적으로
멀리하지 않아도
스치고 떠날 사람은
자연히 멀어지게 되고……

내가 아둥바둥 매달리지
않더라도 내 옆에 남을 사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알아서 내 옆에 남아준다.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 주고
아껴주지 않는 사람에게
내 시간 내 마음 다 쏟고

상처 받으면서
다시 오지않을
꽃 같은 시간을 힘들게
보낼 필요는 없다.

비 바람이 불어 흙탕물을 뒤집어
썻다고 꽃이 아니더냐
다음에 내릴 비가 씻어준다.

실수는 누구나 하는거다.
아기가 걸어 다니기까지
3000번은 넘어지고야
겨우 걷는 법을 배운다.

나는 3000번을 이미 넘어졌다가
일어난 사람인데
별것도 아닌 일에
좌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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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은
너무 일찍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고…..

가장 불행한 것은
너무 늦게
사랑을 깨우치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잘났다고
뻐긴다 해도 결국
하늘 아래에 놓인 건
마찬가지인 것을….

아무리 키가 크다 해도
하찮은 나무보다 크지 않으며….
아무리 달리기를 잘한다 해도
하찮은 동물보다도 느리다.

높고 높은 하늘에서
보면 다 똑같은 하찮은
생물일 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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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못난
사람을 짓밟고
올라서려 하지 말고….

나보다 잘난 사람을
시기하여
질투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하늘 아래
있는 것은 다
마찬가지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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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편

02

  정의의 편 – I’m a loser
혼다 다카요시 지음, 서혜영 옮김 / 책에이름 / 2016년 1월

 

표지가 유머스럽다.

더군다나 책 제목도 정의의 편?

빰빠라, ~야~호~잇 하면서 왠지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도와주러 올 것만 같은, 그렇지만 그림만 봐선 영 믿음이 간다고는 할 수 없는, 그런 상상을 하게 된다.

 

발랄하다. 유쾌하면서도 코믹한 장면들이 초반에 나오면서도 왠지 찡한 아픔이 전해지기도 한다.

 

하스미 료타-

고등학교 내내 진상 왕따로 괴롭힘을 당하면서 오로지 졸업하기만을 고대하고 기다렸다.

자신을 괴롭히면서 희열을 느끼면서 웃어대는 일진 친구들의 입시 대학을 피해 초반엔 그저 대학에 갈 꿈도 꾸지 않았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하위권에 속하는 , 그저 그런 면접서류에도 눈길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대학에 입학한다.

 

드디어 해방~~~ 료타는 희열에 찬다.

바로 치밀한 연구 끝에 행한 자신의 전략이 들어맞았기 때문.

 

일명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이 갈 만한 곳은 피하고자  대학을 고르다 보니 그 전략이 제대로 들어맞았고 이런 찬란한 봄이 자신에게도 올 줄은 몰랐던 기쁨도 잠시….

가장 괴롭힘을 주었던 히타케다가 이 대학에 올 줄이야~~~

연이어 고등학교 때의 연장선인 맞기 순서와 협박을 들을 때쯤 , 진짜 어디선가 자신을 구해주러 온 사람이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거룩한 기류 유이치, 도모이치로 불리는 동기생이다.

 

고등학교 복싱 3연패를 했을 정도이니 아무리 체격이 좋은 히타케다라도 무릎을 꿇을 수밖에….

 

그가 자신의 동아리를 추천하면서 들어간 곳은 바로 ‘정의의 편 연구부’ 다.

무엇을 하는 곳인가 하니, 바로 말 그대로 불의에 앞장서는, 질서를  최대한 지켜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동아리다.

학내에서 벌어지는 동아리들 간의 다툼, 신입생 환영회 때 생기는 남녀간의 일들을 중심으로 그 중간자의 입장에서 잘잘못을 따지고 각서를 받으며, 때론 따끔한 물질적인 가세까지….

 

그동안 암흑의 세계인 왕따 출신인 자신에겐 친구도, 선배도 없는, 오로지 홀로 외로움에 살다시피 했던 료타에겐 그야말로 자신을 받아주고 동료로서, 후배로서, 선배로서의 느낌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게 해 준 이 동아리가 그야말로 천국이란 생각을 하며 기타 다른 학생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이어 나가던 중, 뜻하지 않는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처음부터 왕따라는 설정이 왠지 무겁게 다가오는 이야기려니 했지만 시종 유쾌하다.

왕따를 당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맞는 것을 제대로 맞아야 덜 아플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뜻하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설정, 풋풋한 청춘들이 느끼는 사랑의 모락모락 한 감정, 그러면서도 흔히 말하는 금수저와 흙수저로 태어난 배경에서 오는 사회 진출의 불합리성과 더 이상 오르려 하지만 제대로 오를 수 없는 현실의 직시를 제대로 느끼게끔 하는 사건을 겪으면서 료타는 더 이상 예전의 료타가 아닌 사람이 되어 버린다.

 

정작 자신이 그토록 열광하고 존경해마지않았던 동아리를 탈퇴하면서까지 느끼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독자에게 던진다.

 

불의를 없애고  올바른 행동의 지표를 목표로 삼는다고 지향했던 동아리의 목적이 정말로 정의의 편에 맞는 방식이었는지, 혹 그렇게 생각을 하는 와중에 자신도 모르게 어떤 희열을 느끼면서 또 다른 제 2 . 3의 희생자를 낳게 하는 행동은 아니었는지에 대한 료타의 생각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의’에 대한 지표는 과연 어떤 것인지, 지금 행동하고 있는 것 하나로 인해 전혀 생각지도 못한 타인의 불행을 생산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다른 관점으로 들여다보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존에 생각했던 ‘정의’란 방식과 행동,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부산물들이 료타의 생각처럼 달리 다른 방향으로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느껴주게 하는 책이기에 료타가 그렇게 맞고도 탈퇴를 이행해야 했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작가의 글 주도가 날카롭게 전달해주는 책이다.

 

처음에 가볍게 웃으면서 시작했다가 가볍게 끝낼 수 만은 없는, 그러면서도 료타 스타일로 이행해 나가는 그에게 행운의 여신이 함께 하길 응원하게 하는 책이다.

                                                 
                                            

조가비 해변

 

조가비전체

조가비 해변
마리 헤르만손 지음, 전은경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2월

유년의 시절을 회상한다는 것은 현재와는 다른 과거를 마주하는 것이며 지금의 내 모습 속에 간직되어 있는 작은 아이를 꺼내어 보는 시간이 아닌가 싶다.

 

두 명의 등장인물이 번갈아 가면서 나오는 이런 이야기들은 특히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 자신 스스로의 옛 시절을 더듬어 보게 하는 것과 동시에 같은 나이대에 속했던 그 시절에 난 과연 어떤 일들을 떠올릴 수 있을까를 비교해 볼 수가 있다.

 

두 사람의 인물은 크리스티나 린뎅, 울리카이다.

민속학연구소의 연구원인 울리카는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다.

어린 시절 조가비 해변이 있는 별장에 가족과 함께 머물다 그곳에서 안네 마리란 아이를 만나게 되고 그 아이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매년 여름방학이 오길 기다리게 되는 회상으로 젖는다.

 

자신의 아들들과 함께 유년의 이모저모에 얽힌 얘기를 하던 중 아들이 유골을 발견하게 되고 경찰에 의해서 크리스티나 린뎅이란 인물임을 알아내게 된다.

 

크리스티나-

세상과 담을 쌓고 오로지 침묵의 소리로만 의지해 삶을 살아가던 그녀, 정신병원에 입원과 퇴원을 거치면서 독자적인 삶을 이어가던 그녀에게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울리카는 외동인 자신의 가족과는 달리 대가족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안네 마리의 가족 속에 일원이 되고픈 꿈을 꾸었고,  안네에 대한 친구로서의 우정을 좀 더 쌓아가던 중 마야란 인도 아이를 입양한 후 안네의 집이 어떻게 변하게 되어가는지를 목격하게 된다.

 

북유럽의 전설로 내려오는 이야기를 전공한 저자의 이력답게 책 속에 나타나는 울리카의 직업을 통해 전래이야기를 알 수가 있게 되고, 여기에 해골이 발견된 미스터리를 첨가함으로써 크리스티나와 마야와의 관계, 안네의 부모님의 감춰진 비밀, 청소년기에 느꼈던 풋풋한 사랑의 감정들이 이젠 중년으로 접어든 울리카의 시선을 따라 따뜻하면서도 잔잔한 울림, 그리고 감동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과거와 단절한 채 현재를 살아가기는 힘든 법, 울리카의 내면에 쌓였던 안네에 대한 친구로서의 그리움, 전혀 상상치도 못하게 변한 모습과 삶의 소식들이 자신의 삶과 같이 비교가 되면서 보인다

 

조가비 해변을 다시 찾은 그곳엔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의 감지를 느끼면서 인생을 돌아보는 울리카를 통해 과거의 아련한 추억에 젖을 수도 있고 그 가운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 특히 고독과 외로움을 느껴가는 크리스티나의 삶은 안타까움마저 준다.

 

큰 사건이 없는 가운데 잔잔한 파문과 감동을 일으키는 북유럽 특유의 풍광이 함께 펼쳐지는 책이다.

 

조선변호사 왕실소송사건

조선왕실소송

조선변호사 왕실소송사건
정명섭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1월

조선에도 변호사가 있다?

처음 이 책에 대한 제목이 무척 생소하기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사람 살아가는 곳에는 필히 있어야할 만 한 존재란 사실에 수긍이 가며 그렇다면 어떻게 조선왕조 오백 년이란 역사 속에서 이런 일들을 하는 사람들의 역할은 과연 지금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변호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했을까? 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이 책은 땅에 관한 소송사건을 다룬 이야기다.

그것도 원고는 백성이요, 피고는 조선왕실이다.

전라도에서도 멀리 떨어진 하의도란 섬에 살고 있는 이차돈, 윤민수, 임성찬은 힘겹게 한양으로 올라온다.

 

외지부, 즉 지금의 변호사란 직업으로 불리는 업을 삼고 살았던 주찬학이란 사람을 찾아 나서게 되는데, 그는 지금 난월이란 퇴기 기생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중도미 역할을 하며 노름과 술에 빠져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세 사람은 자신들의 억울한 사정을 이야기하며 소송을 대신 맡아줄 것을 의뢰하는데, 주찬학은 거절한다.

 

무릇 옥송이 지체되는 것은 오로지 교활한 무리들이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옵니다.

외지부라고 부르는 자들은 항상 관문에 서서 소송인들을 몰래 사주하거나 또는 스스로 송사를 대신하여 시시비비를 따집니다. 때문에 관리들이 이들의 농간에 빠져 제대로 판결을 내릴 수 없사옵니다. 외지부라고 자칭하는 자들을 모두 체포해서 엄벌에 처하소서

 -조선왕조실록 성종 95권 9년 다섯 번째 기사

 

 이처럼 당시 외지부라 불린 자들은 성실하게 대리 소송을 해주기도 하지만 때론 이익을 앞세워 소송 당사자들을 부추김으로써 나라 입장에선 골칫걸이에 속하기도 했던 모양이었다.

결국 변방으로 내쫓기었으나 이제는 소송인의 친척임을 내세워 송사를 담당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던 바, 주찬학은 이기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지지 않았던 외지부였다.

 

그런 그가  세 사람의 호소에 반대한 것은 상대가 일반 백성이나 양반도 아닌 바로 왕실 소속의 땅을 갖고 재판을 한다는 것, 그 자체가 거대한 권력 앞에 파리처럼 보이는 자신들의 사정이 훤히 보이기 때문-

 

하의도란 땅은 인조 반정 이후 정명 공주가 홍씨 집안으로 하가를 함으로써 왕실에서 홍씨 일가에게 땅을 선사한 바, 문제는 100년이 지난 영조 6년이 되도록 왕실 집안의 마름들의 온갖 횡포와 도조, 그리고 그들의 땅이 아닌 하의도 백성 자신들이 스스로 개간해서 일군 땅마저도 세금을 물어내게 하는 악행을 견디다 못해 나주 관찰서나 광주까지 가서 하소연을 했건만 들어주지 않자 한양까지 올라와 소송을 걸게된  비운의 땅인 것이다.

 

과연 이들은 자신들의 뜻을 국가가 들어줄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런 일련의 소송 과정이 지금과 거의 비슷하고, 거대 권력 앞에 열심히 살아가려는 백성이 지닌 힘없는 서글픔, 그리고 자신들의 손아귀에 주어진 그 어떤 것은 당파를 떠나서 결코 내놓으려 하지 않는 권력의 비리와 생태, 그리고 여기에 부성애마저 저버리는 냉혹한 홍 대제학의 모습이 계급 차이에서 오는 한계를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서자의 비애마저 함께  느낄 수가 있는 책이다.

 

말 한끝의 차이 때문에 승소가 엇갈리는 애매한 기준의 근거와 이런 소송을 승소하게 한다면 제 2 . 3 의 또 다른 재판이 줄줄이 이어질 것을 염려하는 권력자들의 탐욕들이 서로 간의 이익과 계획에 의해 철저히 무너지는 아픔을 느끼게 한다.

 

예나 지금이나 결코 변하지 않는 권력자들의 야욕과 지위를 이용해 또 다른 주장을 드러내고 힘없는 백성들을 위한 장치라는 명목 하에 상소를 올려도 그것이 왕에게 도달하기 전에 이미 싹을 잘라버리게 하는 무시한 일련의 상황들은 실제 이 사건을 관심 있게 들었던 작가의 상상력에 힘을 보태 역사 소설 속에 허구와 진실이 섞인 또 하나의 작품으로 만나 볼 수 있게 된 작품이다.

 

뚜렷하고도 후련한 해결책이 없는, 그나마 한 가지 희망을 가지게 된 하의도 사람, 윤민수와 자신의 과거를 뉘우치고 또 다른 외지부로서의 삶을 이어나가는 주찬학이야말로 이 시대의 모든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당시 조선에서도 일련성 있게 지방과 한양 간의 정보 전달법이라든지, 문서를 보관하고 그것을 열람하는 방법 등이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대로 돌아간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재미를 주는 책이기도 하면서 읽으면서도 내내 답답함을 가지게도 하고 윤민수의 마지막 변론 장면에서 눈물이 나기도 했던, 가슴 찡한 책이다.

 

“저와 함께 송사를 하러 온 하의삼도 주민들은 한양은 커녕 뭍에도 올라온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나주목의 관할이긴 하지만 나주목사를 평생 뵐 일도 없었습니다. 섬에 산다는 건 바다를 옆에끼고 외롭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략)

 

” 섬에서 가장 비옥한 땅은 홍씨 집안에서 소유했고 섬사람들은 굶주림에 시달렸습니다. 그러다 자식들까지 굶길 수는 없다면서 돌과 흙을 날라서 바닷물을 막아 땅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든 땅은 소금기 때문에 바로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 흙을 날라다가 땅을 다져서 소금기를 없앴습니다. 그렇게 바다를 막고 흙을 메워서 경작할 수 있는 땅을 만드는데 무려 이십 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중략)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고생했을 때에는 모른 척하던 이들이 슬그머니 나타났습니다. 그러면서 섬 전체가 자기들 절수지니까 도조를 납부하라고 강요했습니다. 이미 민전에 등록되어서 나라에 전세와 삼수미를 바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런 얘기는 듣지도 않았습니다. …(중략)

 

” 한양에 가면 송관이 법에 의지해서 공명정대하게 판결해주리라 기대한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깨달았습니다. 법이 우리 편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죠. 부당하다고 외치면 그게 맞는 얘기라는 대답이 돌아왔고, 틀리다고 하면 너희들이 잘못 알고 있다는 응답을 받았습니다. 억울하다고 호소하면 간악하다는 손가락질을 당했습니다. 제가 한양에 올라와서 절망한 건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데에 아무도 관심이 없고 천릿길을 달려온 우리들의 얘기 역시 들어주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중략)

 

 틀렸다고 말씀을 하시기 전에 부디 우리들의 이런 간절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셨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 p 197~198

                                                                                                                          
                                            

독도 전쟁 1. 2.

독도

 독도전쟁 1. 2      김하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1월

한 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강대국들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바로 대부분이 해양강국이란 점이다.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모두가 바다를 이용한 해양대국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제국주의 발판을 삼았던 만큼 바다라는  천혜의 조건은 과거 많은 인간들이 탐욕의 이용 가치의 대상으로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도 전 세계적인 강대국이란 나라들을 보면 전략상 바다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선 이의를 제기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척박한 자연의 환경을 지닌 영국과 네덜란드가 당연히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탓도 있었겠지만 우리나라를 생각해 보면 바다를 끼고 있다는 점에서 훨씬 유리한 점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제목이 독도 전쟁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간의 여전히 줄다리기 쟁점인 독도의 역사를 다룬 역사소설이다.

 

 

주인공은 태생이 양반의 귀한 손인 박어둔이다.

그러한 그는 자신의 아버지인 박기산이 부리던 염전의 노비인 천막개에 의해 집안이 역적으로 몰리면서 유복자 아닌 유복자처럼 태어난 기구한 운명, 태어날 때는 이미 노비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나 어미인 윤보향의 결심으로 박기산의 전 재산을 가지고 신분상승을 하게 된 천막개의 업둥이로 들어가게 되면서 천막개의 자식으로 키워지는 인물이다.

 

울릉도와 독도를 두고 임진왜란 이후 일본의 끊임없는 일본인 이주와 정착에 의해서, 점차 이 두 섬에 대한 조정의 관리 소홀은 어린 시절부터 자라난 고향과 가깝고 공부를 하면서 점차 이에 관심을 기울인 천어둔이의 성장이 조선의 숙종 임금과 같은 동갑이자 동시대 인물로서 한 역사를 차지하게 된다.

 

흔히 독도하면 안용복이 생각날 만큼 이미 우리들의 머리 속에는 안용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런 반면 안용복 외에는 이렇다 할 인물이 등장하지 못한 채 오늘날까지 일본의 주장대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현 사정엔 이런 역사적인 관리 차원에서의 허술함을 보여주는 책이다

 

혼일강리도

 

천어둔은 아버지의 누명이 벗겨지면서 다시 가문을 원상 복귀하게 되는, 자신의 성인 박어둔이란 이름을 찾으면서 숙종의 밀명을 받들어 일본에 건너가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땅이요, 다시는 일본일들이 이주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아오는 일을 통해서 다시 조정에 불려 가지만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금지구역인 울릉도와 독도를 제맘대로 드나들고 일본으로부터 항의 서신을 받았다는 것 때문에 고초를 겪게 되는 상황에 처하는 일련의 일들이 울릉도와 독도가 가진 환경의 악조건과 비교가 되면서  조정의 안이한 방관 태도를 여실히 보이는  역사, 그리고 당시  실제 인물인 하멜,  이탈리아로 건너간 아버지의 서신을 통해 코레아란 성으로 자리를 잡은 사연들이 오밀조밀하게 겹치면서 당 시대의 각 나라들이 얼마나 바다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세력 확장에 힘을 썼는지에 대한 역사도 함께 들여다볼 수가 있다.

 

먼 미래의 일들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으나 이미 중국의 정화가 바닷길을 이용해 탐험을 한 기록, 서양 사람들이 일본이나 중국과의 교역을 하고자 조선을 중개지로 생각했으나 일본의 저지로 무산된 역사 속의 이야기, 이런 일들이 만일 성사가 되었더라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서로의 당쟁과 당파싸움에 치우친 조선의 역사가 다른 방향으로 변했을 수도 있으리란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이 책은 비단 울릉도와 독도에서만 머문 책이 아닌 박어둔이 자신의 전 재산을 쏟아 부어 만든 배를 타고 바다를 이용해 일본, 대만, 필리핀, 인도, 베트남, 말라카, 아프리카,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다시 조선에 돌아와 또 다른 바다로 향하는 인생의 모험이자 당대의 탐험가로서의 용기, 그리고 그의 의지대로 세계를 돌면서 느낀 점을 숙종과 같이 공유를 했다는 점이다.

 

숙종과의 뜻이 맞으면서 이루어진 이런 일련의 일들을 이 책을 통해 박어둔이란 존재를 알게 됐고 역사소설이란 장르를 통해서 새롭게 접했기에 그동안 무지에 속했던 그의 활약과 울릉도와 독도가 지닌 중요한 지리적인 강점과 바다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되는 계기를 느낀 책이며 이를 이용해서 또 다른 야심을 보이는 일본의 견제를 어떻게 제대로 활용하고 우리의 실리에 맞는 정책을 취해야 할 지에 대한 생각을 던져주는 책이다.

 

연예인들이나 교수들이 합심해서 독도 지키기를 위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 국민들의 인식 속에서도 이런 문제가 불러져 나올 때마다 냉철한 자세로 꾸준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겠단 생각을 다시 가져보게 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