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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넥스트 도어…당신 이웃 집에 살인마가 산다면?

킬러넥스트킬러 넥스트 도어
알렉스 마우드 지음, 이한이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10월

요즘 같이 아파트 생활이 밀집해있고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생활을 터치하지 않는 독립된 공간이 더욱 발달된 곳에서는 옛날처럼 이웃 간에 서로 얼굴을 대하며 살기란 쉽지가 않다.

바쁜 생활과 사생활의 보호 차원에서 서양처럼 누가 새로 이사를 오고 들어왔는지에 대한 정보조차 알기 쉽지 않은 이 시대에 만약 내 이웃에 살고 있는 사람이 살인마라면?

 

얼굴에 “나는 살인자다” 란 뜻을 표시하지 않는 한 이러한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사람의 실체를 대한다면 과연 우리들은  어떻게 행동을 하게 될까?

 

2015 매커비티 상 최고의 미스터리 소설 부문을 수상한 작품답게 영국의 남부 외진 곳 노스본 32번가 아파트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위의 건물들이 새롭게 변화를 겪고 있지만 유독 이 아파트만은 변합없는 노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 곳에 들어살고 있는 사람들이 사정도 딱하기는 매한가지다.

모두의 속사정들을 알기는 쉽지 않지만 적어도 한 가지씩의 비밀들은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맨 위 다락방에 살고 있는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고독남 토머스, 정치적인 망명절차를 신청하면서 결과를 기다리는 이란인 호세인, 은둔형에다 외톨이의 성격을 지닌 음악 선생 제라드, 사회보호센터를 나와 거리에서 술 취한 남자들을 유혹하면서 돈을 빼앗고 상점이나 마트에서 물건을 슬쩍해서 팔거나 가지고 오는 15세 소녀 셰릴, 그리고 70 평생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이 아파트 지하에서 살아가고 있는 베스타 할머니까지,,,,

여기에 자신의 사장이 어떤 남자를 죽음에 이를 정도로까지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한 후 3만 파운드를 들고 도망 다니다 다시 런던으로 돌아오게 된 콜레트까지…

 

이들의 비밀들은 고이 간직한 채 서로가 서로에게 터치를 하지 않고 살아가지만 사건은 이상한 곳에서 터지게 된다.

베스타 할머니의 하수구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고 오물이 넘쳐나면서 악취가 풍기는 일들이 발생하자 집주인에게 항의를 하게 되는데, 그 일이 발생하고 난 후에 셰릴이 폭행당한 몸을 보살피다 집으로 오게 된 베스타 할머니는 누군가가 자신의 주방에 들어온 것을 목격, 이후 자연적인 방어의 목적으로 그를 죽이게 되고, 알고 보니 그 죽은 시체는 노랑이 집주인이란 사실에 경악을 하게 된다.

 

당연히 경찰에 알려야 하지만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 그 누구도 원치를 않는다.

각자의 비밀이 탄로가 나게 되면 바로 각자의 인생 방향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으로 흘러가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는 결국 자신의 비밀을 지키고자 하는 무언의 동조로 인하여 집주인 시체 처리를 하는 데까지 합심하게 되는데…

 

아파트의 이상한 냄새의 원인을 무엇이며 하수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름덩어리들의 정체는?

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살인마는 자신이 사랑하게 된 여인을 고이 곁에 두고자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행했던 미라 수준처럼 시체 처리를 완벽하게 실행하면서 이러한 부순 물  발생으로 인해  악취가 나게 되는 바,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러한 냄새를 인식하면서도 결코 그 원인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이웃 사람들의 무심함, 베스타 할머니만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악취와 오물로 인해 집주인에게 항의를 하면서 이 냄새의 원인은 우연찮게 돌고 돌아 결국 밝혀지는 범인과의 대조 장면이 조마조마하게 그려진다.

 

인간의 끝없는 그릇된 이상한 상태의 ‘사랑’법에 대한 야욕과 욕망, 여기에 더불어 자신을 뒤좇아 끈질기게 생명의 위협을 받는 콜레트의 시선과 베스타의 시선, 셰릴의 시선들이 번갈아가면서 그려지기에 범인이 처음에는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더 나은 인생의 길을 찾기 위해 독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콜레트의 결심이 사뭇 인간의 비장함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서로 인연이 없었던 사람들, 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서슴지 않고 행동할 수 있는 인간들의 내면에 실린 양심과 비양심 간의 고민들,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인연이 맺어지는 가운데 경찰들의 범죄와의 결탁들은 콜레트의 행방으로 인해 밝혀지는 일들까지, 좁고 낡은 아파트에 갇혀 살고 있는 사람들의 하루하루 임대료 생각과 외부인에게 자신을 들키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심리, 살인의 맛에 길들여진 범인의 그릇된 환상으로 인해 죄 없는 여인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일들까지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 치고는 끔찍함이 전해져 오는 상세한 장면들이 인상적이다.

 

 

헐리우드 영화 예정답게 시종 작가의 허를 찌르는 장면과 사람의 심리 안에 도사린 냉혈함과 이기심, 그리고 이 모든 것에 다시 해피한 결말들이 보이는 장면에서 속 시원한 느낌마저 주는 책이기에 스릴과 행복한 기분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