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조 R. 랜스데일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9월
아이의 시선을 통해 그려내는 소설들은 보통 성장소설로 불린다.
그런 이면에는 미처 어른들의 세계를 깨닫지 못하고 모든 것이 선하고 정직하며 아름다운 질서를 지킨다면 세상의 그 무엇도 함부로 해할 수 없는 깨끗한 세상을 의미하는 바 일터 이지만 때때로 이런 글들을 통해 드러내는 어른들의 세상과 제도적인 분위기 속에서 발생하는 비참한 일들은 아이들의 눈을 통해서 제대로 제일 잘 그려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국내에 처음을 소개되는 저자의 첫 작품인데도 마치 어느 책에서 보는 듯한, 영화에서도 볼 수 있었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는 듯한 느낌도 받지만 아이의 시선을 관통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들여다보노라면 여전히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80이 다된 노인, 해리는 지금 요양원에서 하루하루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무려 70여 년 전에 일어났던 자신이 직접 보고 느꼈던 그 어린 시절의 일들을 회상하는 형식의 이야기는 13살의 어린 해리와 어린 여동생 톰이 있다.
당시 시대 연도는 1933년도, 대공황 시기의 미국 텍사스 주 동부에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아이로서 누구나 그렇듯이 집안일을 돕고 살아가는 아이였다.
집에서 키우던 개 토비가 사고를 당하자 아프게 죽기보다는 차라리 총을 쏴서 죽이는 쪽을 택했던 아버지의 명을 따라 숲 속으로 간 두 남매와 개 토비-
우연찮게 길을 잃어버리고 그곳에서 어느 검은 형상을 보게 되는데, 당시 이발소와 경관 일을 맡았던 아버지는 그것이 죽은 사체임을, 더군다나 흑인임을 알게 되면서 백인인 자신들보다는 흑인들이 마을을 이루고 사는 펄 크리크라는 마을로 시체를 옮겨간다.
마을에 흑인 의사로부터 시체 부검을 받은 결과 마을의 매춘부로 판명이 났고 이미 오랜 전에 참혹하게 일을 당한 터라 백인들 쪽에선 이미 관심조차 두지 않았고, 흑인들은 더 이상의 소란을 나지 않기만을 바라는 마음에서 이 일에 대한 범인 색출을 아버지의 힘으로 하기에도 벅찬 상태였다.
그 이후 연이어서 시간을 두고 흑인 여자들의 시체가 발견이 되기도 하고 백인 여성의 사체가 발견이 되면서 과연 이 일에 대해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아버지는 나름대로 애를 쓰지만 백인 여자의 지갑을 우연히도 발견해 갖고 있던 모즈란 흑인이 용의자로 지목받게 되고 이후 풀려났자지만 백인들로 구성된 KKK 단원들로 인해 무참하게 죽임을 당하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이 소설의 배경이 1930년대이고 링컨이 노예해방을 선언하고 진정한 자유인으로서 백인과 같은 평등한 생활을 할 수 있게 선언된 지도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소설 속의 분위기는 백인들이 흑인을 생각하는 정도는 변할 줄을 모르는 시대로 표현이 된다.
백인과 흑인의 아이가 서로 어울려 놀았어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적으로 구분이 되어 더는 어울릴 수 없었던 시대, 백인이 흑인의 아내를 맞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엄청난 린치를 당하고 백인 마을에서 살 수조차 없는 실정, 시신의 부검을 위해 흑인 마을에 온 백인 의사는 추후에 이 사실이 알려질까 봐 쉬쉬하는 행동 보이면서 오히려 흑인 의사를 깔보는 태도들은 여전히 흑, 백의 지워질 수없는 양 갈림의 길을 보전하는 시대로 그려진다.
단지 매춘부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렇게 무참히 살해를 했을까를 떠나 해리의 눈에 비친 더욱 충격적인 모습은 아버지의 허물어져 가는 모습들이 아니었을까?
같은 백인이라도 흑인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해도 적어도 무시하지는 않았던 아버지로서 그가 아들 해리에게 던진 대사는 그가 어떻게 흑인들을 생각하는지를 알 수가 있게 한다.
“사람들은 흑인한테는 백인 같은 도덕관념이 없다고 여기거든.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얘야. 흑인들도 백인들과 마찬가지로 좋은 사람 많고, 몹쓸 사람들도 많아. 백인이든 흑인이든 온전히 한쪽으로 치우치진 않았지. 다 섞여 있어. 좋은 사람이란 건 그 섞인 것이 대개 더 나은 쪽인 거고.” -P 202
하지만 자신의 힘으론 도저히 KKK단의 행동을 막을 수 없었던 제도 권 밖의 무력감, 한 생명을 자신과 아들이 보는 앞에서 철저히 죽이는 그들의 행동들을 통해 자신이 과연 모즈의 죽음에 영향을 끼쳤다는 괴로움에 술에 절어 사는 모습들은 어린 해리의 눈에는 가정의 기둥이자 항상 강할 것만 같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서서히 내리막길로 가는 모습을 통해 어른들의 세계를 한층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성장의 한 단계로 올려놓는다.
여전히 미국은 흑. 백의 갈등, 모든 인종들의 용광로의 집합소답게 그 안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있지만 뉴스를 통해서 들려오는 이야기들 속에는 흑인의 죽음이나 백인의 죽음이 하나의 커다란 사건으로 촉발이 되는 경우를 본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피부 색깔로 인해 구분 지어지고 단정 지어지는 인간들의 본성들 안에 도사린 최악의 밑바닥을 이 소설은 그대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당시의 시대상을 참고하더라도 여전히 답답하고 아픔을 지니게 한다.
흑, 백간의 갈등 안에서도 자신의 혼혈인이란 정체성을 알아버린 레드의 일은 물론이고 당시의 시대를 풍부하게 묘사한 자연과 인간과의 조화, 그 안에서 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했던 일들을 통해 어른의 세계를 알아가는 소년의 성장을 통해 저자가 그린 인간 본성의 가장 밑바닥을 제대로 그려낸 소설, 2000년 에드거 상 최고 소설상 수상작, 뉴욕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책으로 선정이 된 만큼 「몬스터」의 제작자 브래드 와이먼과 「내 생애 최고의 경기」를 감독했던 배우 빌 팩스톤과 함께 할리우드 영화화가 진행 중이라고 하니 또 하나의 멋진 영화 탄생을 기대해 본다.
여기는 거리를 다녀도 흑인을 잘 볼 수가 없습니다
최근에 수단의 내전으로 난민을 좀 받아주기는 했어도
이민정책상 조건만 되면 누구나 이민 올 수있다는 되어있지만
흑인은 거의 받지않는다는 내부 규정같은게 있는 것도 같고요
오래전 한 백인신부님이
남아공 야기를 하면서
백인들이 가지고 잇는 인종차별적인 사고방식이
얼마나 뿌리깊은가를 느끼게 하더군요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호주는 백호주의로 알례졌었죠.
솔직히 지금의 본토박이들은 자신의 조상들이 살아왔던 땅에서 백인들에 의해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현실이 인타깝기만 합니다.
피부색에 의해 차별되는 세상이 언제쯤 사라질지, 종교 문제와 더불어 시간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네 호주는 과거에 백호주의가 있었지만
지금은 헌법상으로 없어지고
또한 인종차별적인 행동과 발언을 하면은
법적 처별을 받게는 되어 있습니다 법적으로는….
그러나 이 인종차별 문제와 종교 문제는
사실 영원히 해결될 수없는
서글픈 현실이지요
책을 많이 읽어시니 잘 아시겠지만
이 백인 기독교 문화가 과거 역사에서 한번 무너질뻔하다가
극적으로 반전되어 오늘날 이세계를 너무 지배하는 것도 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