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 1 ㅣ 마스터스 오브 로마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6월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제5부인 <카이사르 1>이다.
이미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연속적인 발간으로 인해 이야기의 흐름은 여전히 흥미와 역사적인 재미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시오노 나나미가 애정 하는 카이사르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해서 다룬 것을 보더라도 카이사르란 인물은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하는 사람임은 틀림이 없다.
정치에서는 아군도 적도 없다는 말이 있듯이 필요에 의해서 자신의 뜻을 이루고자 한다면 서로가 반목된 결점들이 있더라도 한 수 접고 동지애를 발산시키는 체제이다.
그렇기에 이미 카이사르는 자신의 딸인 율리아를 폼페이우스와 결혼시킴으로써 정치적인 동지애를 장인과 사위라는 혈연관계로 끈끈하게 맺게 되지만 이 책의 처음 시작처럼 안타깝게도 딸 율리아는 출산 도중 사망했다는 비보를, 더군다나 자신의 정신적 지주였던 어머니 아우렐리아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된다.
엄청난 비보였을 텐데도 군인은 군인인지라 애도의 기간을 거친 후에 카이사르는 본격적인 브리타니아와 갈리아의 여러 부족을 분개 별로 무너뜨리며 정복의 기쁨을 느낀다.
하지만 이러한 자신의 영역 활동에 있어 카이사르는 주도면밀하게 본국의 정세 또한 놓치지 않고 있었고 이는 사위였던 폼페이우스가 비로소 자신의 위치를 넘어선 로마 만민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던 카이사르에 대해 견제의 눈길을 돌리면서 본격적인 공화정 말기의 정세를 그려낸다.
확실히 저자의 필치는 세밀하고 노련하다.
많은 방대한 로마의 이야기였기 때문일까?
주요 등장인물들이 나올 때마다 독자들에게 기억력 회생을 시켜주는 친절성, 비록 야만족이라고 칭했던 갈리아의 한 부족과의 싸움에서도 상대 부족장의 전쟁 옷을 묘사한 부분들은 철저한 고증의 자세와 성실성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냉철하자면 끝없이 냉철하다가도 유머와 지성, 뭇 여성들과의 염문에도 그 흔한 원망조차 듣기 어려웠다던 카이사르의 처신은 이제 본국에서의 핏줄이라고는 전혀 없는 상태, 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혼미한 공화정을 뒤엎고 자신이 꿈꾸는 세상으로의 진입을 마칠 준비를 하려는 자의 정신적, 육체적인 자세가 냉혹하게 그려진다.
서로가 서로가 취하는 바를 원하는 것이라면 한 눈은 지그시 감고 한 눈은 매의 눈으로 섭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어떤 작은 소도구라도 쓸모가 있는 법, 카이사르에게 오랜 원한을 품고 있는 보니 파의 카토와 비불루스와 폼페이우스의 연합, 드디어 로마로 복직해 원로원에 입성한 부투스의 존재는 이후 루비콘 강을 건너기까지의 긴박한 상황들과 이후 정국을 어떻게 그려낼지 다음 편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역사 속에서 만일은 없지만 항상 생각하는 상상이 있다.
카이사르의 계획대로 자신이 초대 황제에 오르고 차근차근 로마 제정으로의 초석이 다져졌다면 과연 로마제국은 어떤 모습으로 지금의 유럽 정세를 변화시켰을지, 읽으면서도 내내 여전히 그의 죽음이 안타깝게 여겨질 뿐이다.
카이사르에 대한 평, 이 문장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 “카이사르에 관한 한 술책은 습관이 되지 않아. 불가피한 것일 뿐. 폼페이우스는 누구를 속이려 할 때 스스로 거미줄 속에 뒤엉키네. 그래, 그가 거미줄들을 잘 다루기는 하지. 그래도 거미줄은 거미줄이야. 그에 반해 카이사르는 태피스트리를 짜지.” -p. 349~350
자, 이제 판은 정해졌고 얼만큼의 정교한 태피스트리를 통해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로 진격할지 독자들은 여전히 목마르다.