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

뭉클

뭉클 – 신경림 시인이 가려 뽑은 인간적으로 좋은 글
최인호.김수환.법정.손석희.이해인 외 34명 지음, 신경림 엮음 / 책읽는섬 / 2017년

보통 책을 읽다가 좋은 글귀들을 만나게 되면 메모를 해놓는다.

가끔 잊고 있다가 눈에 띄어 읽게 될 때의 그 희열감은 아! 그때 이 책을 읽었을 때의 감정이 기억이 나고, 이내 나 자신에게 잘 적어놓았다는 자화자찬(?)까지 하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다만 한 가지 욕심을 부려보자면 좋은 글들을 한데 모아서 두고두고 읽는다면 메모 걱정도 없을뿐더러 소장하는 가치 면에서도 훨씬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볼 때가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책, 뭉클은 정말 가슴의 한 구석이 뭉클해지는 감성을 제대로 느끼게 해 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메모는 말할 것도 없고요~)

 

시인 신경림 님이 가려 뽑은 인간적으로 좋은 글들이란 책으로 여러 분들의 도움을 받았거나 자신이 스스로 기억해 낸 글들을 추려서 낸 책이라서 그런지 연대의 폭과 작가의 구성도 오밀조밀 폭이 넓게 다뤄진 점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반드시 읽어야 할 한국 현대사 소설의 고전이 되다시피 한 근대 작가들의 글은 물론이고 누구나 한 번쯤 접해봤을 작가들의 이름들을 통해 때론 계절에 맞는 감성을 같이 느껴가며 읽을 수 있고, 때로는 문득 생각나는 어떤 한 인물을 동시에 떠올리며 눈물이 또르르 떨어지게 하는 솔직함이 묻어나는 글들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과 반성도 해보게 되는 책의 내용들은 조용한 이 봄날에 정말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 싶다.

 

특히 근대 작가들이 쓴 글들을 통해 생소하면서도 문득 어디선가 들어봤을 단어들, 그러고 보니 돌아가신 할머니가 말씀하시는 내용 중에 일부분이었던 ‘부담’이란 단어라든지, 사랑하는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용들을 통해 요즘의 신세대들의  화끈하고 솔직한 고백이 아닌 ‘연서’라는 말이 정말 어울릴 듯한 이중섭 화가와 박인환 작가의 편지들은 섬섬이 적신 옷에 듬뿍 담긴 채취를 연상하게 하는 느낌을 받게 한다.

 

그런가 하면 김수환 추기경 님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와 권정생 작가의 형에 대한 기억, 정채봉 님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김용택 님의 구수한 정경이 도드라져 보이는 내용들 속에 살아가는 이야기들은 다른 분들의 내용들과 더불어 마음이 따스해짐을 느끼게 해 준 글들이 아닌가 싶다.

 

 

 

-신발을 신는 것은

 

 

신발을 신는 것은

삶을 신는 것이겠지

나보다 먼저 저세상으로 건너간 내 친구는

얼마나 신발이 신고 싶을까

살아서 다시 신는 나의 신발은

오늘도 희망을 재촉한다.

                                – 이해인

 

 

뭉클2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라는 글귀가 생각나게 할 만큼 거리의 꽃들의 생동감 있는 생명체의 향연, 그리고 이름도 모르지만 개천가에 자신의 생명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끈기 있는 모습들을 보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되는 요즘, 이 책을 읽어봄으로써  감사와 삶에 대한 여러 가지 단상들을 생각하게 하는 터라 한 번쯤 읽어보면 이 가는 봄날에 대한 추억을 고이 간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뭉클”에 대한 2개의 생각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